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조해영 기자] “목표수익률을 지나치게 높게 잡으면 조직이탈의 위험성이 있다.”
국민연금공단에서 투자를 총괄하는 기금운용본부장(CIO)은 이같은 우려를 드러냈다. 800조원이 넘는 자금을 굴리며 국민 노후를 책임져야 하는 국민연금이 목표수익률이 높아지면 운용 인력이 더 부족해질 수 있어 부담스럽다는 뜻을 내비친 것이어서 주목된다.
 | | 안효준 기금운용본부장이 지난달 29일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열린 2021년도 제1차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에서 관계자와 대화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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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국민연금의 ‘2020년도 제10차 기금운용위원회 회의록’에 따르면 안효준 국민연금 CIO는 지난해 12월 열린 기금위에서 “조직 관리적 측면에서 국민연금을 이해하고 운용한 경험이 있는 직원들을 유지하는 것이 큰 과제”라며 “지나치게 높은 초과수익률은 조직 이탈의 위험성이 있다”고 발언했다.
안 CIO의 발언은 기금위가 올해 국민연금의 목표 초과수익률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국민연금은 코스피지수 등 벤치마크(BM) 대비 목표 초과수익률을 정해놓고 이를 달성하기 위해 자산을 운용한다. 올해 목표 초과수익률은 전년과 같은 수준인 0.22%포인트로 결정됐다.
이 과정에서 기금위원 일부는 국민연금이 목표 초과수익률을 더 공격적으로 설정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기도 했다. 목표를 높게 잡고 그에 맞춰 적극적인 투자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러한 의견이 오가는 가운데 안 CIO는 “2019년과 2020년도는 비효율적인 장세가 연출된 장으로 알파 초과수익률이 좋았다”며 “보통의 장세에서 초과수익률 알파 22(0.22%포인트)는 상당히 부담되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국민연금의 인력부족 문제가 제기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공공기관 지방이전에 따라 2017년 전북혁신도시로 자리를 옮긴 후부터 우수한 인력이 이탈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특히 국민연금이 해외투자 비중을 늘려가는 데 반해 해외투자 인력을 구하기가 쉽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이에 김용진 국민연금 이사장도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해외는 주식과 채권, 대체투자에 전문적인 경험과 지식, 네트워크를 가진 사람이 있어야 하는데 단기간에 양성되기 어려운 부분”이라며 “국내 시장에 인력이 많아야 하는데 얘기를 들어보니 생각보다 많지 않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반면 국민연금의 자금운용 규모는 갈수록 커지고 있다. 지난해 11월 기준으로 국민연금 적립금은 800조원을 돌파했다. 지난 2013년 400조원을 돌파한 지 약 7년 만이다. 이 때문에 인력 부족 현상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한 관계자는 “서울에 있을 때에도 인력이 충분치 않았는데 전주에 내려가면서 그 현상이 더욱 심해졌다”며 “적은 인력에 일은 많고 지방에서 생활해야 하다 보니 그만두는 사람이 생길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