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신상건 조진영 기자]
현대증권(003450)의 2대 주주인 국내 사모투자펀드(PEF) 자베즈파트너스가 보유 지분 전량을 갑작스럽게 매각하자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8일 투자금융(IB) 업계에 따르면 자베즈파트너스는 전일 장 마감 후 보유하고 있던 현대증권 주식 2257만7400주(9.54%) 전량을 블록딜(시간외 대량매매) 방식으로 매각했다. 주당 매각가격은 전일 종가(5800원)에 12.7% 할인을 적용한 5100원로 매각규모는 1150억원에 달한다. 매각 주관사는 모건스탠리와 크레디트스위스(CS)가 맡았다.
현재로선 자베즈파트너스와 현대그룹 계열사간 맺은 파생상품 계약이 큰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해석이 가장 신빙성을 얻고 있다. 자베즈파트너스는 당시 현대상선·현대엘리베이터·현대유엔아이 등 현대그룹 계열사와 현대증권 우선주(보통주로 전환) 2257만7400주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옵션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 내용은 현대증권 주가가 기준가격인 8500원에서 5000원까지 하락하면 현대그룹 계열사가 손실을 책임지는 반면 5000원 미만으로 떨어지면 추가 하락분에 대해 자베즈파트너스가 손실을 책임진다는 것. 지난해 10월 현대증권 주가는 매각 실패 이후 불과 3개월만에 7500원대에서 5800원대로 떨어졌고 추가 하락도 예상되고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현대증권이 매각에 실패한 이후 주가가 내리막길을 걷고 있는 상황에서 자베즈파트너스가 5000원 미만으로 떨어질 것에 대비해 선제 대응에 나선 듯하다”며 “PEF의 특성상 절대 손해보는 행동은 안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연일 주가가 곤두박칠치고 있는 중국 등 불확실성이 커진 국내외 경기 상황과 증권업에 대한 전망을 봤을 때 당분간 현대증권의 새 주인을 찾기 어려워 자금회수(엑시트) 시점을 잡기 어려울 것이라는 점도 한몫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MG손해보험(전 그린손해보험)과 현대증권 투자 유치때 확정 수익을 보장했다가 감독당국에 적발됐던 점도 부담이었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자베즈파트너스는 새마을금고가 그린손해보험을 인수할 때 단순투자자였던 새마을금고로부터 연 6.5% 수익을 보장받고 다른 투자자를 모집해 지난해 감독당국으로부터 기관경고를 받았다. 이후 지난해 10월에는 2012년 현대증권에 투자할 당시 현대그룹 계열사로부터 연 7.5%의 수익을 100% 보장받는 계약을 체결해 당국으로부터 검사를 받았다. 앞선 IB업계 관계자는 “자베즈파트너스는 PEF업계 사상 처음으로 자본시장법 위반으로 징계를 받았던 곳”이라며 “내용이 사실이건 아니건 두 번씩이나 감독당국의 눈 밖에 났기 때문에 자베즈파트너스가 현대증권의 지분 보유를 통해 큰 수익을 얻는 것도 향후 영업 등을 고려했을 때 지분 보유는 부담스러웠을 것”이라고 해석했다.
또 다른 IB업계 관계자는 “자베즈파트너스는 이 가격에 팔고 나가도 손해는 안 보는 구조”라며 “PEF 만기도 다가오고 하니 팔고 나간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이날 오후 2시14분 현재 현대증권 주가는 전일대비 7.71%(450원) 급락한 5390원에 거래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