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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드

자금조달 애먹는데…벤처, 벼랑 끝 몰려도 손내밀 곳 없다

[기댈곳 없는 K-벤처]①
벤처 78% "경영 어려움 겪는다"
자문 시스템 부재에 한숨
VC도 솔루션 제시 역할에는 한계
민간 자문기관 활성화 대책 필요

등록 2022-08-25 오전 4:00:00

수정 2022-08-25 오전 8:4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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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는 2022년 08월 25일 04시 00분에 마켓인 프리미엄 콘텐츠로 선공개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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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지영의 기자] 성장 정체와 자금조달 난항으로 어려움을 겪던 벤처기업 A사는 최근 한 그로스(Growth) 투자 전문 사모펀드에 인수되면서 경영 전략을 전면 재편했다. 실무진의 경영전략·재무진단 지원을 받고 증자와 투자금 수혈을 거쳐 재무구조도 개선했다. 인수합병(M&A) 전략을 수립해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기업 2개사와 합병을 추진해 복합솔루션 기업으로 탈바꿈에 성공한 상태다.

A사와 같은 사례는 흔하지 않다. 특정 자본에 인수되는 사례가 아니면 국내에서는 벤처기업이 성장 단계별 경영·재무관리 전략 지원사격을 받을 수 있는 체계가 미약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쟁력을 갖춘 벤처가 원활히 성장할 수 있는 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해서는 민간 자문 체계를 더 키워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자금 적기 조달 여부가 생사 가른다

24일 중소기업벤처부의 ‘2021년 벤처기업정밀실태조사’에 따르면 경영 애로사항 조사 결과 자금조달·운용·관리에 어려움을 느낀다고 답한 사례가 72.9%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초기 투자나 후속 투자 유치가 쉽지 않을 뿐만 아니라 필요한 자금을 적기에 조달할 창구를 찾는 데 심히 어려움을 겪는 양상이다.

[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벤처 기업은 규모와 성장 단계별로 요구되는 자금조달 방식과 창구, 성장 동력 마련 수단이 다르다. 초창기인 시드 단계에서는 주로 엑셀러레이터들이 나서서 투자 뿐 아니라 네트워크, 멘토십을 제공하고 사업모델이나 서비스를 설명하는 피칭 이벤트, 데모데이 등을 지원한다. 비교적 소규모로 투자가 이뤄진다.

초기 검증을 마친 뒤 VC 등으로부터 투자를 받아 본격적인 마케팅을 하고 사업화에 나서는 시리즈 A와 B단계, 그리고 검증된 사업모델로 해외 진출하거나 사업을 확장하는 시리즈 C와 D단계로 갈수록 적절한 시기에 투자자를 찾을 수 있는가가 기업 존속에 큰 영향을 미친다. 특히 시리즈A 단계에서 추가 투자를 유치하지 못하고 사라지는 스타트업이 많아 데스밸리(Death Valley·죽음의 계곡)이라고 불린다. 시리즈 D 단계 정도가 되면 다른 기업과의 시너지를 얻기 위한 M&A를 추진하고 적정한 대상을 물색해 규모를 키우는 전략 제안도 중요하다.

그러나 국내에는 벤처기업이 겪는 이같은 경영상의 어려움 앞에 솔루션을 제시해줄 자문 기관이 사실상 크게 부족한 상태다. 통상 기업 성장 초기에 자금을 투자한 엑셀러레이터(AC)나 벤처캐피탈(VC)이 이미 투자한 기업에 어느 정도 후속 투자에 나서거나 경영 방향 자문을 제공하는 사례는 있다.

스타트업 지원 미들마켓 금융사 필요

하지만 VC에게 이같은 역할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평가가 높다. VC로부터 투자를 받은 경험이 있는 벤처기업을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에서 ‘자금투자 외에는 VC의 거의 역할이 없었음’이라 응답이 78.0%로 압도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일정부분 역할을 담당했다’는 응답은 22.0%에 그쳤다. 성장에 필요한 조언은 가능하지만 VC가 전문적인 경영 컨설팅 기관이 아니다보니 한계도 분명하다는 것이다.

[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한 VC 임원은 “경영상 문제는 사실상 VC에만 기대기 보다는 연계해줄 수 있는 민간 자문 기관이 더 활성화돼야 하는 문제다”라며 “벤처기업에 정말 필요한 경영상 지원문제는 복합적인 경우가 많다. 개별 기업에 자금조달 외에 지속적인 지원을 제공하기에는 대형 VC들도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국내에 벤처를 지원하는 미들마켓 금융사의 부재가 문제라고 지적한다. 해외에는 중소형 IB가 대형 IB들과 차별지점을 찾아 시장을 적극 개척했지만 국내에서는 이런 노력이 부족하다는 것.

최순영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벤처기업에는 원활한 자금조달 연계와 경영·재무 자문이 중요하지만 국내에서는 이런 미들마켓 분야에 대한 개척 노력이 매우 부족한 실정”이라며 “해외에서는 부티크 IB가 중소기업 기반을 잡고 자문을 많이 해주는데 국내에선 이런 역할을 할 중소형 증권사들이 사실상 제대로 모델을 정립하지 못한 상태”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증권사만의 문제라기보다는 미들마켓 수요를 파악할 시장적 기반이나 체계가 없는 것이 문제이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업계 일각에서는 곧 국내에 도입될 ‘기업성장집합투자기구(BDC)’가 경영 지원 사격 역할을 할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BDC는 스타트업과 벤처기업 등 비상장회사에 주로 투자하는 투자목적회사를 말한다. 자산운용사, 증권사, VC 등이 BDC를 상장시키고, 시장에서 거래되면서 확보되는 자금이 벤처 투자에 사용된다. 해외에선 BDC가 자금조달 창구가 될 뿐만 아니라 경영자문 역할을 담당한다. 미국 BDC의 경우 운용 규제의 주요 요건 중에 BDC 투자 기업에 ‘중요한 경영상의 지원’을 제공해야 한다는 의무 조항이 기재돼 있다. 다만 금융당국이 상반기에 공개한 국내에 도입될 BDC 요건에는 이같은 요건을 찾아볼 수 없는 상태다.

지영의 기자

yu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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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영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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