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신상건 기자] 올해 1월 소비자물가는 정부의 공공요금 인상 억제 등 안정조치에도 불구하도 중기 물가안정목표 상한선인 4%를 위협하며 추가적인 금리인상 시기를 앞당길 것으로 전망됐다.
한파와 구제역 등 수급 불안으로 급등한 농축산물가격이 여전히 높은 수준에 머물고 있는 가운데 원유 등 원자재가격 오름세도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또 도시가스요금과 전세값 상승 등 기대 인플레이션 확산에 따른 서비스 물가 상승도 이를 거들고 있다.
27일 이데일리가 국내 금융기관 이코노미스트 14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1월 소비자물가(CPI)상승률은 전년대비 3.9%(12월 3.5%)로 추정됐다(★표 참조).
이는 한국은행의 올해 상반기 소비자 물가 상승률 추정치인 3.7%를 휠씬 뛰어넘어 중기 물가안정목표 상한선인 4%에도 근접한 수치다. 전기비로도 소비자물가상승률은 0.7%로 예측돼 전월 예상치 0.6%보다 0.1% 높아졌다.
이처럼 물가가 상승하는 배경에는 올 들어 유난히 극성을 부리고 있는 한파와 구제역의 확산 등으로 인한 농수산물 가격의 수급불안이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특히 설 연휴를 앞두고 수요가 많아지면서 농축산물 가격 급등현상은 가라앉을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대한양계협회에 따르면 1월24일 기준 돼지고기 1Kg(도매가)은 7387원으로 전년 12월24일 4322원보다 두 배 가량 올랐다. 뿐만 아니라 작년 4분기에 가파르게 오른 국제원자재 가격이 시차를 두고 반영돼 주유소판매가격의 오름세가 계속됐고 이는 공업제품 물가상승 압력을 부채질하고 있다.
김종수 NH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정부의 물가 안정 노력에도 불구하고 상품가격 상승에 따른 기업의 비용 부담 증가와 기대인플레이션 확산 등으로 상반기 중 소비자물가는 3.5~4%의 높은 수준이 불가피해 보인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1월 깜짝 금리 인상을 했던 정부의 추가적인 금리인상 시기가 앞당겨질 가능성도 있다고 진단했다. 정부 물가안정대책이 효력을 발휘하려면 충분한 시간이 소요될 것이고 기준금리의 절대적인 수준이 펀더멘털에 비해 여전히 낮다는 이유에서다.
윤창용 IBK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정부의 물가안정대책도 효력을 발휘하기까지 시간이 필요하므로 당분간 소비자 물가상승률이 통화당국 목표물가 상단을 위협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물가 상승 요인이 주로 공급 충격 요인에 해당되지만 기준금리의 절대적인 수준이 낮은 만큼 금리의 추가적인 인상 필요성은 계속 제기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상재 현대증권 이코노미스트도 "올해 소비자물가 상향 여부는 올 2~3월 개인서비스 물가가 정부 의도대로 안정될 수 있을지 여부가 관건"이라며 "추가 금리인상 시기가 2분기에서 3월로 앞당겨질 가능성도 높아졌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또 올해 2분기 쯤 소비자물가가 정점을 찍은 뒤 정부의 물가억제정책 영향이 차츰 가시화되며 하반기에는 물가가 안정세를 찾을 것으로 예측했다.
정부가 새해 화두를 `물가안정`으로 정하고 청와대 주도로 가격억제, 저소득층 난방비 지원 등 범정부 차원의 잇따른 물가대책을 내놓고 있기 때문이다. 지방자치단체도 이에 동참하며 지방공공요금 동결에 나서고 있다.
마주옥 키움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정부가 물가 안정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억제정책의 영향이 점차 가시화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올해 연간 소비자 물가는 2분기 4%대를 고점으로 하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승훈 삼성증권 이코노미스트도 "1분기 중 3.9~4%의 높은 상승세를 기록한 이후 2분기 이후 안정화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설문조사 결과, 기관 간 전망치에 대한 편차가 크게 나타났다. 동부증권은 전년비 기준 1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4.4%로 예상한 반면 동양종금증권은 3.5%로 전망했다(★전문가별 코멘트는 별도 기사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