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무연 기자] 대신증권이 올 상반기 IPO 실적에서 ‘깜짝’ 1위를 달성하며 한국투자증권·NH투자증권·미래에셋대우로 유지되던 기업공개(IPO) 시장 ‘3강 체제’에 변화를 예고했다. 삼성증권도 IPO 역량 강화에 나선 상황이라 하반기 IPO 시장이 재편될 지 시장의 관심이 모아진다.
대신證, 올 상반기 IPO 건수 및 실적 1위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6월말까지 유가증권시장 및 코스닥 시장에 신규·이전 상장된 기업은 총 25곳이다. 대신증권은 이 중 가장 많은 5곳의 상장을 도왔다. 주관 실적도 2350억원을 달성해 1위에 올랐다. 특히 상반기 최대어로 꼽히는
애경산업(018250)의 상장주간사를 맡았던 점이 주요했다.
그동안 대신증권은 3강 체제로 고착화 된 IPO 시장의 틀을 깨기 위해 노력해 왔다. 지난해 ‘젊은 피’ 박성준 부장을 상무로 승진시켜 IB부문장을 맡겼다. 1973년생인 박 상무는 국내 주요 증권사 IPO 담당 헤드 가운데 최연소다.
또한 3강이 대형 딜을 나눠 갖는 시장에서 대어를 잡는데 치중하기 보다는 중견·중소기업를 집중 공략하는 전략을 폈다. 모바일 메신저를 이용해 회의를 진행하는 등 불필요한 시간을 줄이고 일선 현장에서 기업을 발굴하는데 힘을 쏟았다. 이에 힘입어 대신증권은 저가항공사 티웨이항공, 속옷업체 엠코르셋, 교육 기업 아이스크림에듀 등의 상장 주관을 맡아 하반기 상장을 준비하고 있다.
삼성증권도 IPO 역량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 삼성증권은 지난해 IPO팀을 1개에서 2개로 늘리면서 NH투자증권으로부터 유장훈 팀장을 영입했다. NH투자증권 ECM1부 부장을 지낸 유장훈 팀장은 IPO 기업 실사 등 IPO 관련 업력이 18년을 넘는 베테랑이다.
또한 자산관리(WM)와 투자은행(IB) 부문의 협업을 통해 지점에 찾아오는 자산가 고객(비상장사 대표 등)이 경영하고 있는 기업의 재무 관련 업무도 원스톱으로 해결할 수 있도록 했다. 실제로 삼성증권은 지난해 56개 기업과 IPO 대표주관 또는 공동주관 계약을 맺었는데, 이 중 절반이 WM 개인고객의 기업관련 자문을 구하는 과정에서 유치됐다.
수수료보다 기업에 직접투자·네트워크 확보 증권사가 IPO 시장에 공을 들이는 까닭은 IPO 작업을 통해 기업과 네트워크를 형성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증권사 간 과다경쟁으로 발행사가 증권사에 지불하는 IPO수수료율은 1.2~1.5% 수준에 그친다. 사실상 IPO 수수료를 통해 수익을 내기 어려운 구조다.
때문에 증권사는 수수료 수익보다는 성장 가능성이 높은 기업의 IPO를 주관하며 해당 기업에 자기자본투자(PI)를 진행하거나 해당 기업의 자산을 관리해주는 등의 방법으로 수익 창출을 시도하고 있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상장에 성공한 기업들은 이후 회사채를 발행할 때도 상장주관사를 찾는 경우가 많다”며 “알짜 기업들과 네트워크를 형성해 지속적으로 수익을 창출할 수 있기 때문에 증권사에서 IPO는 중요한 사업 부문”이라고 설명했다.
하반기 IPO 시장은 더욱 뜨거울 전망이다. 올해 최대어로 꼽히는 현대오일뱅크를 비롯해 카카오게임즈 등 굵직한 업체들이 하반기 상장을 준비 중이다. 현대오일뱅크는 NH투자증권과 하나금융투자를, 카카오게임즈는 한국투자증권을 상장주간사로 선정한 상태다. 또 다른 IB업계 관계자는 “하반기에는 공모 규모가 조(兆) 단위를 넘어가는 기업의 상장이 예정됐다”면서 “하반기 IPO 시장에서 증권사 간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