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채권시장 딜러라면 젊은 시절 외국계에서 경험을 쌓은 뒤 연륜을 쌓고 안정적인 로컬뱅크로 가곤 한다.
그러나 JP모간체이스에서 상품 채권운용과 프라이머리딜러(PD) 업무를 맡고 있는 박형로
(사진) 상무는 이런 일반적인 커리어 패스를 거스르고 있다. 나이 들어서 로컬에서보다 더 많은 일을 하고 있지만, 거기서 만족감을 느끼며 많은 것을 배우고 있다고 한다.
20년 가까운 채권딜링 경력에도 불구하고 일하면서 본인의 시야가 넓어져 좋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함께 성장해 온 우리 채권시장에 대해서도 "아시아 대표 채권시장으로 성장해줬으면…" 하는 바람을 표시했다.
그의 일, 그의 생각을 들어본다.
-로컬뱅크에서 일하다가 외국계로 간 특이한 경력을 갖고 있다.
▲그렇다. 남들에 비하면 거꾸로 가는 것이라고 하겠다. 첫 직장인 장기신용은행에서 5년, 국민은행에서 9년을 채권쪽 일을 했다. 장은에서는 초기 1년은 지점 일도 했고 자금증권부에서 3년을 일했다. 증권 기획과 미들 오피스쪽을 맡다 국민과 합병된 후 본격적으로 채권 트레이딩을 시작했다고 할 수 있다.
-늦게 외국계로 간 계기가 있었을 것 같다.
▲별다른 건 없고. 그냥 내가 잘할 수 있는 일을 찾으려고 했다. 앞으로도 계속 할 수 있는 일을 찾다 보니 마침 JP모간에서 채용이 있었다. 내 기억으론 아마 4년전 JP모간에 조인할 때가 아주 드물게 시니어급을 모집했던 것 같다.
-JP모간이라는 곳에서 일하고 있는데, 어떤 느낌인가. 어떤 장점이 있다고 보는가.
▲사무실이 굉장히 촘촘하다. 그렇다보니 채권 뿐만 아니라 FX와 외국인 플로우 등 여러 분위기를 같이 볼 수 있다. 볼 수 있는 시각이 넓어지는 효과가 있고 정보를 공유하는데도 효율적이다. 로컬에서는 상대적으로 하나의 시장에 집중하다보니 못보는 부분도 있었던 것 같고. 이런 환경이 트레이딩할 때 실수를 줄여주는 효과도 있는 것 같다.
-외국계다보니 글로벌 네트워크 속에서 얻는 부분도 많을 것 같은데.
▲그렇다. 회사에서는 야후 메신저 대신 블룸버그 메신저를 쓰는데, 홍콩이나 싱가폴 등 해외 직원들, 특히 세일즈나 트레이딩쪽과 실시간으로 대화하다보니 아무래도 얻는 게 많다. 월요일에는 아시아 전체 회의를 갖고 수요일에는 홍콩쪽이랑 회의도 있다. 다만 최근 우리 시장이 워낙 디커플링돼 움직이다보니 이런 정보가 도움이 될 때도 있고 아닐 때도 있다.
-이런 외국계의 특성에다 오랜 로컬에서의 경험이 접목돼 시너지가 있을 듯 한데.
▲아무래도 오랫동안 로컬에 있어서인지 시장이나 자금 등 전체적인 흐름을 공유하고 파악하는데 도움이 되고 있는 것 같다. 로컬에서의 오랜 시장 경험과 JP모간체이스의 시장 지위 등이 맞물려 시너지가 있는 것 같다. JP모간은 시장에 적극적으로 대응해 열심히 트레이딩하는 편이고 포지션도 꽤 큰 편이다.
-하루 일과는 어떻게 되나.
▲보통 7시반쯤 출근해서 7시쯤 퇴근한다. 로컬과의 차이라면 혼자 직접 해야할 일들이 굉장히 많다는 거다. 점심시간은 싱가폴에서 11~12시라 그쪽 거래가 많아 점심식사도 밖에 나가서 먹지 못한다. 장 마감 후에도 5시부터 런던시장이 열리면서 투자자들의 시장 문의나 거래가 많다. 이렇다보니 바빠서 전화 연결도 잘 안된다는 얘기도 듣는다.
-자금부에 속해있는데, 부서 조직은 어떻게 구성돼 있나.
▲별도 세일즈 인력이 10명 이상 되지만, 이를 빼고 보면 이자율 트레이더가 6명이고, 크레딧쪽이 1명, FX쪽 트레이더가 3명으로 돼 있다.
-올해 맡은 쪽에서 장사는 잘 했나.
▲다들 그렇지만 올해는 우리도 괜찮았던 것 같다. 영업환경이야 조금씩 나빠지곤 있지만, 시장에 적극적으로 임해서 그런 것 같다.
-내년에는 어떤 영역에서 돈을 벌 생각을 하고 있나.
▲아직 답을 찾지 못했다. 개인적으로 생각하고 있는 건 있지만, 좀 정리해야 한다. 이번주부터 휴가라 휴가 다녀와서 정리하고자 한다.
-끝으로, 시장에서 더 발전됐으면 하는 부분이나 정책을 만드는 당국자들에게 바라는 점이 있다면.
▲레포 기간물이 더 활성화돼야 한다고 본다. 콜 30조~35조원 시장에서 적어도 3분의 1은 레포가 커버해야 한다고 본다. 당국도 고민을 하고 있고 거래소도 장내 레포시장을 잘 만들어 놓았다. 내년에는 이 쪽 카운터파트를 찾아 보려고 한다.
또 하나, 개인적으로 우리나라 채권시장이 굉장히 잘 만들어진 시장이라고 본다. 시스템 자체를 아시아 전체로 잘 확대해 간다면 금융허브도 충분히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우리 시장에서 중국과 인도네시아 채권을 거래할 수 있도록 한다든지. 조세 등 먼저 제도적인 장벽은 있을텐데 이를 시도해 보면 우리가 금융허브로 거듭하는데 좋은 실마리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