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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드

김상조式 재벌개혁 성공할까

공정거래법 38년만에 전면개편..기업 자발적 변화 `무게`
일감몰아주기 규제·지주회사 제도 강화…지배구조 개편방향은

등록 2018-11-17 오전 8:20:00

수정 2018-11-17 오후 4:4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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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사진=신태현 기자)
[이데일리 김상윤 기자] 문재인 정부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체제 하에서 38년 만에 공정거래법이 전면 개편된다. 겉으로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게 경쟁법을 개선하는 취지를 내세우고 있지만, 그간 논란이 됐던 대기업 규제를 강화하는 안을 담고 있다.

공정거래법 개정 여부에 따라 대기업집단의 지배구조 개편은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공정거래법 개편의 주요 내용을 통해 정부가 원하는 지배구조 개편 방안과 대기업 집단에 미칠 영향에 대해 분석했다.

자료:공정거래위원회
김상조 메시지에 주목하라


지난해 6월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취임할 때 재계는 우려했다. 그간 학자로서 대기업을 향해 비판의 쓴소리가 잦았던 만큼 기업을 옥죄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컸다.

1년 반이 지난 지금 재계는 표면적으로는 ‘재벌 규제 우려가 크다’고 하지만 내막을 들여다보면 ‘생각보다는 친 시장적이다’는 기류가 강하다.

실제 38년만에 손질에 나서는 공정거래법 전면 개편안을 들여다보면 대기업규제는 일감몰아주기 규제 강화를 제외하고는 기업에 큰 부담이 되는 규제는 많지 않다는 평가다. 이때문에 공정거래법 전면 개편안은 보수와 진보 양측으로부터 동시에 공격을 받고 있다. 한쪽은 ‘기업을 옥죈다’는, 다른 한쪽은 ‘너무 느슨하다’는 비판이다.

이는 ‘작고 소중한 성공 경험의 축적을 통해 과거로 회귀할 수 없는 변화를 만들겠다’는 김 위원장의 소신 때문이다.

그는 사전 규제 성격이 강한 공정거래법 개편으로 대기업 지배구조 개편을 유도할 수 없다는 것을 분명히 인식하고 있다.

그래서 그의 시선은 대기업의 자발적 개선에 향해 있다. 수많은 인터뷰와 강연을 통해 늘 강조하는 발언이 있다. “지배구조 개편의 핵심은 의사결정자가 적절한 시점에 결정을 내리고, 책임을 지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다.”

정부가 규제를 통해 지배구조 개편을 강제하기보다는 기업마다 상황에 맞는 의사결정 시스템을 자발적으로 갖추라는 의미다. 단 그 방식은 시장과 충분한 소통을 전제한다. 김 위원장은 현대자동차가 지배구조 개편을 시도하다 주주의 반발로 무산된 것을 놓고 “주주와 시장으로부터 환영을 받지 못했기 때문에 이를 수용한 중단 결정도 긍정적이다”고 평가한 바 있다.

공정거래법 개편은 이같은 목표의 작은 장치에 불과할지도 모른다. 김 위원장의 메시지에 반응하는 기업들의 자발적 움직임이 더욱 중요해보인다.

