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흔히 얘기하듯 미국은 소비의 나라다. 소비지출이 미국 국내총생산(GDP)의 3분의 2를 차지하고 있으니 이는 과언이 아니다.
그런 민간소비는 지난해 하반기 미국이 더블딥의 망령에서 벗어날 수 있게 해 준 강력한 원동력이었고, 최근에도 가장 빠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는 부문이다. 그리고 새해 들어서도 이같은 추세는 흔들림이 없다.
미시간대가 발표한 지난 1월 미국 소비자신뢰지수 수정치는 74.2를 기록, 예비치였던 72.7을 넘었고 시장 전망치였던 73.2보다도 1포인트나 높았다.
또 톰슨로이터가 28개 대형 체인스토어의 매출을 집계한 1월 지수(월마트 제외)는 4.2% 상승했다. 이는 작년 동기의 3.3%나 애널리스트들이 사전에 예상했던 2.7%를 넘어서는 수치였다.
이에 따라 오늘(15일) 밤 발표되는
1월 소매판매(Retail Sales)는 미국 소매경기의 대표적인 지표로서 그 결과가 주목된다. 소매판매는 미국 소비경기는 물론이고 나아가 경기 전반을 설명해준다. 특히 소매판매는 소비자들의 소비 패턴을 가장 빨리 반영하는 지수로 인정받고 있다.
다만 인플레이션을 설명하지 못하기 때문에 물가가 상승할 경우에도 판매액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날 수 있다는 점이 단점이다.
이 때문에 미 상무부는 소매판매의 월간 변화를 정확하게 이해하기 위해 자동차처럼 월별 기복이 심하거나 취향 변화에 따라 매출액이 급변하거나 에너지와 식료품처럼 외부요인에 의해 가격이 왜곡되는 항목들을 제외한 지수도 별도로 산출하고 있다.
또 내구재와 비내구재를 포함해 소매상의 월 매출을 집계해 구하고 있지만, 상품만 포함될 뿐 전체 소매지출의 절반 이상인 서비스나 보험, 소송비용 등은 제외된다. 2주일 정도 뒤에 나오는 개인소득과 소비지표와 함께 봐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소매판매 만큼 소비경기를 잘 드러내주는 대체지표가 없다는 점이다. 경험적으로도 소매판매는 경기 호황과 침체의 깊이는 몰라도 방향성은 대체로 잘 반영하고 있기도 하다.
이번 1월 소매판매 지표는 블룸버그 컨센서스 기준으로 전월대비 0.5% 상승이 예상된다. 증가세야 이어지겠지만, 작년 10월 1.6%, 11월 0.8%, 12월 0.6%로 석 달 연속으로 둔화세가 이어질 것이다. 1분기에 실질 소비가 3.5%나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에 비하면 다소 부진한 출발이다.
다만 작년 12월말부터 올 1월까지 이어진 폭설과 한파 등 악천후에 소매판매 지표가 일시적인 부진을 겪었을 가능성을 감안할 필요는 있겠다.
실제 극심한 눈폭풍이 몰아치면서 1월의 신규 취업자수 증가세도 기대에 못미쳤다. 백화점 등 쇼핑객 수도 줄었을 가능성이 충분하다. 이렇게 본다면 소매경기는 비교적 선방했다고 할 수 있다. 건강한 조정이 언제쯤 의미있는 반등으로 나타날지 주목된다.
아울러 이날 밤 발표되는
1월 수입물가(Import Prices)도 관심을 끄는 대목이다. 시장 컨센서스 기준으로는 전년동월대비 4.4%, 전월대비 0.8% 상승이 예상되고 있다. 각각 작년 12월에 비해 다소 둔화된 수준이다.
그러나 연료 제외한 물가는 3.1%로 전월 3.0%보다 높아졌을 것으로 추정된다. 전월대비로는 0.4% 상승했을 것이다. 달러화가 한달간 1.3% 정도 완만하게 절하됐고 제품 전반적으로 가격 오름세가 확대되면서 물가 오름세가 커졌다.
이밖에도 이날에는 뉴욕주 제조업 경기를 보여주는
2월 엠파이어스테이트지수(Empire State Survey)와
12월 기업재고(Business Inventories), 2월 전미주택건설업협회 주택시장지수(NAHB Survey) 등 굵직굵직한 지표들이 잇달아 공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