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보리 기자]
"그리스 국채에 투자하는 것이 가능한가요? 어떻게 투자해야 하나요." 최근 기획재정부 국채과로 이같은 문의전화가 걸려왔다. 그리스 디폴트 우려가 높아지면서 금리도 폭등하자 국내 투자자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 증권사 프라이빗뱅킹(PB)센터로도 같은 문의들이 이어지고 있다.
외환위기때 국내에 투자했던 외국인들이 국제통화기금(IMF) 졸업 이후 떼돈을 번 것을 지켜본 자산가들이 최근 유럽 재정위기를 투자 기회로 인식한 것이다.
◇ "헬레나(그리스 채권) 어디서 사나요?"
그리스 헤어컷 비율이 논의되는 등 디폴트 가능성이 높아지자 그리스 국채금리도 급등했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그리스 국채 금리는 1년물이 172%에 달한다. 현재 우리나라 통화안정증권 1년 금리가 3.5% 수준인 것에 비하면 초고금리인 셈이다.
물론 국가채무불이행(디폴트) 우려가 있기는 하지만 유로존 국가들이 그리스 문제 해결을 위해 논의하고 있는 만큼 결국 해법을 찾을 것이라는 전망이 높다. 따라서 헤어컷(손실률)이 높지만 않다면 그리스 위기는 진정될 것이고 금리가 떨어져(국채가격 상승) 자본이득까지 누릴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우리투자증권의 한 프라이빗 뱅커는 "그리스 국채는 현재 액면가 보다 최소 20% 낮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며 "상상을 초월하는 고금리로 설사 헤어컷이 되더라도 남는 장사가 될 것이라고 판단하는 투자자들이 있다"고 말했다.
그리스 뿐만 아니라 상황이 비슷한 이탈리아, 스페인, 포르투갈 등 주변국 국채투자에 대한 관심도 높다. 실제 이탈리아의 10년물 국채 금리는 5.86%로 전년 동월 3.85%에서 2% 포인트 이상 상승했다. 스페인 역시 현재 5.32%로 전년 4.09% 대비 올랐다.
◇ 위기국으로 투자 왜 몰리나
이는 우리나라가 겪었던 위기 학습효과와 무관치 않다. 1997년 외환위기와 지난 2008년 리먼 사태로 금융 위기 등을 겪으면서 위기는 오히려 투자의 기회가 된다는 것을 터득한 것이다. 실제 1998년 17%가 넘었던 국고채 3년 금리는 2001년 5%대로 내려 앉았고 최근에는 3%대에 머물고 있다.
 | | ▲ 아르헨티나 국고채 금리 추이(자료 : 국제금융센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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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폴트를 경험했던 국가들도 비슷하다. 아르헨티나의 경우 2001년 10월 디폴트를 선언했을 당시 채권금리가 280%까지 수직상승했지만 2003년 1% 선으로 떨어졌다.
하지만 위기국에 투자를 하는 것은 리스크를 감수한 고위험의 투자이기 때문에 `묻지마 투자`는 절대 삼가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이철희 동양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아직 그리스의 헤어컷 비율 조차 정해지지 않았고, 민간 부분 뿐만 아니라 공적펀드까지 50% 이상 헤어컷을 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지금 투자는 적합하지 못하다"며 "하드 디폴트가 되면 채권은 종이조각이 되기 때문에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