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③을지로금융타운 점령한 중국계자본
등록 2016-01-03 오후 12:03:00
수정 2016-01-03 오후 7:49:48
[이데일리 김영수 기자] “닌 하오(안녕하세요) 칭진(어서오세요)!”
서울 중심지인 명동 거리의 상점 점원들은 요우커(중국인 관광객)의 관심을 끌기 위해 확성기까지 사용하며 쉴새 없이 중국어로 외친다. 요우커로 뒤덮인 이런 풍경의 명동은 마치 중국에 온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한·중 FTA 비준, 위안화 SDR(IMF의 특별인출권) 편입 등으로 한·중간 교류 확대가 예상되는 가운데 요우커 1000만명 시대가 성큼 곧 다가올 전망이다.
중국계 은행과 보험사 등 금융회사들도 속속 한국 시장에 진출하고 있다. 국내 금융회사들이 밀집해 있던 을지로에는 중국 금융회사들이 속속 둥지를 틀고 있다. 24층 높이의 쌍둥이 빌딩이 자리잡고 있는 명동의 중국 대사관을 중심으로 중국 관광객과 금융회사들이 모여들고 있는 것이다.
현재 국내에 진출한 중국계 은행은 공상ㆍ중국ㆍ건설ㆍ교통ㆍ농업 등 5곳이다. 지난해 말에는 중국 10위권 은행인 광다(光大)은행이 예비인가를 마침으로써 중국계 은행은 6곳으로 늘어났다. 중국계 은행은 미국 영국 일본 프랑스계 은행을 제치고 국내에 가장 많이 진출한 외국계 은행이 됐다.
덩치도 빠르게 커지고 있다. 지난 9월 말 기준 중국·공상·교통·건설·농업은행 등 5개 중국계 외은지점(외국은행 국내지점)의 총자산 합계는 총 65조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48조 1000억원보다 35% 늘었다. 이는 54조원 수준의 한국씨티은행보다도 많은 수준이며 대구·부산 등 국내 지방은행과 맞먹는 규모다.
현재 중국계 외은지점은 대체로 을지로 주변 대형빌딩을 임차해 쓰고 있다. 중국공상은행은 태평로 빌딩, 중국은행은 영풍빌딩, 교통은행은 삼성화재빌딩에 각각 입주해 있다.
서울파이낸스센터에 입주해 있던 중국건설은행은 지난 2014년말 옛 동양생명 빌딩을 510억원에 인수해 사옥(중국건설은행타워)으로 사용하고 있다. 중국건설은행타워 앞으로는 동양증권을 인수한 유안타증권 건물이 있다. 최근에는 중국은행도 건물매입을 물색하고 나서 중국계 금융회사들이 국내 오피스시장에 미칠 영향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중국계 은행뿐만 아니라 거대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한 중국계 보험사의 진출도 활발하다. 국내 은행 인수가 어려운 중국계 은행과 달리 중국계 보험사는 직접적인 인수·합병(M&A)을 통해 국내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지난해 초 동양생명을 1조 1000억원에 인수함으로써 중국 자본의 국내 보험사 첫 인수라는 신호탄을 쏘아 올린 안방보험이 대표적이다. 총자산 7000억 위안(약 121조원)에 달하는 안방보험은 우리은행 지분 인수를 타진하기도 했다. 안방보험은 현재 을지로 GS타워에 입주해 있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중국 정부가 위안화 국제화 정책을 바탕으로 ‘금융굴기(金融起·세계 금융질서에서 우뚝 서겠다)’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만큼 지점 인가 또는 M&A 등 다양한 방식을 통해 한국 시장에 대한 진출 확대를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