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
자본 시장에 부쩍 늘어난 '타짜 너구리'
- 운용사 너도 나도 펀딩에 집중
- '기관 돈만 받으면 돼' 움직임
- 상반기 대형 운용사 중용 흐름
- 하반기도 이어질 가능성 유력
- 수천억 펀딩 스노우볼 '관심'
- 등록 2023-09-05 오후 3:54:28
- 수정 2023-09-06 오전 10:15:17
이 기사는 2023년 09월 05일 15시 54분에 마켓인 프리미엄 콘텐츠로 선공개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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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성훈 기자] ‘기억에 남는 오락 영화’를 하나 꼽으라면 적잖은 이들이 최동훈 감독의 영화 ‘타짜’를 떠올릴 것이다. 지난 2006년 개봉해 684만명의 관객을 동원한 타짜는 등장하는 캐릭터 하나하나가 살아 있는 느낌이 매력적인 영화다.
타짜를 보면 ‘너구리’라는 인물이 나온다. 극 중에서 정 마담(김혜수 분)의 부탁을 들어주고 사례를 받는 탐정 역할을 하는 인물이다. 그가 하는 유명 대사 가운데 하나가 바로 ‘난 돈만 받으면 돼’이다. 불현듯 타짜 속 너구리의 대사를 떠올린 이유는 최근 시장 분위기와 묘하게 겹치는 모습이 있어서다.
최근 자본시장은 펀딩(자금모집)에만 집중하면서 분위기를 관망하는 운용사들이 적잖다. 투자는 나중에 진행하고 일단 ‘기관들 돈만 받으면 된다’는 움직임이 펼쳐지고 있는 셈이다. 마뜩잖은 분위기에 섣부른 투자에 나서기보다 일단 실탄을 모아놓고 분위기를 지켜보자는 것이다.
상반기에는 KDB산업은행과 한국성장금융투자운용의 혁신성장펀드 위탁운용사(10곳)에 이어 캠코(한국자산관리공사)가 조성한 ‘기업구조혁신펀드 4호’ 위탁운용사(5곳), 국민연금의 국민연금 PEF 위탁운용사(3곳) 선정 등이 있었다.
총 8000억원을 출자하는 국민연금 PEF 운용사로는 한앤컴퍼니와 IMM프라이빗에쿼티(IMM PE), 맥쿼리자산운용 등이 선정됐다. 캠코 기업구조혁신펀드는 일반리그에서 SG PE, 우리프라이빗에쿼티자산운용, 한투PE를, 루키리그에서는 제이커브인베-디케이파트너스(공동운용), 퍼즐인베스트먼트코리아-프롤로그벤처스(공동운용) 등 2곳을 선정했다.
하반기에도 굵직한 연기금·공제회 출자사업이 기다리고 있다. 사립학교교직원연금공단(사학연금)이 총 4000억원 규모의 국내 사모펀드(PEF) 블라인드펀드 위탁운용사 선정 절차에 나섰고, 산업은행이 총 3000억원을 투입하는 하반기 정책펀드 출자사업 시작을 알린 상태다. 이 밖에 교직원공제회, 수출입은행, 과학인기술공제회, 노란우산공제회, 우정사업본부 등이 지난해에 이어 올 하반기 출자 사업을 검토 중이다.
상반기 선정 기조를 보면 꾸준히 업력을 쌓은 운용사들이 다수 포함됐다. 투자금을 잃어선 안 되는 기관투자가들이 트랙레코드(투자이력)나 운용사 규모에 높은 점수를 준 결과다. 업계 안팎에서는 이런 경향이 하반기에도 이어질 가능성이 유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사학연금의 경우 4곳의 위탁운용사를 선정해 각 1000억원씩 출자하기로 했다. 지원 조건을 운용자산(AUM) 기준 5000억원 이상, 현재 결성 중인 펀드의 규모가 5000억원 이상인 곳으로 한정했다. 사실상 대형사를 위한 매칭에 나설 것임을 간접적으로 드러낸 셈이다.
