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정책금융공사, 사모펀드 손실 보전 놓고 `마찰`
GP "손실 전가는 글로벌 스탠다드에 벗어나"
등록 2010-09-13 오전 10:03:20
수정 2010-09-13 오전 10:03:20
[이데일리 한창율 기자] 한국정책금융공사의 투자운용방식이 사모투자펀드(PEF) 업계에서 도마위에 오르고 있다.
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자금을 집행하고 있지만 후진적인 운용 방향이 PEF 시장 위축을 불러올 것이라는 우려다.
13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한국정책금융공사는 신성장동력산업 육성을 위해 1조5000억원의 펀드를 조성, 위탁운용사(GP) 15개사를 선정해 녹색·에너지 및 신성장동력산업에 자금을 집행할 예정이다.
하지만 자금 집행에 앞서 만들어지는 내부 규약에 대한 정책금융공사의 태도가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정책금융공사는 내부 규약에서 우선적으로 투자자들(LP)의 수익을 확보한 후 운용사(GP)들이 수익을 배분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이런 정책금융공사의 내부규약은 현재 폐지가 거론되고 있는 벤처투자조합의 우선손실충당제도와 유사하다.
우선손실충당제도란 벤처투자 조합에서 손실이 발생했을 경우 위탁운용사(GP)인 벤처캐피털(VC)이 유한책임투자자(LP)에 앞서 손실을 먼저 떠안는 것으로, 벤처캐피털업계의 수익성을 떨어뜨리는 주요인이라는 지적을 받아왔다.
현재 PEF는 우선손실충당제도가 없어 GP들 입장에서는 높은 수익률 추구를 위한 투자가 가능하다. 하지만 이번 정책금융공사가 강하게 밀어부치는 내부 규약 방안은 자칫 사모PEF 투자 형태를 위축시킬 수 있다는게 업계 관계자들의 지적이다.
한 PEF 관계자는 "거대 LP인 정책금융공사가 내부 규약을 통해 GP들의 운용을 제한하는 것은 후진적인 투자 행태"라며 "글로벌 금융 산업을 지향하는 정책금융공사의 방향과도 반대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다른 한 관계자도 "PEF는 리스크가 높은 인수·합병 투자를 주로 하는데 내부 규약을 통해 투자를 제한을 하게 되면 채권 투자 밖에 할 수가 없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한편 정책금융공사 관계자는 "안정적인 투자를 위해 이와 같은 내부 규약을 만들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