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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1.2京 시장 4분의1 토막으로 전락
세금 부과시 거래비용 급증 시장이탈 불가피
세수 효과는 증권거래세의 1.2%~5.6% 불과
등록 2012-07-31 오전 7:05:00
수정 2012-07-31 오전 8:11:42
[이데일리 임명규 기자] ‘연간 1경2000조원 시장이 3000조원 시장으로’
국회 및 정부의 파생상품 거래세 부과 움직임에 대한 한국거래소의 분석보고서는 자본 금융시장의 위축으로 인한 국제경쟁력 저하에 대한 우려를 고스란히 담고 있다.
현재 파생상품 거래는 주식 거래(증권거래세)와 달리 비과세 원칙이 적용되고 있다. 2000년대 초반 정부가 파생상품 소득에 대해 과세하려는 움직임을 보였지만, 시장 원리에 맞지 않고 세수 효과가 미미하다는 이유로 철회한 바 있다.
2009년 국회를 중심으로 소득 과세가 아닌 거래세 개념의 도입 논의가 시작된 이후, 올들어 금융세제 전면 개편이라는 화두가 떠오르면서 파생상품 거래세 도입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여야는 모두 19대 총선 공약으로 제시했고, 정부는 조세연구원 용역을 바탕으로 최종 도입안 발표를 눈앞에 두고 있다. 현재 유력하게 거론되는 방안은 지수선물의 경우 최소 0.001%, 최대 0.01%의 세율을 부과하는 것이다. 옵션 거래에도 0.01~0.1%의 세율을 적용하는 쪽으로 가닥이 잡혀있다.
거래소의 국회 보고 자료에 따르면 파생상품 거래세가 도입되면 선물 고빈도거래자의 경우 거래비용이 최대 714%, 옵션은 372%까지 증가한다. 일반거래자들도 선물과 옵션 거래비용이 각각 179%, 53%씩 늘어날 것으로 추정됐다.
거래비용이 늘어나면 기존에 낮은 비용을 바탕으로 파생상품에 투자하던 전략이 소용없게 된다. 예를 들어 선물수익률이 0.001%로 설계된 고빈도거래자에게 파생거래세 0.001%가 부과되면 예상수익이 발생해도 거래비용을 뺀 순손익은 0이 된다. 거래소 관계자는 “파생거래세율이 거래자가 인내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설 경우 투자전략 구사가 불가능해진다”며 “결국 파생상품거래를 중단하는 시장 이탈 현상이 나타날 것”이라고 우려했다.
거래소 측은 세금 부과로 인한 파생거래 감소 예상치도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지난해 선물 거래금액은 1경1260조원, 옵션은 436조원이다. 각각 일평균 42조4000억원, 1조6000억원이다. 옵션매수전용계좌 폐지 등 지난해 8월 이후 시행된 파생상품거래 규제에 이어 이번에 거래세가 도입되면 선물거래는 49~74%, 옵션은 51~80% 급감할 것이란 전망이다. 1경1696조원 시장이 최대 2985조원 시장으로 위축될 수 있는 것이다.
이로 인해 파생상품 거래세를 도입해도 세수효과는 미미하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파생거래 규모에 규제와 과세 효과를 감안한 추정치에 따르면 파생거래세 도입 후 연간 세수는 790억원~3768억원으로 지난해 증권거래세수의 1.2%에 불과했다.
해외에도 파생상품의 거래 단계에 세금을 부과하는 국가는 거의 없기 때문에 국내 자본시장의 경쟁력이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중국과 싱가포르, 홍콩은 주식거래세를 부과하지만 파생거래에는 비과세하고 있고, 일본과 호주는 자본이득세 방식으로 과세한다. 대만이 유일하게 선물 0.004%, 옵션 0.1%의 파생 거래세를 규정하고 있다.
거래소 관계자는 “거래세가 부과되는 대만은 우리나라보다 개인 투자자 비중이 높고 외국인 비중은 낮다”며 “거래세 부과로 개인의 투기적 거래를 줄이는 정책 효과도 없이 오히려 외국인의 유동성이 크게 줄어들 수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파생상품에 대한 비과세가 어렵다면 거래세가 아닌 소득 과세 개념을 적용하는 것이 적절하다는 입장이다. 거래소는 “조세형평성 제고를 위해 굳이 파생거래한 과세가 필요하다면 시간이 걸리더라도 자본이득세 방식으로 부과해야 국제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