상반기 콘테스트에서 성과를 낸 운용사들은 하반기 콘테스트에도 도전할 가능성이 크다. 상반기 받은 펀딩 기회를 하반기에도 어필하는 게 하나의 흐름이기 때문이다. 이른바 ‘스노우볼’ 전략으로 많게는 5000억~6000억원 수준의 자금을 싹쓸이할 수 기회라는 게 업계 설명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자금 분포가 여전히 일부 초대형 운용사에만 쏠리는 모습을 보이면서 자본시장 재분배 측면에서도 생각해볼 부분은 있다고 말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펀딩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중견급 이하 PEF 운용사에게는 기회가 줄고 있다”며 “독립계 PEF 운용사를 위한 리그를 따로 만드는 움직임이 활성화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타짜를 보면 ‘너구리’라는 인물이 나온다. 극 중에서 정 마담(김혜수 분)의 부탁을 들어주고 사례를 받는 탐정 역할을 하는 인물이다. 그가 하는 유명 대사 가운데 하나가 바로 ‘난 돈만 받으면 돼’이다. 불현듯 타짜 속 너구리의 대사를 떠올린 이유는 최근 시장 분위기와 묘하게 겹치는 모습이 있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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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에는 KDB산업은행과 한국성장금융투자운용의 혁신성장펀드 위탁운용사(10곳)에 이어 캠코(한국자산관리공사)가 조성한 ‘기업구조혁신펀드 4호’ 위탁운용사(5곳), 국민연금의 국민연금 PEF 위탁운용사(3곳) 선정 등이 있었다.
총 8000억원을 출자하는 국민연금 PEF 운용사로는 한앤컴퍼니와 IMM프라이빗에쿼티(IMM PE), 맥쿼리자산운용 등이 선정됐다. 캠코 기업구조혁신펀드는 일반리그에서 SG PE, 우리프라이빗에쿼티자산운용, 한투PE를, 루키리그에서는 제이커브인베-디케이파트너스(공동운용), 퍼즐인베스트먼트코리아-프롤로그벤처스(공동운용) 등 2곳을 선정했다.
하반기에도 굵직한 연기금·공제회 출자사업이 기다리고 있다. 사립학교교직원연금공단(사학연금)이 총 4000억원 규모의 국내 사모펀드(PEF) 블라인드펀드 위탁운용사 선정 절차에 나섰고, 산업은행이 총 3000억원을 투입하는 하반기 정책펀드 출자사업 시작을 알린 상태다. 이 밖에 교직원공제회, 수출입은행, 과학인기술공제회, 노란우산공제회, 우정사업본부 등이 지난해에 이어 올 하반기 출자 사업을 검토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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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학연금의 경우 4곳의 위탁운용사를 선정해 각 1000억원씩 출자하기로 했다. 지원 조건을 운용자산(AUM) 기준 5000억원 이상, 현재 결성 중인 펀드의 규모가 5000억원 이상인 곳으로 한정했다. 사실상 대형사를 위한 매칭에 나설 것임을 간접적으로 드러낸 셈이다.
상반기 콘테스트에서 성과를 낸 운용사들은 하반기 콘테스트에도 도전할 가능성이 크다. 상반기 받은 펀딩 기회를 하반기에도 어필하는 게 하나의 흐름이기 때문이다. 이른바 ‘스노우볼’ 전략으로 많게는 5000억~6000억원 수준의 자금을 싹쓸이할 수 기회라는 게 업계 설명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자금 분포가 여전히 일부 초대형 운용사에만 쏠리는 모습을 보이면서 자본시장 재분배 측면에서도 생각해볼 부분은 있다고 말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펀딩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중견급 이하 PEF 운용사에게는 기회가 줄고 있다”며 “독립계 PEF 운용사를 위한 리그를 따로 만드는 움직임이 활성화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성훈 기자
sk4h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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