 | | 박상일 파크시스템스 대표이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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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박기주 기자] 박상일
(사진) 파크시스템스 대표이사는 “돈이 없어 미국 실리콘밸리의 한 차고에서 사업을 시작했지만, 세계 최고의 원자현미경을 만드는 업체로 성장했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30일 서울 여의도에서 기자와 만나 “미국 유학생 시절 우연히 참여하게 된 연구팀에서 원자현미경과 처음 인연을 맺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며 자신의 창업 과정을 설명했다.
지난 1997년 설립된 파크시스템스는 원자현미경을 개발·생산하는 업체로, 12월17일 코스닥 상장을 앞두고 있다. 원자현미경은 개발 이전에는 관측할 수 없었던 원자를 분석하고 분해할 수 있는 기능을 갖춘 제품이다. 이 때문에 나노 기술이 각광을 받고 있는 최근 산업 패러다임에서 꼭 필요한 도구로 평가받고 있다.
원자현미경은 롤렉스 시계의 정밀기계 분야에서부터 고밀도 하드디스크, 애플 최신 IT제품 개발에 까지 사용돼 일반 소비자의 생활에도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
이처럼 최근 기술 발전에 이바지하고 있는 원자현미경은 지난 1988년 실리콘밸리의 한 차고에서 처음 상용화됐다. 박상일 대표가 지인과 함께 설립한 원자현미경 전문 벤처기업 PSI(Park Scientific Instrument)가 개발의 주역이다. 당시 사무실과 연구공간을 빌릴 자금이 부족했던 박 대표는 자신과 가족이 사는 집의 차고를 연구소 삼아 개발을 시작했다.
1981년 서울대 물리학과를 졸업해 스탠포드대학교에서 응용물리학 박사 학위를 받으며 탄탄대로를 걷고 있던 박 대표가 사업을 하겠다고 나서자 당시 가족을 비롯한 주변 사람들은 모두 말렸다. 하지만 원자현미경의 가능성에 주목한 박상일 대표는 이 사업에 몰두하기로 결심했다. 박 대표는 “원자현미경에 대한 첫 논문을 본 이후 미세세계를 관측하는 장비를 개발하는 데 매력을 느꼈다”며 “서울대 교수로 오라는 추천도 받았지만, 원자현미경에 대한 매력에 나도 모르게 끌려가는 상태였던 것 같다”고 회상했다.
처음 자금 사정의 어려움에도 세계 유수 연구소에서 발주를 받으며 PSI의 성장을 이끌던 박 대표는 1997년 이를 매각하고 귀국하기로 결심한다. 미국 생활 10여년 만에 불현 듯 찾아온 외로움과 아시아 시장의 가능성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1700만달러에 회사를 매각한 박 대표는 국내에 들어와 다시 파크시스템스를 설립해 제2의 도전을 시작했다.
현재 원자현미경 시장 1위 업체인 브루커(Bruker, 점유율 40~45%)는 박 대표가 매각한 PSI 등 여러 업체를 인수해 만들어진 회사로, 파크시스템스는 과거 자신의 전신(前身)과 경쟁하고 있다. 하지만 파크시스템이 가장 앞서 있는 기술력을 갖고 있는 만큼 현재 10% 가량인 점유율을 크게 끌어올릴 수 있다고 확언했다. 박 대표는 “파크시스템은 키사이트나 히타치처럼 글로벌 기업의 브랜드 인지도 도움 없이도 시장 점유율 약 10%를 차지하고 있다”며 “근소도 아닌 압도적인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세계 시장을 뚫을 수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원자현미경 시장의 성장성 역시 매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현미경 시장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건 전자현미경인데, 전자현미경보다 많은 장점을 지닌 원자현미경이 이를 대체할 수 있을 것이란 이유에서다. 전자현미경 시장은 2~3조원 규모이고, 원자현미경 시장은 10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다만 원자현미경의 성장률이 전자현미경을 웃돌고 있어 이 산업의 매력도는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박상일 대표는 “기술이 발전할수록 나노단위의 물체를 관찰해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도구가 원자현미경”이라며 “애플과 롤렉스 등 세계 유수 기업에서 이를 도입하고 있고 모든 기술이 축소 지향적인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원자현미경의 수요는 계속 많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파크시스템스는 작지만 세계 최고의 기술을 보유한 보석 같은 회사”라며 “가끔 교수직을 뿌리친 것에 대한 후회가 있을 때도 있었지만, 업계를 선도하는 기업으로서의 자부심이 더 크기 때문에 초일류기업으로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박상일 파크시스템스 대표이사 프로필
△1958년생 △1981년 서울대학교 물리학과 졸업 △1987년 美 스탠포드 대학교 응용물리학 박사 △1988~1997년 PSI(Park Scientific Instrument) 대표 △1997년~현재 파크시스템스 대표 △現 대통령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위원 △現 미래창조과학부 미래준비위원회 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