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힘겹게 첫발 뗐지만…바이오특화펀드 ‘된다, 안된다’ 논란
올 1월 1500억규모 결성...VC조합 중 역대 최대
“인력구성 등 운용 쉽지 않아” vs “성장성으로 커버 가능”
기관에 7% 수익률 제시...연기금 등은 참여 안해
등록 2016-03-30 오전 6:42:00
수정 2016-03-30 오전 6:42:00
[이데일리 조진영 기자] 역대 최대규모로 조성된 바이오특화펀드(의료, 제약 등 헬스케어분야에 전문적으로 투자하는 펀드)의 성공 여부가 뜨거운 감자로 부상했다. 이 펀드가 성공하면 대규모 특화펀드가 잇따라 조성돼 바이오산업의 붐에 가속도를 낼 수 있지만 실패하면 한창 달아오른 바이오투자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1500억 바이오특화펀드 투자후보 검토…7% 수익제시
29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올초 벤처캐피털(VC)인 KB인베스트먼트와 솔리더스인베스트먼트는 1500억원 규모의 글로벌헬스케어펀드라는 특화펀드를 결성했다. 특화펀드란 주목적투자비율이 특정분야에 집중돼 있는 펀드를 말한다. 보건복지부가 한국벤처투자(모태펀드)에 출자한 300억원을 기반으로 공동운용사인 KB인베와 솔리더스가 각각 500억원과 300억원을 조달했다.
KB인베와 솔리더스는 조합 결성 이전부터 20여곳을 후보군으로 선정해 투자를 검토하고 있다. 첫 투자대상은 제약분야가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바이오특화펀드의 경우 대체로 결성이후 첫 투자처 선정까지 4개월 정도가 걸리는 점을 고려하면 상반기내에 투자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운용사는 운용수익에 대해서도 낙관하고 있다. KB인베와 솔리더스는 기관투자가를 모으는 과정에서 운용수익률을 7%로 제시하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신정섭 KB인베 이사는 “관리보수가 이전보다 줄어들었음에도 보건복지부가 제시한 5% 수익률보다 더 높은 수준을 제안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성수 솔리더스 상무도 “운용인력 대부분이 산업계 출신으로 관련 기업 인큐베이팅 능력을 인정받았다”고 강조했다. KB인베와 솔리더스는 3명씩 총 6명의 인원을 확보하고 투자처를 검토중이다.
연기금, 출자제안 고사…수익성·운용 등 어려움 우려
하지만 업계에서는 바이오특화펀드의 성공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자금 모집과정에서 어려움을 겪는 등 바이오펀드의 리스크가 문제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KB인베와 솔리더스는 부족한 자금을 모으기 위해 지난해말 군인공제회와 행정공제회의 문을 두드렸다. 사전에 투자 대상을 정하지 않은 블라인드펀드 형식의 벤처펀드로 각각 100억원 내외의 자금을 조달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안정성 등을 이유로 공제회가 고개를 저었고 간신히 다른 기관투자가에게 자금을 조달했지만 모집 기간이 상당히 지체됐다. 한 공제회 관계자는 “국내 바이오투자가 안정적인 수익을 낼 수 있는가 하는 점에 대해서는 아직 의문이 있다”며 “이 때문에 (공제회) 전체 대체투자에서 이 분야가 차지하는 비중은 미미하다”고 말했다.
운용과정에서도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한 VC업계 관계자는 “특화펀드는 여러 분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일반 펀드와 달리 특정 영역에 투자가 몰리는 만큼 경기변동을 크게 탈 우려가 있다”고 강조했다. 중소기업창업투자회사전자공시(DIVA)에 따르면 지난 2011년 3월 이후 최근 5년간 결성된 351개 투자조합 가운데 바이오특화펀드는 13개(3.7%)에 불과했다.
이번 펀드의 특징인 의료기관 진출도 걸림돌이 될 수 있다. 복지부는 글로벌헬스케어펀드의 주목적 투자대상에 국내 의료기관의 해외진출을 명시했다. 운용사는 전체 조성액의 20%에 해당하는 300억원을 해당 사업에 투자해야 한다. 지난해 500억원 규모로 조성된 제3호한국의료글로벌진출펀드에도 60%(300억원) 이상을 의료기관의 해외진출에 투자해야 한다는 내용이 들어가 있지만 아직까지 진척된 사항은 없다.
글로벌헬스케어펀드가 성공을 거두더라도 대형 바이오특화펀드 조성이라는 투자흐름으로 이어지기에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분석도 있다. 기존 바이오투자에 비춰볼 때 1500억원 규모의 펀드일 경우 15~20개 업체에 투자해야 한다. 기존 인력구조는 한 개 펀드에 다양한 분야를 담아 운영하는 투자 포트폴리오 구성과 닮아있어 특화펀드 결성을 위해 신규 인력충원이나 구조조정이 불가능하다. 또 다른 VC업계 관계자는 ”기존에 운영하고 있는 조합이 만기가 되기 전까지는 인력을 재배분하기 어려워 대규모 특화펀드에 도전하는 것은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