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조해영 기자] 일부 연기금·공제회가 투자책임자(CIO) 임기 만료와 정권교체기가 맞물리면서 눈치 보기에 돌입했다. 이들은 정부부처 산하로 묶인 특성 때문에 섣불리 후임 인선에 나설 경우 불필요한 논란에 시달릴 것을 우려하고 있다.
 | | (사진=이미지투데이) |
|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4~5월 중으로 공무원연금, 과학기술인공제회, 한국투자공사(KIC) 등의 CIO가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이 가운데 공무원연금은 지난 1일 신임 CIO 공고를 내고 오는 15일까지 서류를 접수한다. 서류 심사와 면접 등을 거쳐 뽑힌 차기 CIO는 다음 달 13일부터 근무할 예정이다.
다만 공무원연금을 제외하면 과학기술인공제회나 KIC 등은 후임 인선 작업을 공식화하지 않았다. 통상적으로 현 CIO가 임기를 연장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1~2달 전부터 채용 절차에 나서지만 최근엔 신중한 분위기다.
업계에선 정권교체기가 맞물린 것이 CIO 선임 작업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본다. 국내 연기금·공제회 등 기관투자자는 정부부처 산하로 공공기관 성격이 있다. 이사장이나 CIO 등 주요 임원을 뽑을 때도 상위 부처 장관의 승인 등을 거쳐야 하는 구조다.
이 때문에 정권교체를 앞두고 차기 CIO 인선 작업에 나선다면 의도치 않게 ‘알박기’ 논란 등에 휩싸일 수 있다는 게 이들의 우려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오얏나무 아래서 갓끈 고쳐 쓰지 않는 것처럼 괜히 애매한 시기에 공고를 냈다가 곤란해지지 않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유 없는 걱정은 아니다. 한국성장금융은 새 대표 선임을 위해 지난달 최종 후보자까지 결정했지만 현 정부의 알박기 시도라는 논란으로 이어지면서 인사 작업 자체가 사실상 멈춘 상태다. 한국성장금융은 지난해에도 한 차례 낙하산 논란을 겪은 바 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차라리 공백을 감수하더라도 안전하게 정권교체 이후에 인선 작업에 나설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정치적 상황과 무관하게 후임 인선이 예정대로 진행되지 않는 경우에는 현 CIO의 임기를 다음 사람이 뽑힐 때까지 연장하는 사례도 종종 있는 만큼 공백과 논란을 최소화하겠다는 것이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지난번 정권이 바뀔 때는 좀 특이한 상황이었기 때문에 과도기의 인사를 가지고 논란이 나올 여지가 없어 임원 인선이 개의치 않고 진행됐지만 이번은 상황이 다르다”며 “최대한 조심할 수 있으면 조심하다가 안전할 때에 공고를 내고 뽑아도 충분하다고 판단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