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노무라의 경고가 또다시 고개를 들었다.
지난해 한국은행의 더딘 통화정책 정상화 행보가 일본식 버블을 낳을 수 있다며 우려했던 노무라금융투자가 이번에는 통화정책 오작동에 따른 빠른 금리 인상이 일본과 같은 버블붕괴의 도화선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권영선 노무라금융투자 이코노미스트는 31일 "향후 한국은행이 불가피하게 가파른 금리 인상에 내몰릴 수 있다"며 "지난 1989~1990년 빠른 금리 인상을 겪었던 일본은행의 경험과 유사하며 이는 거품 붕괴의 트리거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 | ▲ 1985~1990년 일본과 2007~2012년 한국 기준금리 추이(자료=노무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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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그는 지난해 4월 한국은행이 지난 1987~1988년 통화긴축을 늦췄던 일본은행의 정책 실패를 떠올리게 한다며 이같은 정책 지연이 일본식 버블을 야기할 수 있다는 문제를 제기한 바 있다.
권 이코노미스트는 "한국 정책당국이 주택가격을 안정시키고 은행권 규율을 강화하면서 일본식 버블을 막을 순 있겠지만 이미 레버리지가 커진 중소기업이나 가계는 저금리 하에서 더 레버리지를 일으킬 수 있다"며 "과도한 국내 레버리지는 한은이 불가피하게 금리 인상을 할 수 밖에 없을 때 대규모 조정을 초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7개월간 75bp 기준금리 인상으로 우려가 다소 완화되긴 했지만, 앞으로도 통화정책이 전파경로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인플레를 막을 수 없을 때에는 가파른 금리 인상에 직면할 수도 있다"며 "특히 자본 유출과 정책 실패로 원화가 약세를 보일 때에는 더 그럴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일본은행은 지난 1997년초부터 경기회복이 뚜렷해지고 인플레이션 기대심리가 높아졌는데도 1989년 3월에서야 금리 인상을 단행했고 이후 1990년 8월까지 11개월간 총 275bp에 이르는 금리 인상을 단행했다.
그러나 물가 상승세나 자산가격 상승을 막지 못했다. 통화정책의 전파경로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 높아진 금리에서도 적극적인 은행들의 행태나 시장 낙관론 등으로 통화공급은 증가했다. 미국과 독일경제가 회복세를 타자 엔화도 약세를 보이기 시작했고 고유가와 일본은행의 낮은 신뢰도도 이런 실패에 한몫했다.
현재 한국은행이나 우리 경제가 처한 상황과 무척이나 닮아있다는 게 권 이코노미스트의 생각. 이에 따라 그는 "금융규제나 외환당국이 전파경로가 잘 작동할 수 있도록 공조하지 않는다면 한은 스스로 인플레를 제한시킬 수 없을 것"이라고 권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