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연지 기자] 앞으로 신생 신기술금융사는 투자 조합 결성 시 개인 투자자 모집에 나서지 못할 전망이다. 금융감독원이 개인보다는 기관과 일반 법인 위주로 투자자를 모집하라고 강력히 권고하면서다. 신기술금융사의 운용 능력이 검증되지 않은 만큼, 혹시 발생할지 모를 개인 투자자 피해를 선제적으로 막아보겠다는 취지다. 업계는 사모펀드 사태로 한 차례 홍역을 치른 금융당국의 이러한 입장을 이해한다면서도 울상이다. 설립 초반부터 기관 및 일반 법인을 모집하기는 하늘의 별 따기라 자칫 업계 생존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 | (사진=이미지투데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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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벤처캐피털(VC) 업계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인가 전의 신생 신기술금융사를 대상으로 ‘초기 투자조합 결성 시 개인이 아닌 기관 위주로 투자자를 모집하라’고 강력히 권고하고 있다. 라임과 옵티머스 사태 이후로 관련 규제가 전방위적으로 강화되면서 사모펀드와 유사한 기능을 하는 신기술금융사 등으로 자금이 쏠리자 이를 제한하고 나선 것이다. 혹시 모를 신기술금융사발 제2의 사모펀드 사태를 막아보겠다는 취지다.
신기술금융사란 신기술을 개발하거나 이를 응용해 사업화하는 벤처·중소·중견기업에 투자하는 금융사를 일컫는다. 통상 7년 이내의 벤처·중소기업에만 투자하는 창업투자회사와 달리 투자 대상이 넓다. 투자에 성공할 시에는 고수익을 바라볼 수 있지만, 그만큼 원금 손실 등의 투자 위험이 크다. 지난 2016년 금융위원회가 신기술금융사의 자본금 요건을 기존 200억원에서 100억원으로 완화하면서 우리나라에서는 신기술금융사가 속속 생겨났다.
이보다 더한 문제는 이들에 대한 투자조합 운용 규정 등 투자자 보호장치가 제대로 마련되어 있지 않다는 점이다. 여신전문금융업법에 따르면 조합은 자금을 관리·운용함에 따라 생긴 투자수익의 20%를 넘지 않는 범위에서 신기술금융사에 배분할 수 있다. 하지만 이를 위반했을 경우에 대한 규정은 없다. 사모펀드 사태 이후 금융당국이 신기술금융사를 유심히 살피며 투자자 주의 환기에 적극 나선 배경이다.
실제 일부 신기술금융사는 이러한 규제 공백을 악용해 개인 투자자에게 피해를 입히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일부 신기술금융사는 투자조합 운용으로 생긴 수익을 (투자자에게) 배분하지 않고 가로채는 등의 불법행위를 저지르고 있다”며 “신기술금융사의 개인 투자자 모집이 ‘음지의 영역’이라고 불리는 이유”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이렇게 해서라도 개인의 피해를 막겠다는 금융당국의 입장을 이해하면서도 투자자 모집을 제한할 법적 근거를 우선 마련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비친다. 익명을 요구한 업계 한 관계자는 “금감원에서 최근 신생 신기술금융사들을 대상으로 개인 자금은 받지 않는다는 내용의 서류에 서명을 받아갔다”며 “라임과 옵티머스 사태를 의식하고는 관리·감독의 편의를 위해 서명을 받아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신기술금융사들은 인가를 내어주지 않을 것을 대비해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서명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문제는 신생 신기술운용사들은 운용능력이 없다 보니 처음부터 기관 및 법인 자금을 받기가 어렵다는 점”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