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하지나 기자] 올초 삼성전자 납품업체에 대한 100억원대 지분투자로 업계에 화제를 불러일으켰던 윤종용 삼성전자 상임고문이 해당 업체의 상장심사 청구전 소유지분을 전량 매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행여 있을 지 모를 부정적 시선을 차단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4일 한국거래소와 IB업계에 따르면 마이크로스피커 제조업체인 블루콤은 코스닥 상장을 위해 지난 1일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했다.
블루콤은 지난 91년 설립된 업체로 지난해 787억원 매출에 95억원의 순익을 낸 우량 전자부품업체다. 삼성전자와 납품 관계를 맺고 삼성전자의 주력 스마트폰인 갤럭시S에도 제품을 납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블루콤을 더욱 유명하게 한 것은 윤종용 삼성전자 상임고문의 지분 투자였다. 삼성전자 대표이사를 지낸 윤 고문은 올초 블루콤에 주당 7500원씩 100억여원을 투자해 지분 20% 가량을 취득하고 2대주주가 됐다.
하지만 이번 상장예비심사 청구 때 윤종용 고문은 주주명단에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개월새 윤 고문이 지분을 처분한 것으로 판단된다.
삼성그룹은 상황에 따라 임직원이 협력회사 지분을 사적으로 소유하는 것을 금지하는 내규를 운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행여 있을 수 있는 특혜 시비를 없애기 위한 것.
윤 고문은 블루콤 지분 매입 당시 임원이 아니었기 때문에 사내규정에는 위반되지 않는다는 게 삼성측 설명이다. 그러나 윤종용 고문이 지난 2000년부터 얼마전까지 삼성전자의 대표이사까지 지냈다는 이력은 외부에서 결코 곱게 보기 힘든 약점으로 작용한 것으로 판단된다.
삼성전자 퇴직 임직원이 삼성전자 협력사로 가는 것은 꽤 흔한 일이나 윤 고문은 중량감이 다르다. 윤 고문이 일례로 한국공학한림원장과 함께 정부 출연연구소를 진단하고 미래의 밑그림을 그리는 과학기술출연연구기관 발전 민간위원회 위원장을 맡아 활발한 활동을 벌이고 있는 것도 그의 위상과 무관치 않다.
결국 평판을 고려치 않을 수밖에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측은 윤 고문의 투자와 처분은 개인적인 결정이라며 확대 해석을 꺼려했다.
한편 블루콤의 상장공모 대표주관사는 우리투자증권이 맡고 있으며 공모예정금액은 243억~324억원 가량이다. 최대주주는 김종규 대표이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