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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드

'역대 최악 수익률' 찍은 국민연금…의결권 행사 강화 시동

[마켓인]
17일 국민연금 의결권 행사 관련 설명회 개최
이번주 3번째…한국상장사협의회 회원사 대상
지난해 수익률 -8%대…내달 주총 준비 한창

등록 2023-02-17 오후 2:05:47

수정 2023-02-17 오후 2:0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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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대연 기자] 지난해 사상 최악의 손실을 기록한 국민연금이 올해 정기 주주총회 기간을 앞두고 의결권 행사에 적극적으로 나서기 위해 본격 시동을 걸고 있다. 국내 증시 큰손인 국민연금이 이번 주에만 벌써 세 차례 설명회를 개최한 가운데, ‘스튜어드십 코드’ 강화를 통해 장기 수익률 제고에 기여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이동섭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 수탁자책임실장이 17일 서울 마포구 상장회사회관에서 한국상장사협의회 회원사들을 대상으로 의결권 행사 기준 및 사례 등에 대한 설명회를 열고 있다. (사진=김대연 기자)
세 번째 설명회…의결권 행사 준비 한창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는 17일 서울 마포구 상장회사회관에서 한국상장사협의회 회원사들을 대상으로 의결권 행사 기준 및 사례 등에 대한 설명회를 개최했다. 이날 상장사 관계자 약 300명이 참석했으며, 최근 개정된 표준정관에 대한 내용을 중심으로 해설 강의도 진행됐다.

이번 설명회는 기금운용본부가 의결권 행사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수탁자책임활동의 투명성을 강화하기 위한 목적으로 열렸다. 앞서 국민연금은 지난 13일과 16일에도 각각 국내주식 위탁운용사 30곳과 의안 분석 자문기관 2곳을 대상으로 의결권 행사 관련 비공개 간담회를 개최했다.

이날 강의에 앞서 박성태 국민연금 전략부문장은 “이번 주총 시즌을 앞두고 기금운용본부의 의결권 행사 방향에 대해 관심을 많이 갖고 계신데, 이 자리를 통해 의결권 행사 세부 기준과 절차에 대해 충실하게 설명하겠다”며 “서로 소통하면서 업무가 경감되고 원활하게 진행됐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고 전했다.

국민연금은 국가재정법과 기금 운용지침에 따라 자산의 안정적인 증식을 위해서만 의결권을 행사한다고 밝혔다. 이동섭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 수탁자책임실장은 “많은 분이 정치적 의도에 현혹되거나 기업을 옥죄고 있다고 오해하시는데, 주주로서 국민연금이 보유하고 있는 주식 수만큼 펀드의 수익을 위해 의결권을 행사하는 것”이라며 “전체 주주의 주주가치의 감소를 초래하지 않으면서 기금의 이익에 반하지 않는 경우에 찬성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그는 국민연금이 중립이나 기권표를 던지는 대표적인 사례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이 실장은 “기업의 인수·합병(M&A) 안건 중에서 주식매수청구권이 발생하는 안건이 있다”며 “주가에 따라 주식매수청구 가격과 실제 거래가의 간극이 크면 사안 자체는 반대할 안건이 아닌데도 기권함으로써 권리를 확보해야 하는 때가 있다”고 말했다.

최근 국민연금은 의결권 행사 안건 수와 반대 비중이 늘어나는 추세다. 국민연금이 지난해 행사한 전체 안건 수는 3439건이며, 그중 찬성과 반대 비중은 각각 76.3%(2625건)와 23.3%(803건)였다. 지난 2020년부터 국민연금의 과도한 영향력에 대한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일부 의결권을 위임받은 위탁운용사가 행사한 안건의 비중은 최근 3개년 평균 42% 수준이다.

이 실장은 “국민연금이 지난 2018년에 스튜어드십 코드를 도입하면서 적극적으로 의결권 행사에 나서고 있어 그 수가 늘어나고 있다”며 “국내주식에 대한 투자 비중은 조금 줄지만 기금 운용 규모가 커지면서 금액이 늘기 때문에 앞으로도 안건 수는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며, 올해도 예년보다 조금 더 늘거나 비슷한 수준일 것”이라고 밝혔다.

국민연금기금 연간 운용수익률과 수익금. (자료=국민연금)
지난해 수익률 -8%대…역대 최악 손실

한편, 국민연금의 지난해 총 운용 수익률이 -8%대(잠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연간 손실액도 80조원에 육박한다. 이는 이달 초 열린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 연찬회에서 처음 공개된 내용으로 오는 28일 대체자산 공정가치평가액이 반영된 최종 확정 수익률이 공시될 예정이다.

국민연금은 지난해 연초 이후 11월 말까지 누적 수익률이 -4.93%를 기록해 회복세로 돌아서는 듯했지만, 지난해 12월 원·달러 환율이 급락하면서 역대 최악의 손실을 피하지 못했다. 각국의 통화 긴축 기조와 지정학적 리스크에 따른 경기 불확실성 여파로 국내외 증시 불안 요인이 지속됐다. 채권 수익률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연속된 기준금리 인상으로 저조한 성과를 보였다.

이처럼 국민연금이 마이너스 수익률을 낸 것은 지난 1999년 기금운용본부가 출범한 이래 세 번째다. 특히 손실이 나더라도 수익률이 -1%를 넘은 해는 없었기 때문에 지난해 연간 기준 가장 낮은 성적표를 받게 됐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닥쳤던 지난 2008년과 2018년에도 수익률은 각각 -0.18%와 -0.92%가 나왔으며, 손실 규모는 각각 4270억원과 5조9000억원이었다.

지난해 불안정한 시장 환경에서 국민연금은 대체투자를 제외한 거의 모든 자산에서 타격을 입었는데, 다음 달 주총 시즌을 앞두고 수탁자책임 활동을 강화하는 모습이다. 국민연금이 스튜어드십 코드를 행사함으로써 장기적 리스크를 줄이고 안정적인 수익을 도모할 수 있을지 향후 행보에 대한 주목도가 높다.

한 연기금 관계자는 “지난해 12월에 환율이 많이 떨어져서 전월보다 성과가 악화한 것으로 보인다”며 “해외 연기금보다는 나쁘지 않은 성적이며, 공정가치평가액이 반영되면 지금 잠정 집계된 수익률보다 조금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김대연 기자

bigki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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