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한 해는 세계 각국이 글로벌 금융위기의 충격에서 벗어나 새로운 경제 패러다임으로의 전환을 모색하는 시기였다고 생각된다. 세계경제는 신흥시장국의 견조한 성장세에 주도되어 전반적으로 개선되는 모습을 나타냈다. 국제금융시장도 일부 유럽국가 재정위기 등으로 불안한 움직임을 보이기도 했으나 실물경제의 회복과 주요 선진국의 금융완화정책 지속에 힘입어 대체로 안정세를 유지했다. G-20를 중심으로 새로운 국제경제질서 확립을 위한 광범위한 논의가 진행됐다.
 | | ▲ 민성기 한은 금융시장국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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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경제도 천안함 사태와 연평도 포격 도발 등 지정학적 리스크 증대에도 불구하고 상당한 경제적 성과를 이뤄냈다. 경제성장률이 당초 예상을 훌쩍 뛰어넘어 6%를 상회한 데다 고용이 개선되고 수출과 내수가 동반성장하는 등 성장의 질도 나아졌다. 연간 소비자물가상승률도 한국은행의 중기목표인 3.0%를 소폭 하회하는 수준을 나타냈다.
금융시장에서는 경기상승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풍부한 국내외 유동성에 힘입어 주식 및 채권이 강세를 보였다. 주가는 연중 오름세를 지속하여 연말에는 2000포인트를 돌파했고 국고채(3년) 금리는 사상 최저치(2.89%)를 기록했다. 이 과정에서 국내 금융가격 변수에 대한 외국인의 영향력 증대가 두드러졌다.
올해 세계경제는 전반적으로 회복세가 이어질 것이지만 선진국과 신흥시장국간 성장격차 현상(two speed global recovery)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일부 유럽국가의 재정문제, 국제원자재가격 상승 등은 세계경제의 불확실성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우리경제는 수출 호조와 내수 증대에 힘입어 4% 중반 수준의 견조한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물가는 원자재가격 상승, 수요압력 증대 등으로 오름세가 확대되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대 중반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시장은 전반적으로 안정된 모습을 보이겠지만 금융시장을 둘러싼 주변여건이 지난해와는 상당히 달라질 가능성에 유의해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 글로벌 자금흐름의 변화 가능성에 주목해야 하겠다. 최근 글로벌 투자자금이 채권에서 주식 및 상품시장으로 이동하는 조짐이 나타나고 있고 신흥시장국으로의 자금유입도 다소 둔화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또한 신흥시장국의 물가가 크게 상승하면서 글로벌 투자자의 인플레이션에 대한 경계감이 높아지고 있는 점도 유의해야 할 대목이다. 이러한 흐름이 이어질 경우 지난해와 같은 외국인의 대규모 주식 및 채권 매수를 기대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유로지역 재정문제는 수시로 가격변수의 변동성을 확대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이 같은 국내외 금융·경제여건에 비춰 볼 때 올해 우리경제가 중점적으로 추진해야 할 당면과제는 거시경제의 안정적 운용과 경제체질의 강화로 모아진다 하겠다. 먼저 확고한 물가안정기반 위에서 견조한 성장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는 데 경제정책의 최우선 순위가 두어져야 할 것이다. 특히 금융면에서는 글로벌 불안요인에 따라 외부충격이 발생하더라도 우리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최소화될 수 있도록 해외자본 유출입의 변동성을 완화하려는 노력을 계속해 나가야 하겠다. 아울러 한계부문의 구조조정과 가계부채구조의 건전화에도 각별한 정책적 노력이 따라야 하겠다.
신묘년 새해, 다산(多産)과 풍요로움을 상징하는 토끼처럼 우리 경제도 풍성한 성과가 있는 한 해가 되길 기대해본다. 이를 위해 만약의 위기에 대비하여 세 개의 굴을 판다(狡兎三窟)는 토끼의 지혜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