일감몰아주기 규제 기업 231→607곳으로 확대
이번 공정거래법 개편에서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총수일가의 사익 편취(일감몰아주기) 규제 강화다. 공정위는 규제대상 기업을 상장사·비상장사 모두 총수일가 지분율 20% 이상인 기업으로 확대하고, 이 계열사들이 50%가 넘는 지분을 보유하는 자회사도 포함시켰다.일감몰아주기 규제는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대기업 규제 중 가장 주력하고 있는 분야다. 공정거래법 제1조는 ‘대기업의 과도한 경제력 집중을 방지한다’고 규정돼 있다. 이에 따라 공정위는 지난해까지 매월 대기업 계열사수 변동 현황을 발표하는 등 대기업이 과도한 확장을 하지 못하도록 감시를 해왔다. 김 위원장 취임 이후 기조가 확 달라졌다. 김 위원장은 “대기업의 인수·합병(M&A)이 곧 문어발식 확장이라는 ‘주홍글씨’를 지우겠다”고 선언했다. 대기업의 계열사 확장은 용인하되, 과도한 경제력 집중력을 남용하는 부분에 대해서만 집중적으로 감시하겠다는 의미다. 사실상 일감몰아주기 근절을 중심으로 대기업 규제를 하고 있는 셈이다. 현재 자산 5조원 이상 대기업집단은 일감몰아주기 규제를 적용받고 있다. 현재는 총수일가가 계열사 지분을 30%(비상장사는 20%) 이상 보유하면서 내부거래 금액이 200억원 이상이거나 매출의 12% 이상이면 일감몰아주기 규제 대상이 된다. 정상거래에 비해 상당히 유리한 조건으로 거래를 할 경우 공정위가 조사·심의를 통해 과징금 부과 및 검찰 고발을 할 수 있다.2015년 일감몰아주기 규제가 시행되자 대기업들이 지분을 일부 팔거나, 자회사를 통해 내부거래를 구조를 바꾸는 등 규제 회피를 시도했다. 박근혜 정부 시절 공정위도 특별히 조사에 나서지도 않았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 들어 기류가 바뀌었다. 규제 회피사례가 지속적으로 불거지자 공정위가 과감하게 ‘칼’을 빼기로 했다. 앞으로는 상장사도 비상장사와 마찬가지로 총수일가가 계열사 지분을 20% 이상 보유하면 규제 대상에 포함된다. 아울러 이들 기업이 50% 이상 지분을 보유한 자회사도 규제대상에 포함시켰다.이에 따라 현재 일감몰아주기 규제 대상 기업은 총 231개사이지만, 법이 통과될 경우 376개사(총수일가 지분 20~30%인 상장사 27개, 50% 초과 보유 자회사 349개)가 추가돼 총 607개사로 늘어난다. 규제 문턱에서 살짝 벗어난 그룹의 (총수일가 지분: 29.99%) (29.99%), 그룹의 SK D&D(24.0%) 롯데그룹의 (28.67%) 롯데제과(22.09%), 개발의 아이콘트롤스(29.89%) 등을 비롯해 간접지배 방식으로 규제를 회피한 삼성웰스토리, 한화에너지 등이 모두 공정위의 사정권에 들어서게 된다. 규제가 강화되면서 대상 기업들은 앞으로 내부거래를 하는 과정에서 상당한 부담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이미 LG그룹은 소모성 자재 구매대행(MRO) 사업 등을 벌이는 서브원과 물류기업인 판토스의 일감몰아주기 의혹 해소에 나섰다. 는 100% 지분을 가진 비상장 자회사 서브원을 물적분할해 ‘서브원(가칭)’을 신설하고, 판토스의 특수관계인 지분 19.9%를 에 팔기로 했다.사실 김 위원장은 딱딱한 대기업 규제를 만들기보다는 대기업 스스로 불공정 의혹을 줄이는 ‘베스트 프랙티스(모범규정)’을 강조해 왔다. 김 위원장은 “비상장 비주력 회사의 총수일가의 지분을 팔아야 한다”고 압박해 왔다. 일감몰아주기 규제 강화는 최후의 ‘압박 카드’로 보인다. 이미 대기업 상당수는 내부적으로 일감몰아주기 논란 해소를 위한 방안을 검토한 상황이다.물론 공정위는 모든 내부거래를 위법으로 보는 것은 아니다. 기업이 시너지 확대 차원에서 수직계열화하는 것은 당연한 경영활동이라는 점도 인정한다. 일감몰아주기 예외적 사유인 효율성, 긴급성, 보안성 부분이 그대로 남아 있는 게 이를 방증한다. 