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성훈 김연지 기자] 텅 빈 냉장고를 보며 장바구니 대신 스마트폰을 드는 시대가 왔다. 불과 10년 전만 해도 상상할 수 없던 일이 현실이 된 것이다. ‘간편하게 신선한 식료품을 살 수 없을까?’라는 고민 끝에 등장한 마켓컬리는 입소문을 타고 6년 만에 기업가치 2조5000억원에 육박하는 기업으로 발돋움했다.
그런 마켓컬리를 운영하는 컬리가 지난 9일 국내 증시 상장을 선언했다. 국내에 직상장하는 사실상 첫 K유니콘이 되기로 결심한 것이다. 미국 증시에 상장할 것이란 전망을 깬 소식에 국내 이커머스(전자상거래) 업계는 물론 자본시장에서도 큰 화젯거리였다.
지난 16일 서울 강남구 컬리 본사에서 김슬아 컬리 대표와 김종훈 부사장(최고재무책임자·CFO)을 만나 기업공개(IPO)와 사업 방향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이번 만남은 컬리의 국내 IPO 선언 이후 가진 언론과의 첫 인터뷰로 해당 질의에 김슬아 대표와 김종훈 부사장이 자유롭게 답하는 형태로 이뤄졌다.
 | | 지난 16일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진행한 김슬아 마켓컬리 대표(사진=컬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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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증시 상장 계획을 접고 국내 상장 계획을 선언했는데 배경이 무엇인가.
△(김슬아): 회사를 운영하는 관점에서 주주가 우리 제품을 써주는 것이 제일 좋은 구조라고 생각한다. 직접 써보지 않고서는 컬리의 품질을 증명할 수가 없는데 이 부분이 (국내 상장에) 큰 영향을 미쳤다. ‘마켓컬리를 써보니 이런 게 좋더라’ 공감할 수 있는 분들이 최고의 주주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 주주들한테 우리의 가치를 부여했을 때 장기적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김종훈): IPO라는 과정이 기업 입장에서는 자금 조달 측면이 크다. 마켓컬리의 경우에도 펀딩 관점에서 여러 옵션을 열어두고 접근했다. 결국 충분한 논의 끝에 한국으로 최종 결정했다. 아직은 적자 회사기 때문에 상장요건 등 어려운 지점도 있었지만 (K유니콘 상장 관련) 당국 스탠스가 풀린 점도 영향을 미쳤다.
-현재 어느정도 진행이 된 상태인가.
△(김종훈): 주관사 선정을 위한 제안요청서(RFP)가 나간 상태로 7월 마지막 주에는 상장 주관사를 선정할 예정이다.
-주관사 선정 방침이나 가이드라인이 있다면?
△(김종훈): 한곳이 아닌 복수의 주관사를 선정할 것이라는 계획 정도만 가지고 있다.
-상장을 앞두고 김슬아 대표(지난해 12월 기준 6.67%) 지분이 너무 적은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있다, 일각에서는 창업주가 엑시트(자금회수) 한다는 얘기도 나온다.
△(김슬아, 김종훈): 엑시트 한다는 건 말도 안 된다. 엑시트를 노렸다면 경영권을 보장받을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가 바이아웃(경영권 매각) 하는 것이 통상적인 방법이다. 엑시트를 하려고 했다면 지금과 반대로 하지 않았겠느냐.
-상장 과정에서 이러한 부분에 대해 어떻게 소명할 예정인가.
△(김종훈): 대표 지분이 적다고 해서 상장이 불가능하지 않다. 코스피에도 그런 규정은 없다. 지난 4월쯤 거래소가 K유니콘 유치에 나서겠다며 여러 방법을 제안했다. 지분 공동 약정 등의 장치를 가지고 오면 고려를 해보겠다 했기 때문에 상장하는데도 큰 무리는 없을 것이다.
△(김슬아): 현재 이사회 의장을 겸하고 있는데 기존 주주들이 절대적 신뢰를 보내주고 있다. 내가 잘하고 이사회에서 투명하게 소통하면 된다고 상장에는 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본다.
 | | 김종훈 마켓컬리 부사장(CFO)이 16일 오후 서울 강남구 역삼동 마켓컬리 본사에서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이영훈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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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주주 투자 비중이 높다. 상장 과정에서 나올 오버행(잠재적 물량부담) 우려를 어떻게 매듭지을 생각인가?
△(김종훈): 국내냐 해외냐는 별 차이가 없다. 국내 주주를 홀대하고 해외 주주만 감싼다는 이야기도 나오는데 그렇지 않다. 국내 주주들과도 협의를 많이 진행하고 있다. 자연스럽게 투자유치 과정에서 해외 주주들의 관심이 많았고 특정 시점이 지나니 해외 지분이 많아진 것 같다. 오버행은 풀어갈 숙제 중 하나다. 투자를 했고 언젠가는 보내야 한다. 결국 주가를 방어하면서 물량을 푸는 게 관건인데 이 부분은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주주들과 논의하고 있다.
-동종업계인 오아시스도 상장을 준비 중이다. 상장 작업에 들어가면 피어그룹(동종업계 유사기업)으로 꼽힐 수 있을 텐데
△(김종훈): 오아시스가 직접 비교군이라고는 생각하진 않지만 어느 정도 연동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다만 우리같은 비즈니스 모델을 가진 곳이 세계적으로 없다. 일반 이커머스와 컬리는 다르다. 모든 제품을 커버하는 일반 이커머스는 가격이 제일 큰 고려요소다. 그러나 가격이 아닌 퀄리티가 중요한 신선식품 분야가 컬리가 추구하는 산업이다.
-피어그룹을 선정할 때 특별함을 어필해야 하는 데 고민도 좀 있을 것 같다.
△(김종훈): 국내에 완전 유사한 비교군은 없을 것 같고. 해외에선 비슷한 곳이 ‘오카도’(시가총액 15조 규모 영국 온라인 신선식품 업체)다. 상대적인 밸류에이션으로 오카도를 생각해도 될 것 같고 쿠팡도 많이 참고할 것 같다. 중국만 봐도 한가지 특정 분야를 전문으로 성장한 업체들이 있는데 그런 부분을 잘 어필해야 할 것 같다.
-컬리는 창업부터 지금까지 퀄리티(품질)가 핵심 가치이자 경쟁력이라고 들었다. 그런데 상장 이후 규모나 수요 증가를 고려하면 퀄리티 저하 우려가 생길 수 있다.
△(김슬아): 우리가 기술이나 인프라에 투자하려는 목적은 규모가 늘어났을 때 희생되는 퀄리티를 줄일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그 과정에서 더 좋은 상품 생산을 위해 생산자들한테도 투자하려고 한다.
-상장 과정에서 보상 계획이 있는가. 쿠팡도 주식을 나눠줬다.
△(김종훈): 쿠팡과 우리의 상황은 다르기 때문에 절대 비교는 할 수 없지만 우리사주 제도를 통해 참여할 수 있게 할 예정이다. 상용직에게 어떤 보상을 줄거냐에 대해선 계획은 하고 있지만 구체적인 플랜은 논의 중이다. 물류 센터가 얼마나 어렵고 힘든지 알고 있어서 고민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