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하지나 기자] 지난해 3분기 최악의 시간을 보냈던 주식자본시장(ECM)이 다소 되살아나는 분위기다. 하지만 투자심리는 더욱 침체됐다. 양적으로 발행규모는 늘었지만 질적으로는 악화됐다. IPO시장에서 기업들은 발길을 돌렸고, 자금조달을 위한 마지막 보루로 유상증자 시장을 찾은 기업들은 늘었다.
30일 이데일리의 2012년 4분기(10~12월) ECM리그테이블에 따르면 증권사들의 전체 ECM주관실적은 1조3009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3분기(1914억원)에 비하면 10배 가량 늘어난 수준이다. IPO 시장 규모도 4265억원으로 지난 3분기(1239억원) 대비 4배가량, 유상증자(잔액인수 방식) 시장은 675억원에서 8744억원으로 무려 13배가량 증가했다.
하지만 발행시장 분위기가 예년 수준을 회복한 것은 아니다. 재무구조 개선 등 자금조달이 시급한 몇몇 기업들이 유상증자를 진행하면서 상대적으로 발행 규모가 늘어난 듯한 착시효과를 일으켰다.
특히 4분기의 경우 올해 상장을 계획했지만 적당한 시기를 저울질하며 상장일정을 미뤘던 기업들이 대거 몰리는 성수기에 해당한다. 그에 비하면 오히려 조용한 편이다.
업황부진에 따른 개별 기업 실적악화와 더불어 주식시장 침체로 대형딜로 손꼽혔던 포스코특수강과 LG실트론이 결국 상장일정을 연기했다. 올해 4분기 IPO시장에서는 CJ헬로비전(2932억원)이 가장 많은 공모자금을 조달했으며, 유가증권시장에는
CJ헬로비전(037560)과
지엠비코리아(013870) 단 두 곳만이 상장에 성공했을 뿐이다.
반면, 유상증자 시장에는 회사채 발행이나 은행권 차입금 등으로 자금조달이 여의치 않는 기업들이 대거 등장하면서 때아닌 문전성시를 이뤘다. 채무상환을 위해 3476억원을 조달한
대한전선(001440), 운영자금 목적으로 1969억원을 발행한
현대엘리베이터(017800)를 비롯해 14개 기업들이 증권사와 잔액인수 계약을 맺고 유상증자를 진행했다. 지난 3분기 6개 기업과 비교하면 크게 늘어났다.
이 가운데 대한전선의 대표주관사 하나대투증권의 활약이 눈길을 끈다. 이외에도
SBI액시즈(950110) 상장대표주관을 맡으면서 SBI모기지에 이어 일본계 기업 2곳을 나란히 코스닥 시장에 상장시켰다. 최근 외국계 기업에 대한 투자심리가 여전히 냉랭한 가운데 하나대투증권은 트렉레코드와 수수료 성과라는 ‘두마리 토끼’를 거머쥐었다. 침체된 발행시장 분위기에도 불구하고 공격적으로 나선 하나대투증권은 결국 전체 ECM 주관순위에서 1위, 수수료 부문에서는 하이투자증권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지난 3분기 전체 ECM 순위 1위를 기록한 한국투자증권은 3위에 그치면서 간신히 대형IB의 자존심을 지켰다. 그동안 중소형 IPO 강자로 잘 알려진 한국투자증권은 이번 4분기에는 유상증자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넥솔론(110570),
신성솔라에너지(011930),
현대엘리베이터(017800) 등 4건의 주관실적 가운데 3건이 유상증자 시장에서 발생했다.
반면, 부진한 흐름이 지속됐던 IPO시장에서는 오랜만에 외국계 증권사가 상위권에 올랐다. JP모간은 CJ헬로비전 단 한차례의 주관 실적으로 주관, 인수, 수수료 부문에서 모두 1위를 차지했다. 대형 IPO딜이 잇따라 무산되면서 국내 대형 IB증권사는 자취를 감췄다.
CJ헬로비전(037560)의 공동대표주관을 맡았던 대우증권은 3위,
디젠스(113810)와
와이엠씨(155650) 대표주관업무를 진행한 우리투자증권은 6위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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