다만 일감몰아주기 규제가 여전히 모호해 예측 가능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있다. 법 문구만 보면 내부거래에 대한 불법 여부가 명확하지 않다는 게 재계의 입장이다. 공정위는 내부적으로 가이드라인(지침)을 통해 제재를 내리고 있는데, 좀 더 구체화하고 보다 구속력 있는 예규 수준으로 상향해 기업 우려를 줄이겠다는 계획이다.두 번째로 주목해야 할 점은 금융·보험사의 의결권 제한이다. 삼성이 총수일가가 아닌 고객의 돈으로 굴러가는 삼성생명으로 삼성전자를 비롯해 삼성그룹 전체를 지배하는 구조는 문제가 있다는 게 현 정부의 기본 인식이다. 이른바 산업자본과 금융자본을 분리하는 ‘금산분리’가 철저히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김 위원장은 규제 강화보다는 삼성의 자발적인 개선에 방점을 두는 ‘실사구시’ 방식을 택하고 있다. 여권이나 시민단체가 여권의 다수는 공정거래법 및 보험업법 개정을 통해 삼성이 강제로 지분을 팔게 하는 방식으로 선명한 규제를 주장하는 것과 결이 다르다. 제도적인 강제조치는 시장 작동 원리를 훼손시킬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금융그룹 통합감독시스템을 통해 감시시스템을 강화한 게 우선적인 조치다.다만 공정위는 일부 사전규제도 강화하는 방안을 담았다. 계열사 합병시 금융·보험사의 의결권을 제한하는 조치다. 현행 공정거래법에 따르면 금산분리 원칙에 따라 대기업집단 소속 금융·보험사는 계열사 지분에 대한 의결권 행사를 행사할 수 없다. 다만 임원의 선임 또는 해임, 정관 변경, 합병, 영업양도 등의 경우 총수일가 및 계열사 등 특수관계인 지분 15%까지 의결권을 예외적으로 행사할 수 있다. 하지만 과거 과 제일모직 간의 합병처럼 총수일가 지배력 확대 목적으로 금융·보험사의 의결권을 악용하는 사례가 있자 공정위는 계열사간 합병의 경우 금융·보험사 의결권을 ‘0’으로 제한하기로 했다. 더는 고객 돈으로 총수일가 지배를 강화하고 악용하는 방식을 용납하지 않겠다는 단호한 의지다. 계열사간 합병은 적대적M&A와 무관하다는 판단도 작용했다.현재 금융·보험사가 상장사 계열사 지분을 보유한 곳은 삼성 밖에 없다. 2분기 기준 은 (7.3%) (7.92%) (5.34) (3.06%) 지분을, 는 삼성전자(1.38%), 삼성물산(1.37%), 에스원(0.97%) (0.22%)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이들 계열사의 합병이 진행될 경우 삼성생명과 삼성화재의 의결권은 ‘0’이 된다. 삼성전자의 경우 이건희 회장 등 특수관계인의 지분율이 19.78%로, 기존 법으로는 15%까지만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어 사실상 삼성·화재의 지분율은 4.78%만 행사가 가능했다. 하지만 이번 개편안이 통과될 경우 삼성생명·화재의 지분율 9.3%에 해당하는 의결권이 사라지게 되는 셈이다. 이에 따라 삼성은 향후 지배구조 개편 과정에서 계열사 합병시 총수일가 지배력 확대를 위한 합병비율 산정 등은 상당히 제약될 전망이다. 다른 그룹 역시 마찬가지다. 현재 삼성을 제외하고는 금융·보험사가 상장사 지분을 갖고 있는 곳은 없지만, 앞으로 지분인수에 제약을 받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계열사간 합병은 주주들간의 이해상충이 상당히 많은 사안이다. 결국 시장과 주주의 동의를 얻기 어려운 그룹조직의 변화, 계열사 분할 합병 등은 점점 더 추진하기 어려워질 것으로 전망된다.공정거래법 개편안에는 ‘무늬만 지주회사’에 대한 규제 강화안도 담겼다. 현행 지주회사의 자회사·손자회사 지분율은 상장은 20%, 비상장은 40%인데 각각 30%, 50%로 끌어올리는 방안이다. 다만 기존 지주회사는 제외되고, 신규 전환 지주회사에만 해당된다. 