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경계 못늦추는` 물가당국..뭘 우려할까
원자재값 절대수준 너무 높아..기저효과 지속
`2차 효과` 우려..근원인플레도 불안해진다
등록 2011-05-02 오전 9:30:09
수정 2011-05-02 오전 9:30:09
[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가파른 물가 상승세가 한풀 꺾인 형국이다. 그러나 물가당국은 경계감을 늦추지 못하고 있다. 원자재 가격의 절대수준이 아직도 너무 높아 기저효과가 상당기간 지속될 수 있는데다 이에 따른 소위 `2차 효과`가 물가 전반에 퍼질 우려가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 "여전히 4%를 넘었다"
2일 통계청이 발표한 4월 소비자물가는 전년동월대비 4.2% 올랐고, 전월과는 같았다. 전년동월대비 상승률로는 2월의 4.5%, 3월 4.7%에 비해 크게 둔화됐다. 전월대비로도 5개월만에 상승세가 멈췄다.
그러나 한국은행 관계자는 "물가 상승률이 꺾였다는 것에 안도하기보다는 4개월째 한국은행의 중기 물가안정 목표치인 3±1% 범위를 웃돌았다는데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점에서 "물가 안정을 말하기에는 아직 시기가 이르며 경계를 늦출 수 없다"고 강조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도 "전월대비 물가 상승세가 멈췄다는 점이 의미있긴 하지만 전년동월대비로는 상승률이 당분간 4% 안팎에서 머물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아직 안정됐다고 볼 순 없다"고 말했다.
◇ "일시적 요인 크다"
특히 4월 물가 상승세가 둔화되긴 했지만 일시적 요인이거나 제도적인 변수 영향이 많았다는 점에서 방심하긴 이르다는 지적이다.
무엇보다 이번 물가 상승 둔화에 가장 큰 기여를 했던 농수산물의 경우 봄 작물의 본격 출하라는 시기적인 특성이 반영된 것으로 보이는 만큼 이후 흐름은 좀더 지켜봐야할 것으로 보인다. 또 정유사들이 석유제품 공급단가를 내린 것도 휘발유와 LPG 가격 하락 등을 유도했지만, 이 역시 실제 주유소의 가격 인하로 잘 이어지지 않고 있고 3개월간 한시적인 조치라는 점에서 효과가 제한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이외에도 무상급식이나 납입금 국고 지원 등 물가의 본질적인 흐름과는 무관한 제도적인 안정요인들이 작용하고 있는 점도 간과할 순 없다"고 지적했다.
◇ "유가안정 불확실하다"
물가에 최대 불안요인인 유가 등 국제 원자재 가격이 안정을 되찾을 수 있을지가 불확실하다는 점도 복병으로 꼽힌다. 미국의 통화긴축정책이 더디게 나타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고 달러화까지 약세를 보이면서 중동지역 정정 불안과 맞물려 유가 오름세를 지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유가는 2분기까지 지속적으로 오르다 3분기부터는 차차 안정될 것으로 본다"면서도 "레벨 자체가 워낙 높은 상황이라 전년동월대비 석유류 등의 가격 상승세는 상당기간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재정부 관계자 역시 "달러-원환율이 하락하면서 수입물가를 다소 떨어뜨리긴 하겠지만, 유가나 원자재 가격이 좀처럼 떨어지지 않고 있어 시간을 두고 지속적으로 물가에 반영될 것"이라고 말했다.
◇ "2차효과 우려된다"
또하나 우려스러운 대목은, 이같은 원자재발 물가 충격이 기대인플레이션이나 수요측면 물가 상승압력으로 이어지는 소위 2차 효과가 지속될 것이라는 점이다. 실제 4월 물가지표에서 근원물가는 전년동월대비 3.2%, 전월대비 0.2% 각각 올랐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석유류 가격 상승이 기대 인플레이션과 결합해 물가를 끌어 올릴 수 있고 수요측 압력도 여전히 높다"며 "이에 따른 2차 효과를 경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흐름으로 보면 계속 근원물가는 상승압력을 받을 수 밖에 없고 3%대에서 상승률을 점차 높여가는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우려했다.
앞서 수정경제전망에서도 이상우 한은 조사국장은 “우리나라는 그동안 근원인플레이션율이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쫓아가는 모습을 보였는데 올 4분기부터 전세가 바뀔 것"이라며 "국제유가 상승 등 공급적 충격이 일반 물가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