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신상건 기자] ‘유로존 재정위기, 일본 대지진, 미국 신용등급 강등, 한일·한중 통화스왑 체결,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사망…’
2011년 신묘년(辛卯年) 외환시장에 충격을 줬던 굵직한 이벤트들을 나열하자니 끝이 없다. 근면을 뜻하는 토끼해라 그랬을까. 유난히 분주했고 탈도 많았던 한 해다.
이런 상황에서도 자신이 가진 능력을 유감없이 발휘한 딜러가 있다. 올해의 딜러 스팟부문에 선정된 김인근 로열뱅크오브스코틀랜드(RBS) 상무다. 올해의 딜러란 우리나라 외환딜러들의 모임인 한국포렉스클럽(회장 하종수)에서 스팟·스왑·대고객·이종통화 총 4개 부문에 걸쳐 우수한 딜러를 선정해 수여하는 상이다.
김인근 상무는 “올해 시장이 크게 움직인데다 예측 불가능한 상황이 많아 거래하기에 쉽지 않았다”며 특히 지난 3월의 일본 대지진 사태와 김 위원장 사망을 꼽았다.
김 상무는 “일본 대지진 여파가 예상보다 큰 영향을 미쳐 놀랐다”며 “보름이 넘게 국내외 언론을 통해 소식이 전해졌고 뉴스 하나가 나올 때마다 환율이 30~40원 가량 움직여 불안했다”고 당시 상황을 떠올렸다. 김 위원장의 사망 소식엔 환율 등락폭이 예상보다 크지 않아 또 한번 놀랐다고 말한 그는 “더 튀어 오를 것으로 예상했지만 연말과 역외 북클로징(장부마감) 등에 시장이 빠르게 안정을 찾았다”고 덧붙였다.
현재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유로존 재정위기 이슈에 대해선 내년에도 불확실성은 여전할 것으로 내다봤다. 전 세계적인 경기침체가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유로존(유로화를 사용하는 17개국)만 혼자 살아날 수 없다는 이유다.
그는 “현재 상황은 그저 돈이 많은 독일이 부실한 그리스 등의 주머니를 채워주는 형태밖에 안 된다”며 “얼핏 그리스의 주머니가 채워진 것처럼 보이지만 유로존이라는 큰 틀로 봤을 때 전혀 달라진 것은 없다”고 평가했다. “전 세계 경기가 호전되지 않는 한 유로존 문제 해결은 어려울 것”이라면서 “결국 연말 환율은 하방 경직성이 유지되면서 1150원 수준에서 마무리될 듯하다”고 말했다.
미국의 추가적인 양적완화(QE3) 가능성에도 섣부른 판단을 내려서는 안된다고 조언했다. 최근 미국의 소비 등 경제지표가 개선되고 있지만 일시적인지 추세적인지는 시간이 지나야 알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지표가 조금 좋아졌다고 완벽하게 경기가 회복됐다고 볼 수는 없다”며 “미국 내부에서도 양적완화라는 카드가 ‘독배가 든 잔’이라는 점을 잘 인지하고 있어 쉽게 결정을 내리지는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마지막으로 “받은 상이 너무나 과분하다”면서 “다른 딜러들도 같이 고생을 많이 했는데 예우 차원에서 준 것으로 알겠다”며 동료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