공정위가 지주회사 제도에 ‘메스’를 댄 것은 소유지배구조 투명성을 끌어올리기 위한 차원으로 도입된 지주회사 제도가 총수일가의 지배력 확대, 사익편취 등 수단으로 이용될 우려가 상당한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지주사가 계열사로부터 배당금을 받기보다는 브랜드수수료, 부동산임대료, 경영컨설팅 수수료 등을 매개로 내부거래를 하면서 총수일가의 지갑을 채우고 있다는 분석이다. 18개 전환 집단 지주회사 중 11개사에서 배당수익 비중은 50% 미만이고, 부영(0%) 홀딩스(0%) (4%) (15%) (19%) 등은 20%미만에 그쳤다. 지주회사가 보유한 계열사 지분이 50%가 넘는 터라 배당수익도 50%에 근접해야 하지만 지나치게 적은 것은 정상이 아니라는 게 공정위 판단이다.공정위는 이런 회사들이 계열사와 내부거래를 통해 총수일가의 배를 불리고 있다고 보고 있다. 지주사와 소속회사간 내부거래 비중은 55%에 달하는데, 이는 총수일가 사익편취 규제회사의 평균 내부거래비중 14.1%을 크게 웃돈다. 더구나 내부거래는 모두 입찰이 아닌 수의계약 방식으로 이뤄지고 있고 공시도 없다. 게다가 이사회 의결도 이뤄지지 않아 내부거래 감시 및 견제 장치가 상당히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공정위는 지주사가 직접 출자부담을 지는 자회사보다는 손자회사, 증손회사 등을 대폭 늘리는 방식으로 계열사에 대한 지배력을 확대하고 있는 것으로 봤다. 대기업 집단의 ‘피라미드식’ 확장이 지주회사 체제에서도 나타나고 있는 셈이다.다만 공정위는 기존 지주회사는 규제를 강화하기보다는 법인세법 개정을 통해 계열사 지분율을 높게 유지하는 지주사에 대해 ‘인센티브’를 주기로 했다. 기존 지주회사에 대한 규제 리스크는 없는 셈이다. 법인세법에 따르면 자회사가 상장사일 경우 지분율이 20~40%구간에서는 자회사 배당금의 80%, 지분율 40% 초과시에는 100% 익금불산입하고 있다. 비상장사는 40~80%구간에서 80%, 80%초과지분율을 보유할 때 100% 세제혜택을 받는다. 익금 불산입은 법인세법상 타법인으로부터 들어온 배당금을 익금에 산입하지 않아 세제 혜택을 주는 제도를 말한다. 공정위와 협의를 마친 기획재정부는 자회사가 상장사일 경우 지분율이 20~30%구간에서는 자회사 배당금의 80%, 30~40%구간에서는 배당금의 90%를 익금불산입하기로 하는 법인세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반면, 신규로 지주회사를 전환하려는 대기업은 상당히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 지주회사가 핵심 계열사인 삼성전자 지분 20%를 확보하려면 수십조원이 들어가는데 10% 지분을 더 늘리려면 30조원 가량이 더 필요할 것으로 관측된다. 공정위는 그간 지주회사 전환을 유도했지만 앞으로는 지주회사 전환 압박보다는 소유·지배구조 투명화에 방점을 찍겠다는 의도로 읽힌다.














현대차(005380)
이노션(214320)
현대글로비스(086280)
SK(034730)
롯데쇼핑(023530)
현대산업(012630)


LG(003550)
미래에셋대우(006800)






삼성 지배구조 개편시 삼성생명·화재 의결권 못 쓴다










삼성물산(028260)


삼성생명(032830)
호텔신라(008770)
삼성전자(005930)
에스원(012750)
삼성중공업(010140)
삼성화재(000810)
삼성엔지니어링(028050)








신규 지주회사만 자회사 지분율 강화…삼성 지주사 전환 부담




셀트리온(068270)
한라홀딩스(060980)
한국타이어(161390)
코오롱(002020)










김상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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