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④핵심인력은 줄줄이 나가는데..소잃고 외양간 고친 조직개편
등록 2017-04-03 오전 6:00:00
수정 2017-04-03 오전 6:00:00
[이데일리 김영수 기자] 2007년 1월 출범한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에 대한 조직개편이 지난 2월말 단행됐다. 하지만 전주 이전을 앞두고 운용역들이 썰물처럼 빠져나간 상황에서 ‘소잃고 외양간 고친 격’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그간 수차례 전면적인 조직개편의 필요성이 제기됐지만 보건복지부는 꿈쩍도 하지 않았다. 하필 핵심 운용역이 다 빠져나간 상황에서 조직개편을 했으니 다들 의아할 수밖에 없었다.
이번 조직개편안은 증권투자 부문장, 대체투자 부문장 등 부(副) 기금운용본부장(CIO) 직위를 도입하고 국내외 대체투자 조직을 자산군별 조직으로 재조직하는 게 핵심 내용이다. 하지만 올초 전주이전을 앞두고 지난해 7월부터 최근 8개월간 퇴사한 실(室)급 이상 운용역은 총 6명에 달한다. 이는 실장급 운용역의 75%에 해당된다. 지난 2월에는 해외대체투자실장이 그만둬 외부 공모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다만 전주까지 내려가서 일 하려는 마땅한 적임자가 있을지 우려된다.
지난해말 현재 기금운용본부 운용역은 총 223명이며 40대 이하가 66%를 차지하고 있다. 최근 3년간 기금운용본부를 떠난 운용역은 49명으로 지난 한 해 가장 많은 30명이 그만뒀다. 퇴사자 연령도 40대 이하가 60%를 차지할 정도로 젊은 운용역이 더 나은 조건과 환경을 제공하는 회사로 이직했다.
기금운용본부가 복지부로부터 승인받은 올해말 운용인력은 총 275명(CIO 포함)으로 지난해말보다 20%(52명)가량 늘어났다. 하지만 이 운용인력을 다 채용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일부에선 정년이 보장되는 만큼 일정 수준 이상의 연령이 되면 기금운용본부를 떠나지 않으려는 보신주의도 문제점으로 지적하고 있다. 내외부에서 실력을 인정받는 젊은 운용역들이 떠나는 것을 근본적으로 막을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얘기다. 복지부도 이런 점을 고려해 △기금 운용역 보수(기본급+성과급) 단계적 인상 △해외 사무소 인력 추가 배치 △서울 회의공간 마련 등 근무 여건 개선 등의 대책을 내놓았다.
하지만 기금 운용역 보수 인상은 기획재정부와 협의가 필요한 문제로 여론 또는 시기상조라는 분위기 등으로 자체 무산되곤 했다. 해외 사무소 인력 추가 배치 역시 본사의 의사결정 시스템을 따르기 때문에 자율권 부재로 운신의 폭이 넓지 못하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유능한 인력의 경우 해외근무를 위해 해외 기관 취업하는 등 다양한 방안이 있는데 굳이 기금운용본부를 노크하지 않을 것”이라며 “운용 조직의 독립성과 전문성을 제고할 수 있는 지배구조 개편이라는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