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마켓in 송승현 기자] 아버지에게 돈을 주고 업어 온, 12년 넘은 SM5. 아내 출퇴근용으로 썼지만 고유가에 기름값만 월 30만~35만원이 들었다. 여기에 브레이크 고장 알림까지 뜨면서 수리비만 300만원이 나왔다. 폐차하면 120만원을 받을 수 있었으니, 차라리 폐차하고 장기렌트를 하기로 결정했다. 개인사업자인 아내 입장에서는 렌트료를 비용으로 처리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었다.
업계 1·2위 렌터카 업체부터 네이버·카카오페이 등 여러 곳에서 견적을 받았다. 결국 선택한 것은 자동차 리스·렌트 중개 플랫폼 ‘차즘’이었다. 마침 벤처캐피탈(VC) 업계를 취재하던 중이었는데, 차즘은 국내 VC인 퓨처플레이가 투자한 곳이기도 했다. 차즘을 선택한 건 단순히 가장 저렴했기 때문이다.
차즘에서 기아 ‘더 레이 EV’를 장기렌트한 결과, ‘빠릿출고’를 이용해 상담 시작부터 차량 인도까지 8일이 걸렸다. 월 렌트료는 국내 대형 장기렌터카 업체 견적보다 4만원가량 낮았다. 직접 비용을 부담해 계약한 건이다. 견적부터 심사, 약정까지 모두 카카오톡과 모바일로 진행돼 영업사원은 한 번도 만나지 않았다.
계약한 차량은 2027년형 레이 EV 에어 트림으로 차량가는 3062만원이다. 조건은 60개월 계약, 선납금·보증금 0원, 연 약정거리 1만5000km였다. ‘견적 받기’를 누르니 5개 제휴사가 제시한 금액이 한 화면에 떴다. 가장 저렴한 곳이 맨 위에 배치되는데, 제휴사인 iM캐피탈 상품의 월 렌트료는 부가세를 포함해 35만570원이었다. 반면 같은 모델로 받은 대형 장기렌터카 업체 견적은 월 39만원이었고, 다른 견적처들도 차즘보다 월 3만~4만원 비쌌다. 60개월로 따지면 대형 업체와의 차이는 약 237만원이다.
차즘에서 견적을 받은 뒤 전달받은 견적서는 차즘이 아닌 iM캐피탈 명의로 발행됐다. 차즘이 금융사 상품을 직접 연결하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기존 리스·렌트 시장에서는 금융사마다 가격과 계약조건이 달라 비교가 어려웠고, 소비자는 제시받은 가격이 적정한지 판단하기 힘들었다. 차즘은 각 사의 가격과 계약기간, 주행거리, 보증금·선납금 조건을 같은 기준으로 표준화해 실시간으로 비교할 수 있게 했다. 금융사와 직접 제휴해 영업사원과 중개인을 거치던 단계를 줄였고, 상담원이 각 사 견적을 일일이 조회하고 정리하던 일은 시스템이 대신한다. 회사 측은 금융사 직접 제휴와 견적 비교 자동화로 운영 비용을 줄여 고객의 차량 이용 부담을 낮췄다고 설명한다. 차즘은 계약이 성사되면 해당 금융사로부터 판매 수수료를 받는다.
상담은 지난 14일 시작됐다. 계약자는 개인사업자인 아내로 정했다. 인상 깊었던 건 모든 절차가 카카오톡(카톡) 대화만으로도 가능하다는 점이다. 이리저리 렌터카 업체를 찾으면서 견적을 받기 위해 전화하고, 계약을 위해 장시간 통화해야 하는 번거로움을 덜어냈다는 게 차즘의 차별 포인트이기도 하다. 차즘 상담원 ‘버디’가 이날 오전 아내 휴대폰으로 신용정보조회 동의 링크를 보냈고, 동의를 마치자 이튿날 오전 9시30분 승인 결과가 나왔다. 15일에는 인도 주소, 틴팅 농도, 보험 범위를 정했다. 개인사업자는 임직원 한정 특약에 가입하면 사업장 임직원에게만 보험이 적용된다. 이번 계약에서는 가입하지 않으면 직계가족과 추가 지정 2인까지 적용돼, 우리는 미가입을 택했다.
 | | 차즘을 통해 상담부터 인도까지 8일 만에 도착한 차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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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핵심요약안내문 인증 뒤 걸려 온 자동응답 해피콜(콜봇)은 첫 통화가 바로 끊겨 다시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궁금한 게 있어 카톡으로 질의를 남겼는데, 업무시간 외에 남긴 질문은 ‘AI 버디’가 접수한 뒤 다음 날 아침 담당 버디가 답했다. 버디에게 문의하면 비교적 빠르고 정확하게 답이 왔다. 버디와 통화한 건 출고를 앞두고 한 번뿐이었다. 차는 22일 집으로 탁송됐다. 견적을 받은 날부터 출고까지 단 8일 만에 새까만 레이 EV가 집 주차장으로 왔다.
한편 차즘은 핀다 사내벤처에서 2024년 분사한 디자인앤프랙티스가 운영한다. 10월 기준 누적 가입자는 88만명, 제휴 금융사·렌터카사는 17곳이다. 디자인앤프랙티스는 2024년 프리A(21억원)와 브릿지(27억원)에 이어 올해 1월 스톤브릿지벤처스가 리드한 시리즈A(141억원)를 유치해 누적 189억원을 조달했다. 퓨처플레이는 세 라운드에 모두 참여했다. 이후 우리금융캐피탈과 코리아크레딧뷰로(KCB)도 전략적 투자자로 합류했는데, KCB로서는 설립 이후 첫 스타트업 지분 투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