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몸집만 커졌지 제기능 못하는 코넥스…거래소 지원책 고심
26일 개장 1000일..시총 4.6조·상장기업 112개
시장 거래 활발하지 않아 설립취지 못살려
VC업계 "코넥스 갈 이유 별로 없어"
거래소, 유치 확대 앞두고 대책마련 고심
등록 2016-03-23 오전 6:50:00
수정 2016-03-23 오전 6:50:00
[이데일리 조진영 기자] 코넥스시장이 시장규모를 키워가고 있지만 미미한 거래량 탓에 중소·벤처기업 육성이라는 설립 취지를 살리지 못하고 있다. 그런데도 한국거래소는 올해 코넥스 상장사를 대폭 늘리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몸집 불리기에 앞서 거래 활성화를 통해 초기기업 자금조달과 모험자본 중간 회수라는 본연의 기능을 강화해야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2일 현재 코넥스에 상장된 기업은 112곳으로 시가총액은 4조6551억원이다. 21개사 4689억원으로 문을 연지 3년만에 상장사는 5배 이상, 시총은 10배 가까이 늘었다. 반면 거래량은 걸음마 수준이다. 금융연구원에 따르면 2015년 코넥스시장의 상장주식 회전율은 각각 0.04%를 기록해 코스닥시장(2.56%)에 한참 못미쳤다. 상장주식 회전율은 주식거래량을 각각 상장 주식수로 나눈 값으로 코넥스 시장에서 주식 1주당 0.04회 거래가 이뤄졌다는 의미다.
거래량이 적다보니 자금조달 역시 원활하지 않다. 자금조달 기업과 방법 모두 쏠림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코넥스시장에서는 25개 상장사가 903억원을 조달했다. 나머지 90여개사는 자금조달 실적이 없었다. 대부분 사모증자(30건)와 전환사채 발행(5건)을 통해 진행된 점도 특징이다. 일반공모는 단 1건(2.8%)에 불과했다. 같은 기간 코스닥 상장기업의 공모방식 자금조달 비중은 38%에 달했다.
이보미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유통주식비율이 비교적 작은 코스닥 소형주(3.36%)와 비교하더라도 코넥스시장 회전율은 크게 낮은 수준”이라며 “시장의 가격 발견 기능이 효율적으로 작동하고 있지 않아 모험자본 중간회수처로서 기능을 저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 벤처캐피털 업계 관계자는 “투자한 기업이 상장할 경우 시장상황을 봐가면서 2~3차례에 걸쳐 회수하게 되는데 코넥스에서는 거래가 거의 이뤄지지 않아 회수 계획을 세우기 어렵다”면서 “급하게 코넥스 상장을 추진하기보다 1~2년간 여유를 갖고 단번에 코스닥에 입성하는 게 투자자 입장에선 더 유리하다”고 말했다.
상장 기업에 대한 정보가 충분치 않아 투자자들이 투자를 꺼리는 점 역시 시장 활성화를 막고 있다는 지적이다. 금융연구원은 코넥스에서 코스닥으로 이전 상장한 기업 주가가 코스닥 직상장 기업보다 크게 움직이고 이전상장 기업간 수익률 편차도 직상장 기업에 비해 크다고 분석했다. 코넥스시장이 상장기업에 대해 충분한 정보를 제공받지 못했다는 의미다. 거래소 홈페이지에 게시되는 코넥스 상장사 분석보고서 역시 지난해 12월 22일 툴젠과 알엔투테크놀로지를 끝으로 단 한 건도 없는 상황이다.
기업 입장에서도 상장을 추진할 유인이 충분치 않다. 코넥스 상장을 접고 코스닥행을 선택한 한 벤처기업 관계자도 “코넥스시장에 상장할 경우 공시의무가 강화되는데 비해 별다른 실익이 없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거래소는 연내 코넥스 상장사를 현재(112개)의 두 배 규모인 250여개 수준까지 늘리려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위해 지난 17일 관련업계 관계자들이 참석한 코넥스 시장발전토론회를 개최했다. 22일에는 벤처캐피탈협회 회원사 실무진들과 구체적인 지원책에 대해 논의했다. 시장 관계자는 “현재까지 추세에 비춰볼 때 올해 코넥스 신규 상장사는 연간 60개 내외가 될 것”이라며 “100여개 이상 늘리는 것은 무리이지 않겠냐”고 말했다. 이어 “거래소 차원에서 벤처기업과 투자자들에 대한 구체적인 지원책을 계획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금융위원회에서 어느 수준까지 허용하느냐가 관건”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