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박보희 기자]
한국전자홀딩스(006200)와 자회사 케이이씨(KEC)가 올해 초 발행한 신주인수권부사채(BW) 400억원을 조기 상환했다. 비싼 이자에 부담을 느꼈던 발행사와 낮은 주가 탓에 신주인수권(워런트) 활용도가 떨어진 인수회사 KTB투자증권의 이해가 맞아 떨어졌다.
19일 금융감독원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국전자홀딩스와 KEC는 지난 1월 KTB투자증권을 대상으로 각각 발행한 100억원과 300억원 규모의 3년만기 BW를 최근 재매입했다. 발행한 지 1년도 채 안된 시점이다.
조기 상환은 연간 32억원이 넘는 BW 이자비용을 덜기 위한 것이다. 갖고 있던 현금과 은행에서 빌린 돈으로 갚았다. KEC 관계자는 "올 1월 LED 등 설비투자 자금 마련을 위해 BW를 발행했지만 금리가 8% 대였다"며 "금리가 너무 높은 터라 시장상황을 보며 잉여현금에 은행차입금, 지주회사 한국전자홀딩스의 대여자금을 합해 조기 상환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에 재매입한 사채와 신주인수권은 소각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국전자홀딩스와 KEC의 상환자금은 각각 106억원, 318억원이다. 400억원 규모의 BW를 상환하는데 총 424억원이 들어 10개월치 이자로만 24억원을 지불한 셈이다.
이들 회사의 실적을 고려하면 적지 않은 금융비용이다. 올 3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전자홀딩스는 올 1~3분기 34억원의 순이익을, KEC는 126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이들이 보유한 현금및현금성자산 규모도 한국전자홀딩스 32억원, KEC 75억원으로 총 100억원 정도다.
다만 내년 사업 전망이 긍정적으로 평가되고 있는데다 부동산 등 비유동자산 규모가 커 자금 확보에 큰 문제는 없었을 것이란 분석이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태국 홍수로 도시바 등 경쟁사들의 공장이 피해를 입어 내년 쯤 실적이 개선되리라는 기대감이 높다"며 "파업 문제도 마무리됐고, 구미 공장 등 보유한 부동산을 고려하면 은행 차입으로 자금을 조달하는데 어렵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KEC는 경북 구미의 반도체제품 및 부품 제조업체로 지난해 6월부터 1년여간 노사간 갈등으로 어려움을 겪은 바 있다.
KTB투자증권은 발행사의 주가 불확실성이 커 현금화하는 편을 택했다는 설명이다. KTB투자증권은 "최근 주가가 좋지 않은데다 향후 정보기술(IT) 리스크도 무시할 수 없어 주가가 오를 때까지 기다리는 것보다 지금 상환받는게 낫다고 판단했다"며 "자금 조달 금리를 낮추고 싶어하는 발행사와 이해가 맞았다"고 설명했다.
이날 한국전자홀딩스의 종가는 1520원. 워런트 행사가 1620원보다 100원가량 낮다. 또 KEC 종가도 710원으로 워런트 행사가 890원보다 180원 싸다. 워런트는 정해진 가격에 발행사의 주식을 매입할 수 있는 권리를 말하다. 현재 주식가격보다 행사가격이 낮으면 싸게 주식을 살 수 있다. 하지만 행사가격보다도 주가가 낮으면 의미가 없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