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조해영 기자] 새 정부 출범을 앞두고 국민연금의 주주권 행사 기조에 변화를 관련한 변화를 예상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와 전문가들은 국민 노후를 책임져야 하는 국민연금의 기조가 정권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점 자체가 문제라고 입을 모은다.
2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민연금의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은 문재인 정부 이전부터 논의가 진행됐으나 지금의 구조가 갖춰진 것은 현 정부에서이기 때문에 본격적인 제도 도입 이후 처음으로 정권이 바뀌면서 이에 따른 기조 변화가 있을 것이라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 | 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이 지난 2월 25일 오후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열린 2022년도 제1차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기금운용위원회에는 복지부 장관을 포함해 일부 부처 차관들이 당연직 위원으로 참석한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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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결권 행사 방향을 대리 결정하는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의(수탁위) 전신인 의결권행사전문위원회에서 활동했던 김우창 카이스트 교수는 “도입 과정을 고려하면 진영과 별개로 피할 수 없는 흐름이긴 했지만 경영계에서 기업 경영활동에 지장을 받는다는 목소리가 있고, 그런 의견이 새로운 정권에서 적극적으로 받아들여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국민연금의 역할에 대해 정권에 따라 조금씩 다른 주장이 나오는 것 자체가 국민연금의 위치와 수익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며 우려하고 있다. 정권의 기조와 정책을 떠나서 1000조원에 달하는 국민연금의 독립성이 보장되지 않는 점이 문제라는 것이다.
한 연기금 관계자는 “주주권 행사는 정치적 입장이 개입돼서는 결코 잘 될 수가 없는 문제”라며 “친기업이든 반기업이든, 정치적인 색깔에 따라 기준이 잡힌다고 하면 국민 노후자금을 굴린다는 목적에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념과 상관없이 수급자인 국민의 노후자금에 득인지 실인지가 판단 기준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꾸준히 국민연금을 두고 갑론을박이 이어지는 것은 국민연금이 보건복지부 산하에 있고 최고 의사결정 기구인 기금운용위원회(기금위) 등에 정부 위원이 참석하는 구조가 근본적으로 기금 운용 의사결정의 독립성을 보장하기 어렵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지금 같은 구조에서는 어떤 정부든 문제가 될 수 있다”며 “주주권 행사라는 건 최선을 다해서 판단을 내려도 사후적으로 봤을 때 바람직하지 않은 결정이 될 수 있는데 지금처럼 정치적인 입김과 논리에 따라 움직인다면 바람직한 의사 결정이 될 확률은 더욱 낮다”고 말했다.
국민연금은 기금위나 수탁위 등 주요 의사결정 기구마다 경영계와 노동계, 지역가입자 등을 대표하는 위원을 고르게 참석시켜 중립을 지향하고 있다. 하지만 이 과정에 복지부가 함께 참여하고 있는 만큼 분리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각계를 대표해 참석하는 위원들에게 책임 소재를 묻기가 어려운 것도 걸림돌로 꼽힌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처럼 전문가 집단을 완전히 독립시켜 의사결정을 맡기는 등의 방법으로 기금 운용과 관련한 의사결정 구조를 완전히 독립시키는 방안이 필요하다는 제안도 나온다.
또 다른 연기금 관계자는 “결국 국민연금의 거버넌스 문제인데, 국민연금의 거버넌스가 독립적이라면 의사결정 과정에서 발생하는 문제들도 해결될 것”이라며 “지금처럼 기금운용과는 다소 무관한 제3의 인물들이 형식만 갖춰서 논의하는 건 책임성이 부족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