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조진영 기자] 한국벤처투자가 운영하는 모태펀드에서 올해 가장 많은 사업을 따낸 벤처캐피탈(VC)은 키움인베스트먼트(이하 키움인베)인 것으로 확인됐다. 반면 세 차례 이상 도전장을 냈음에도 한 번도 선정되지 못한 VC는 네 곳이었다.
30일 본지가 ‘2015년 모태펀드 출자사업별 운용사(GP) 선정결과’를 분석한 결과 한국벤처투자는 올해 1월부터 10월 말까지 총 46개 사업, 4992억원 출자를 확정했다. 이 과정에서 세 번 이상 모태펀드 출자사업에 도전한 VC는 총 열 곳이었다. 모태펀드란 기업에 직접 투자하지 않고 개별 투자조합에 출자해 운영하는 펀드다.
키움인베는 세 개 사업 GP로 선정되며 가장 많은 사업을 따냈다. 키움인베는 정시모집(2회)과 수시모집(2회) 등 총 4회 지원했다. 공연음원분야는 한차례 탈락한 뒤 재도전에 성공했다. 키움인베는 매년 중형펀드(500억~1000억원)를 한 개씩 결성하고 기존에 있던 펀드 한 개를 청산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김재환 키움인베 경영관리팀장은 “지난해 응모한 펀드에서 줄줄이 탈락했는데 올해 우연치 않게 세 개 모두 최종 선정됐다”며 “운용인력대비 전체 운용자산 규모가 작아진 점이 영향을 준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 자금이 충분히 확보된 만큼 내년에는 투자제안서 공모를 하지 않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도전을 반복해 결국 출자를 따낸 곳도 있다. 유니온투자파트너스는 올해 모태펀드 출자사업 정시모집에만 일곱 차례 서류를 내 두 개 사업에서 GP로 선정됐다. 유니온 역시 콘텐츠 전문투자사다. 올해 모태펀드 출자 사업 중 40%가량이 콘텐츠 및 관련분야 투자였던 만큼 도전 기회가 많았던 것으로 풀이된다.
허수영 유니온 이사는 “올 초부터 방송 콘텐츠와 기술이 결합된 융합 콘텐츠까지 투자 영역을 확대했다”며 “모태펀드의 출자 방향과 잘 맞아 여러 차례 소신지원했다”고 말했다.
매번 고배를 마신 VC도 있다. △큐브벤처파트너스(5회) △캐피탈원(4회) △지비보스톤창업투자(3회) △에이치큐인베스트먼트(3회)는 한 차례도 선정되지 못했다. 에이치큐인베스트먼트의 경우에는 서류심사조차 통과하지 못했다. 이들은 주로 문화콘텐츠 분야에 응모했다.
송승엽 캐피탈원 이사는 “올해는 문화콘텐츠에 강한 VC가 운영하는 조합들의 만기가 몰리면서 대형사들과 펀드레이징(펀드 자금모집)이 많이 겹쳤다”며 “내년에는 (업력이 얼마되지 않은 회사도)조금 숨통이 트일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중소기업 창업투자회사 전자공시(DIVA)에 따르면 올해 1월초부터 10월말까지 만기를 맞은 창투조합은 총 25개였다. 이중 10개가 문화콘텐츠 투자조합이었다.
사업을 따내지 못한 VC 중에는 탈락 원인을 파악하기 어렵다는 불만도 나온다. 한 VC업계 관계자는 “탈락할 때마다 보완해야 할 점에 대해 (한국벤처투자에) 문의하지만 답변이 애매모호해 원인을 파악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에 대해 구형철 한국벤처투자 기획관리팀장은 “1차 서류심사는 정량평가로 이뤄지기 때문에 VC조직이나 인력이 바뀌지 않으면 허들을 넘기 어려울 수 있다”며 “2차 심사의 경우 정성평가로 이뤄지고 외부 심사위원들이 계속 바뀌기 때문에 보완점을 설명하기 곤란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