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문정현 기자] 지난 8월 외국인의 주식자금 유출 규모가 약 58억달러로 3년7개월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미국 국가신용등급 강등과 그리스 재정위기 재점화로 안전자산 선호현상이 심화되면서 주식자금 유출 규모가 지난 2008년 리먼사태 당시보다 컸다.
29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8월 국제수지`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외국인은 58억3650만달러 규모의 한국 주식(주식예탁증서 포함)을 팔아치웠다. 지난 2009년 1월 93억5000만달러 유출초를 기록한 이후 가장 큰 규모다.
지난달 5일 국제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미국 신용등급을 기존 `AAA`에서 `AA+`로 한단계 하항조정하면서 금융시장 불안이 확대되자 투자자들이 위험자산에서 안전자산으로 발길을 돌렸다. 그리스 재정위기 심화로 유로체제 붕괴 가능성과 은행권 전이 가능성이 언급된 점도 위험자산 회피 현상을 부추겼다.
 | | ▲ 자료: 한국은행 단위: 억달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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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의 한국 채권투자는 지속됐다. 지난 8월 16억5800만달러 규모의 채권자금이 순유입됐다. 단기채권 투자가 3억3110만달러 유출초를 나타냈지만 장기채권 투자자금이 19억8910만달러 가량 유입초를 기록했다.
양호석 한국은행 경제통계국 국제수지팀 차장은 "월별 규모로 보면 지난 8월 주식자금 유출 규모가 리먼사태 때보다 크지만 2008년에는 자금이 연속적으로 빠져나가는 것이 문제였다"며 "주식투자는 변동성이 크기 때문에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철희 동양종금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유럽 위기가 국가 재정악화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은행권의 신용경색으로 전이되면 은행들이 자본확충을 위해 자금을 회수할 수 밖에 없다"며 "단기간에 해결될 문제가 아니여서 신흥국의 자금 유출이 향후 1년간은 지속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편 지난 7월 빌린 외화를 갚았던 은행권은 한 달만에 다시 차입에 나섰다. 선물환 추가 규제 여파로 7월 은행들은 39억330달러를 순상환했지만 8월에는 7억610만달러를 차입했다. 단기차입은 11억7650만달러 순상환돼 3개월째 상환 기조를 이어갔지만, 장기차입금이 18억8260만달러 유입됐다.
양재룡 경제통계국 금융통계부장은 "지난 7월에는 외환당국의 외화건전성 제고 조치가 시행되면서 단기차입이 크게 축소돼 전체 차입이 줄었으나 8월에는 정상궤도로 돌아왔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