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최근 살아나고 있는 미국경제의 시그널은 여기저기서 울리고 있지만, 유독 주택시장 부진은 두드러진다.
버냉키 연준 의장도 지난 14일 소기업 포럼에서 "경제는 강해지고 있고 최근 몇달 동안 더 좋아져 올해 3~4% 성장이 가능하다"면서도 "고용과 더불어 주택부문의 회복은 아직도 느리다"고 토로했다.
이런 맥락에서 볼 때 1월 고용보고서 부진은 미국경제나 연준 모두에게 뼈아픈 악재였고, 그런 이유로 오늘(19일) 밤 공개되는
12월 신규 주택착공건수(Housing Starts)와
건축허가건수(Building Permits) 등 대표적 주택 선행지표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신규 주택착공건수는 주거용 건물 착공건수를 기준으로 미 상무부가 전국 1만9000여 지역의 건축업체들을 대상으로 전화 인터뷰와 우편으로 착공건수를 문의해 집계하는 지표로, 단독주택(비중 75%)과 2가구 이상으로 구성된 타운하우스나 콘도(5%), 아파트(20%) 등을 포괄한다.
특히 신규 주택착공건수는 건축업체들을 상대로, 건축허가를 받기 이전 물량까지 포함하는 만큼 실물경제를 가장 잘 반영해주는 주택지표로 꼽히고 있다.
주택관련 지표가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5% 수준에 불과하지만 투자부문에서는 27%나 차지하고 있는데다 승수효과가 크고 고용 등에도 파급되는 경향이 있어서 더욱 그렇다. 물론 건축허가건수는 건물을 짓기 전 허가건수를 기준으로 한다는 점에서 이런 착공건수의 선행지표 역할을 한다.
앞서 주택착공건수는 지난 4월말에 주택구입과 관련된 세금 크레딧이 종료되면서 충격파를 받은 바 있다. 모기지 이자율은 기록적으로 낮은 수준이었지만 고용시장 악화로 인해 잠재적인 주택 구매자들의 마음도 위축됐고 세금 지원 종료까지 겹치면서 4월 67만9000건이 5월에 58만8000건으로 급감했다. 이후로도 큰 회복세를 보이지 못하다 지난해 11월에 55만5500건으로 반등했다.
그러나 12월에는 건수가 재차 둔화될 것으로 보인다. 블룸버그 컨센서스 기준으로 55만건이 예상돼 전월보다 5000건 정도 줄어들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12월중 미국 북동부에 몰아친 눈폭풍 등 기상 악화가 가뜩이나 억눌린 심리를 더 위축되게 했을 것이다.
건축허가건수도 11월 55만2000건에서 54만4000건으로 다시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결국 광범위하게 보면 현 주택경기는 지난 2008년 후반기 바닥을 찍은 이후 횡보세를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무엇인가 모멘텀이 없다면 올해 내내 이어질 수도 있겠다. 오는 20일 기존주택 판매와 26일 신규주택 판매도 완만한 반등 정도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오늘 밤 발표되는
주간 모기지 신청건수(Mortgage Purchase Applications) 역시 주택경기를 가늠해볼 수 있는 주요 지표가 될 것이다.
모기지가 일반화돼 있는 미국의 경우 주택착공이나 건축허가 모두 모기지 금리 변화에 의해 영향을 크게 받는데, 최근 연준의 추가 양적완화 이후 모기지 금리가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는 점이 부담이다. 보통 모기지 금리와 2~3개월간 시차를 두고 이들 지표가 움직이는 경향이 있다.
다만 지난 7일 기준 모기지 신청건수가 직전주보다 2.2% 상승했고 30년물 고정 모기지 금리 역시 4.78%로 전주의 4.82%보다 다소 떨어졌다는 점이 약간의 기대를 갖게 하는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