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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

①인플레 공포 엄습

등록 2011-02-08 오전 10:13:30

수정 2011-02-08 오전 10: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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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인플레이션 공포가 엄습하고 있다. 2008년에 불어닥친 인플레이션 바람은 아이러니컬하게도 글로벌 금융위기로 인해 사라져 버렸지만, 이번에는 정면승부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일부 이머징 국가들로부터 촉발된 경제 회복의 온기는 서서히 선진 국가들로 퍼지고 있고, 이에 따른 수요 증가는 자연스럽게 인플레이션을 만들어내고 있다. 이번 인플레이션이 더욱 우려스러운 대목은 수요 뿐 아니라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이라는 비용측 압력까지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 아찔한 원자재값 상승

실제 작년 하반기부터 오르고 있는 원자재 가격의 상승곡선은 아찔할 만큼 가파르다. GSCI(골드만삭스 원자재지수)는 작년 한 해 동안 20.4%나 급등했고 대표적인 원자재 가격지수인 CRB지수도 17.4% 뛰면서 2008년 금융위기 직전 수준을 회복했다. 농산물이 44.5%나 상승했고 에너지와 금속도 각각 14.6%, 20% 올랐다. 품목별로도 구리와 금 면화 커피 등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고 밀과 옥수수, 대두 가격도 적게는 30%대, 많게는 50%대로 올랐다.


문제는 이 같은 원자재 가격 상승세가 쉽사리 잦아들 것 같지 않다는 것. 미국 에너지부(EIA)나 석유수출국기구(OPEC) 등 주요 기관들은 올해 전세계 원유수요가 2년 연속 사상 최대를 기록할 것으로 보고 있다.
 
곡물쪽은 호주와 태국 홍수, 미국 냉해, 남미 가뭄 등 수 십 년만에 찾아온 최악의 라니냐로 공급 차질이 우려되고 있다. 특히 미국의 추가 양적 완화로 달러 유동성이 풍부해진 가운데 올해 경기 전망도 상향 조정되고 있어 투기세력을 비롯한 원자재시장의 금융자금 유입도 지속될 것이다.

일단 이머징마켓의 인플레이션은 현실화한 지 오래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지속되다 5%를 넘겨버린 중국은 통화정책과 각종 행정력을 총동원해 인플레 잡기에 혈안이 돼 있다. 지난해 은행의 지급준비율을 여섯 차례나 올리면서도 10월과 12월에 기준금리를 올렸고 새해 지준율을 또 올렸다. 인도는 8%대라는 엄청난 인플레에 작년 여섯 차례 기준금리를 인상했다. 태국과 러시아, 브라질 상황도 녹록치 않다. 우리나라도 올 경제정책의 최우선 과제를 물가 안정으로 내세우고는 작년 두 차례 인상에 이어 새해 초부터 추가 금리 인상에 나섰고 범정부 차원의 물가종합대책을 내놓았다.

◇인플레 먹구름 확산중

심각한 것은 외국인 자금 유입이 이어지고 성장 속도가 빠른 신흥국만 인플레이션 불안에 시달리는 게 아니라는 것. 영국은 경제가 여전히 취약한 가운데 물가 상승률이 중앙은행인 영란은행 목표치 2%를 거의 두 배 가까이 웃돌아 정책 딜레마에 빠졌다. 유로존에서는 물가 상승률이 작년 12월 2.2%로 목표치인 2%를 뛰어넘었다. 심지어 미국에서도 최근 고용사정이 좋아지면서 물가상승 압력이 고개를 들고 있다. 결국 시기나 속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선진국들도 서서히 긴축으로의 방향전환을 고민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러나 이들 정책조합으로 인플레이션이 어느 정도 잡힐지는 불확실하다. 일단 원자재 가격 상승이라는 잠복된 리스크가 제 풀에 꺾인다는 전제가 필요하다. 하반기에 성장이 둔화되면서 원자재 수요가 줄어 인플레이션 압력이 낮아질 것이라는 기대 역시 성급하다. 불행하게도 경기 둔화로 금융시장 전망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저금리는 달러화 투자자금을 원자재 같은 대체자산으로 쏠린다. 이쯤 되면 각국 중앙은행이나 정부로서도 쓸 수 있는 카드가 없어지고 만다.

아울러 원자재 가격 상승은 가계나 기업들에게 일종의 세금 증가와 같은 효과를 준다. 소비 둔화와 기업실적 악화로 이어진다는 뜻이다. 더 심해질 경우 성장 둔화를 야기하며 급기야 스태그플레이션 우려까지 키우게 된다. LG경제연구원은 “국내 물가 안정을 위해 원화 절상을 용인해야 하지만 이 경우 수출경기에 부정적이라 정부로서도 물가 안정과 수출여건 개선 등 정책 우선순위에 따라 금리와 환율정책을 적절히 조합해야 할 것”이라고 권고했다.

이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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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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