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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

"극장은 죽지 않았다"…OTT 시대에 몸값 8조 찍은 비결

영국 ATG, 미국 PEF에서 미국 그룹사로 손바뀜 거래
부채 포함 기업가치 8.6조원 추산…극장 딜로 역대 최대
극장 외 콘텐츠 제작, 티켓 판매 붙이니 밸류 조 단위

등록 2026-08-16 오전 9:04:01

수정 2026-08-16 오전 9:0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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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마켓in 김연지 기자] 영국에서 극장 운영사를 8조원에 매각하는 사례가 탄생했다.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확산 이후 극장 산업의 성장성에 대한 의구심이 커져가는 가운데 이뤄진 거래로, 미국 사모펀드운용사가 M&A를 통해 사업 지역 및 영역을 확대하고 극장 수를 확대하면서 단순 극장 운영사를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플랫폼으로 키워낸 점이 높은 기업가치로 이어졌다.

1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라이브 스포츠·공연·문화행사에 투자하는 미국 마리그룹은 영국 ATG엔터테인먼트를 인수하기로 했다. 거래 조건은 비공개지만, 업계에선 부채를 포함한 기업가치를 약 45억파운드(약 8조6116억원)로 추산하고 있다.

ATG는 런던 웨스트엔드와 미국 브로드웨이 등을 중심으로 70여개 공연장을 운영하는 글로벌 극장 사업자다. 회사는 지난 2013년 미국 사모펀드운용사 프로비던스에쿼티파트너스로부터 약 3억5000만파운드에 인수된 뒤 영국에 집중돼 있던 사업을 미국과 유럽으로 넓혔다.

회사는 실제 지난 2015년 미국 ACE시어트리컬그룹을 인수해 뉴욕과 뉴올리언스, 샌안토니오 등에 공연장을 확보했고, 2023년에는 브로드웨이 주요 극장을 보유한 주잠신시어터스(Jujamcyn Theaters) 지배지분을 사들였다. 지난해에는 스페인 공연 제작·운영사 SOM프로듀스를 인수해 마드리드 극장 5곳을 포트폴리오에 추가했다.

공연장을 늘리는 데만 그치지 않았다. ATG는 직접 극장을 운영하는 동시에 공연 제작·공동제작과 자체 티켓 플랫폼인 ATG티켓까지 사업 영역을 넓혔다. 극장 대관료에 의존하던 구조에서 벗어나 공연 기획과 티켓 판매 등으로 수익원을 다변화한 것이다. 여러 국가에 공연장을 확보하면서 인기 작품을 다른 지역으로 확장하고, 티켓 판매를 통해 관객 데이터를 직접 축적할 수 있는 기반도 갖췄다.

이 같은 사업 구조는 코로나19라는 위기를 버티는 과정에서도 힘을 발휘했다. 공연장이 장기간 문을 닫으면서 실적이 급격히 악화됐지만 프로비던스에쿼티파트너스는 추가 자금을 투입하며 ATG를 지원했다. 이후 엔데믹으로 관객이 돌아오면서 실적은 빠르게 회복됐고, 지난해 영업이익은 사상 최대 수준까지 올라섰다.

그 사이 시장 환경도 ATG에 우호적으로 바뀌었다. OTT와 유튜브 등 온라인 콘텐츠 소비가 늘었지만 뮤지컬과 콘서트처럼 현장에서만 즐길 수 있는 공연 수요는 견조하게 유지됐다. 라이브 엔터테인먼트의 성장 가능성에 다시 주목하는 투자자들이 늘어난 것도 ATG의 몸값을 끌어올린 배경으로 꼽힌다.

마리그룹 역시 이런 흐름에 베팅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공연장뿐 아니라 스포츠 대회와 아트페어, 티켓 플랫폼 등 라이브 이벤트 관련 자산을 잇달아 확보해온 만큼 ATG 인수를 통해 공연장 운영까지 사업 영역을 넓히겠다는 구상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거래를 계기로 극장과 공연장 등 라이브 엔터테인먼트 자산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커질 수 있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공연장 운영에 제작과 티켓 판매를 결합해 수익원을 넓힐 수 있는 데다가 글로벌 확장을 통해 규모의 경제를 만들 수 있다는 점이 확인됐다는 설명이 뒤따른다. 여기에 장기간 보유를 통해 기업가치를 끌어올린 프로비던스의 사례가 나오면서 극장 자산을 보유한 다른 PEF 운용사들도 ATG의 밸류업 전략을 벤치마킹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김연지 기자

ginsbu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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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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