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대연 기자] 국내 ‘큰 손’으로 분류되는 연기금과 공제회 등 기관투자가들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투자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아직 구체적인 기준을 토대로 뚜렷한 변화나 성과가 나오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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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연기금과 공제회들은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해 ESG를 강조하는 세계적인 추세에 따라 자체적인 가이드라인을 마련하는 등 체계를 갖춰나가며 출자사업 평가 항목에도 ESG 요소를 고려하고 있다.
앞서 국민연금은 지난해 5월 국내외 석탄발전소 신규 건설 프로젝트에 투자하지 않겠다는 계획을 밝히며 탈석탄을 선언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발발한 이후 기후변화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탄소 배출 감축 등 ESG 투자가 더욱 중요해졌다는 설명이다. 국민연금은 앞으로 석탄 채굴 및 발전 사업에 대해 투자를 제한하는 내용의 ‘네거티브 스크리닝(Negative Screening)’ 전략을 도입하기로 했다. 네거티브 스크리닝은 ESG 관점에서 부정적으로 평가되는 산업이나 기업군은 투자 대상에서 제외하는 전략을 말한다.
지난 2020년 기준 운용자산(AUM) 규모가 각각 36조6878억원과 16조3573억원인 한국교직원공제회와 행정공제회도 이미 지난 2019년 “향후 국내외의 석탄발전소 건설을 위한 프로젝트 파이낸싱과 관련 회사채 등을 통한 금융 투자 및 지원에 참여하지 않겠다”며 탈석탄 금융을 선언한 바 있다. 교직원공제회는 지난해 브룩필드자산운용이 조성하는 ‘브룩필드 글로벌 트랜지션 펀드’에 수천억원을 투자하며 탈석탄 기조에 발맞추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외에도 사학연금과 공무원연금은 지난해 10월 ESG 경영위원회를 신설해 ESG 경영전략을 논의하는 등 체계를 갖추고 있다. 특히 사학연금은 지난해 국내 블라인드 사모펀드(PEF)를 운용할 위탁사를 선정할 당시 ESG 관련 추진 성과와 노력에 가점을 부여하는 등 사회적책임투자(SRI) 강화하는 움직임을 보이기도 했다. 군인공제회도 지난해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통해 “ESG 가치에 부합하는 투자를 매년 10% 이상 확대할 것”이라고 선포했다.
하지만 연일 ESG 투자 최고치를 경신하며 지속 가능한 발전에 앞장서는 해외 기관투자가들과 비교하면 국내는 규모나 수익률 등 한계로 인해 성과가 두드러지지 않는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에 대해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많은 기관 투자가들이 ESG를 미래 투자의 주요 고려사항으로 인식하는 것은 맞지만 사실상 수익보다 이미지를 위한 부분이 더 크다”며 “세계적인 흐름에 따라 기관마다 구체적인 투자 전략을 마련한다면 향후 ESG 투자가 더 활성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