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신성우 기자] 올 들어 거래일수 고작 14일(4월12일 현재), 거래량은 단 16주. 지난해 말 83만1000원이던 주가는 하루를 빼고 13일 상한가를 치며 어느덧 509만6000원. 한 상장 우선주 얘기다. 보통주는 지난해 말 1445원에서 별 변화 없이 1590원. 우선주의 0.03%에 불과하다. 다른 한 우선주는 올 들어 일평균 3.4주만이 거래됐다. 가격은 121만7000원. 보통주(599원)의 2177배나 된다.
오는 2015년까지 세계 10위, 2020년 5위권 시장으로의 도약을 꿈꾸는 한국거래소(KRX)의 자화상이다. 가격괴리율이 1000%를 넘는 상장 우선주가 18개로 전체 우선주의 11.6%를 차지한다. 100%를 웃도는 것도 31개나 된다. 우선주 5개중 1개가 보통주 가격의 2배를 넘는다.
시간을 거슬러 지난 1999년. 우선주 가격이 보통주를 웃도는 기현상이 발생하기 시작했다. 심지어 보통주 보다 184배나 비싼 우선주가 등장하기도 했다. 보통주는 1200원대였으나 우선주는 23만 원대에 육박했다. 그 해 8월 보통주보다 비싼 우선주는 16개였으나 9월2일에는 122개로 폭증했다. 9월10일에는 다시 53개로 급감했다. 이른바 1999년 `우선주 파동`이었다.
11년이 흘렀다. 우선주 이상가격은 당시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다. 외국인들이나 기관투자가, 개인투자자 등 시장 참여자들에게 전혀 낯설지 않다. 너무나 빈번했다. 1999년 우선주 파동 이후에도 대표적으로는 2002년 초, 2007년 하반기 때도 우선주 급등락은 여전했다.
지난 해 9월9일에는 한국거래소 시장감시위원회가 우선주에 대한 시장감시 및 심리 강화 방침을 밝혔다. 당시 일부 우선주가 발행사 가치와는 무관하게 또다시 이상급등을 보였기 때문이다. 같은 해 7월26일~8월31일 50% 이상 급등한 17개 종목 중 우선주가 10개나 됐다. 10개 우선주의 평균 주가상승률은 176%로 보통주 상승률 21%를 훨씬 초과했다. 하지만 심리 강화 조치 또한 연례적인 것이다. 2008년 5월에도 시장감시위는 유사한 강화조치를 시행할 것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이렇다 보니 우선주 이상가격 현상은 사실상 한국 주식시장에서만 볼 수 있는 진풍경이 돼 버렸다.
근원적 처방 없이 11년 끌고 온 우선주 파동
선진 자본시장 도약의 큰 밑그림을 그리고 있는 거래소가 속앓이를 하고 있다. 비전 달성을 위해선 외형 성장 못지 않게 질적 건전성 또한 중요하지만 우선주 파동은 이를 훼손하는 고질적인 문제가 돼버렸다.
11년간 우선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손을 쓰지 않았던 것은 아니다. 자진 상장폐지 허용, 신규상장시 최저수량요건(5만주) 신설, 주가급등 우선주 투자유의·투자경고종목 지정제도 등을 도입했다. 하지만 우선주 기현상이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데서 보듯 근원적 처방이 되지는 못했다. 우선주 제도개선에 대한 묘책 또한 찾지 못하고 있다.
시행방안이 없어서가 아니다. △우선주에 대한 별도 상장 폐지 기준과 △1년 유예기간 뒤 시행을 원칙으로 기본 골격은 이미 다 짜놨다. 거래소가 찾는 묘책은 다름아닌 `결단의 시기`다. 과거 우선주 주주들의 재산권 및 이익추구권 침해라는 문제에 부딪혀 번번이 좌절을 맛봤던 거래소는 그래서 장고하고 있다.
[이 기사는 이데일리가 제작한 `제3호 마켓in`에 게재된 내용입니다. 제3호 마켓in은 2011년 5월2일자로 발간됐습니다. 책자가 필요하신 분은 문의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문의 : 02-3772-0381, bond@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