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이데일리 이동훈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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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성선화 기자] 최근 독일 오피스 빌딩 입찰 경쟁에서 국내 기관투자가 두 곳이 맞붙었다. 독일에서도 핵심지역에 들어선 이 빌딩은 우량 임차인이 장기 계약을 맺어 글로벌 투자가들도 함께 경쟁을 했지만 1차 입찰 결과는 최고가를 제시한 KB증권으로 돌아갔다. 이례적인 점은 KB증권의 기존 해외 부동산을 담당하는 IB본부가 아닌 다른 본부에서 뛰어 들었다는 점이다. 업계 관계자는 “부동산 자산운용사가 아닌 증권사가 직접 고유자금(PI)으로 입찰에 뛰어든 것은 이례적”이라며 “게다가 투자은행(IB) 부문도 아닌 파트의 임원이 직접 참여해 의아했다”며 분위기를 전했다.
증권사 PI 자금…기관투자가 맞먹는 ‘큰손’ 부상22일 IB 업계에 따르면 초대형 IB를 표방하는 국내 증권사들이 든든한 ‘실탄(자기자본)’을 장착하고 기관투자가들과 맞먹는 전주(錢主)로 급부상하고 있다. 불과 2~3년전만해도 투자할 기관투자가를 먼저 섭외한 뒤 중개 수수료를 위해 입찰에 뛰어들었지만 최근에는 기관 없이 PI 자금을 들고 직접 입찰에 참여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웬만하면 PI 투자를 꺼려했던 국내 증권사들이 자본금이 늘면서 공격적으로 ‘자기 돈’을 쏘고 있다”며 “글로벌 투자 환경의 경쟁이 치열해진데다 해외투자 경험이 쌓이며 자신감이 붙었기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그중에서도 올 들어 공격적으로 PI 투자 나선 증권사는 국내 자본금 1위인 미래에셋대우, 연말까지 자본금 3조원을 목표로 하는 하나금융투자, 현대증권 인수 후 몸집이 커진 KB증권 등 신흥 IB강자 3곳이다. 지난 6월 기준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하나금융투자(3559억원), 미래에셋대우(4276억원)와 KB증권(2153억원)은 전체 영업이익에서 IB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이 각각 43.5%, 36.64%, 29.1%로 나란히 1, 2, 3위를 차지했다.
이들 증권사는 올 상반기 국내 부동산 시장에서 진행된 빅딜 9건 대부분에 이름을 올렸다. 광화문 최고가를 기록한 더케이트윈타워에는 KB증권과 하나금융투자가 같이 참여했다. 양재동 P파워는 KB증권이 총액인수했고, 서울스퀘어는 하나금투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경쟁 입찰에는 증권사 PI 자금이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며 “증자로 풍부해진 증권사 유동성을 체감할 수 있다”고 말했다.
사내 무한 경쟁…증권 중심 은행 통합 CIB로 공략 이들 증권사들은 IB 경쟁력 강화를 위해 차별화된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먼저 후발 주자인 하나금투는 은행과 증권사를 통합하는 기업투자금융(CIB)을 추구하며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과거 은행 중심의 CIB에서 탈피해 증권 중심으로 전환하며 올해부터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이진국 하나금투 사장이 올초 은행과 증권 경험을 두루한 배기주 IB그룹장(KEB하나은행 IB사업단장 겸임)을 전격 선임해 IB 전권을 부여한 것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배 그룹장은 올초 120명이었던 IB 인원을 200명으로 늘리고 해외 부문 인력을 보충해 본부로 승격시켰다. 그 결과 CJ헬스케어 인수금융, 현대오일뱅크 IPO 주관, 광명시 의료복합의료센터 등의 성과를 냈다. 배 그룹장은 “향후 하나금융지주의 차세대 성장동력인 IB에 집중할 계획”이라며 “증권 중심으로 은행 IB를 통합하는 새로운 CIB 모델을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미래에셋대우와 KB증권은 부문별 칸막이를 없애 무한경쟁 시스템을 구축했다. 미래에셋대우는 IB 내 총 3개 부문 17개 본부의 300여명이 모두 부동산 관련 투자를 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그동안 IB 2부문이 주로 PF(프로젝트파이낸싱)을 맡고 3부문이 해외 인프라 등 해외 대체투자를, 1부문은 IPO(기업공개) 등 전통적인 IB를 맡아 왔다. 그 결과 미래에셋대우는 올 상반기 IB부문에서만 1011억원을 기록하며 사상 처음 1000억원이 넘는 수익을 기록해냈다.
KB증권도 IB의 총 10개의 본부내 부동산 관련 인력 130여 명이 국내외 구분없이 딜소싱을 할 수 있도록 했다. 예전에는 국내외, 투자 자산별 딜소싱 구분이 확실했지만 최근에는 국내든 해외든 먼저 ‘깃발’을 꽂는 팀이 투자를 할 수 있게 됐다.
이 때문에 동일한 입찰 딜에 같은 증권사의 다른 팀들이 들어와 경쟁을 하는 경우까지 발생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증권사 내에서도 영역없이 무한 경쟁을 하다보니 과열 경쟁이 나타나기도 한다”며 “과도하게 입찰가를 높이는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