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중국이 춘절연휴 마지막날 기습적인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했다.
지난 8일 인민은행은 홈페이지를 통해 9일부터 기준금리인 1년 만기 대출금리를 6.06%로 0.25%포인트 인상한다고 밝혔다. 1년 만기 예금금리도 3%로 0.25%포인트 인상됐다.
지난해 두 차례 금리 인상과 여섯 차례 지급준비율 인상, 올초 지준율 인상에 이은 잇딴 긴축 행보다. 본격적인 통화긴축에 따른 우려감도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여전히 중국의 통화정책은 완화적 기조를 유지하고 있는데다 통화당국 역시 물가 잡기와 대외자본 유입 우려 사이에서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하고 있는 만큼 적극적 긴축에 따른 악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 | ▲ 중국 1년 대출금리와 실질금리(자료=미국 NBFG 재인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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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최근 금리 인상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중국내 실질금리는 마이너스 수준이다. 1년 대출금리가 6% 수준인 반면 소비자물가 상승률도 추세적으로 6%를 넘어서고 있다.
가장 흔히 사용되는 음식료를 제외한 물가 상승률을 감안해봐도 실질금리는 3.9% 수준에 불과하다. 리만사태 직후 실질금리가 4.8%였던 점을 감안하면 100bp 가까이 낮은 수준이고 3.5%까지 내려갔던 지난 2000년 중반 이후 10년만에 최저다.
지난해 12월 주춤했던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월에 재차 확대되고 최근 가뭄 피해로 상승률이 더 높아질 경우 추가적인 금리 인상은 불가피하겠지만, 투자은행(IB)들이 전망하는 100bp 정도는 큰 부담이 아닐 수 있다는 뜻이다.
동 타오 크레디트스위스(CS) 중국담당 애널리스트는 "이번 조치로 금리 인상이 재개됐다는 의미는 있지만, 앞으로 금리를 더 올려도 리만사태 직전 수준까지가 한계일 것"이라며 "이렇게 보면 적극 긴축이 아닌 정상화 행보로 보는 게 옳다"고 말했다.
특히 빠른 금리 인상으로 인해 대외자본 유입이 더 가팔라질 경우 시중 유동성 증가라는 부작용이 우려된다는 점도 중국 당국의 발목을 잡을 것으로 보인다.
궈 홍빈 HSBC 아시아 리서치대표도 "현재 중국 인민은행은 금리 인상을 통한 물가 잡기라는 명분과 금리 인상에 따른 투기자본 유입이라는 우려 사이에서 불안한 줄타기를 하고 있다"며 "이 때문에 적극 금리 인상은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 지난해 10월과 12월 두 차례 기준금리 인상이 있었을 때에도 중국 외환보유고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는 중국에게 큰 부담이 될 수 있다.
결국 금리 인상이라는 카드를 적극 활용하는 대신에 작년과 같이 큰 폭의 지준율 인상과 적절한 위안화 절상을 병행할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아울러 금리 인상의 한 이유가 된 시중 통화량 증가가 진정될 것이라는 전망도 완만한 긴축을 예상케 하는 대목이다.
씨티그룹은 이날 "시중 통화량은 다소 진정되는 기미를 보일 것"이라며 "M2 증가율과 신규대출 등 유동성 관련 지표들은 통화긴축으로 인해 정상수준으로 회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