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권소현 기자] 금융위기 이후 전세계적으로 시행됐던 통화완화기조가 하나둘씩 종료되고 있다. 신흥국이 먼저 나섰고 이제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들도 양적완화를 끝내거나 금리인상에 나설 채비를 하고 있다.
이에 따라 글로벌 유동성에도 변화가 예상되는 가운데 일본에서 지진이 발생하자 일본발 유동성 랠리가 시작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앞으로 글로벌 유동성은 일본이 지진복구를 위해 어느정도 돈을 풀 것인지와 엔화 향방에 달려있는 만큼 일본이 키를 쥐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박중제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7일 "지진 후에 나타나고 있는 일본은행의 확장적 통화정책과 그로 인한 변화들이 미국과 유럽의 통화정책 변화를 얼마나 상쇄하는 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3월들어 일본은행의 본원통화량은 12조엔(1400억달러) 증가했다. 미국이 2차 양적완화 프로그램을 통해 한달에 750억달러씩 돈을 풀었다는 점과 비교해보면 상당한 규모다.
박 애널리스트는 "지진 이후 일본은행의 유동성 팽창 정책의 규모는 미국의 1차와 2차 양적완화에 이은 3차 양적완화라고 부를 수 있을 정도로 강력하다"며 "일본의 통화정책이 단기적으로 글로벌 자산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이어 글로벌 자산 가격이 현 수준에서 추가 상승세를 보이기 위해서는 엔화 약세가 지속돼야 한다고 분석했다. 엔화가 약세를 보여야 캐리성 자금이 증가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박 애널리스트는 "향후 엔화 약세 추세가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며 "미국이나 유럽 등 선진국과 일본 통화정책 방향상 차이가 발생하고 주요 7개국(G7) 중앙은행들이 공조를 통해 엔화 약세를 유도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일본 투자자들이 지진복구를 위해 해외 자산을 매각할 가능성도 있지만 이는 아직 기우라고 판단했다.
그는 "지진이 발생한 직후인 3월 셋째주 일본 대외 투자 금액은 2751억엔 순매수로 이전 수준에 비해 감소하기는 했으나 여전히 순매수 추이를 이어 나갔다"며 "그 다음주인 3월 넷째주 대외 투자 순매수 금액은 9224억엔으로 이례적으로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일본발 글로벌 유동성 창출이 이어진다면 단기적으로 상품의 강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일본이 단기간에 막대한 유동성을 공급하면서 다시 한번 유동성 랠리의 특성을 연출하게 됐다"며 "통상적으로 유동성 랠리의 초기 국면에서 커머더티가 강세를 나타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글로벌 투자자들의 선호도가 선진국에서 다시 이머징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그는 "미국과 유럽의 완화적 통화정책 스탠스 강도가 약화되고 있는 반면 이머징 국가들의 긴축은 이제 막바지에 다다랐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며 "글로벌 유동성도 이머징 국가를 중심으로 유입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