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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에 말라붙은 다뉴브강…루마니아 유일 원전 결국 가동 중단

체르나보더 2호기 정지…"열흘 내 재가동 어려워"
루마니아 전력 20% 담당…1호기는 지난달 멈춰
헝가리 팍스 원전도 취수구 물에 안 닿아
佛 폭염 피해 최대 24조…EU 성장률 갉아먹어

등록 2026-08-14 오전 11:44:34

수정 2026-08-14 오전 11:44:34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유럽을 덮친 폭염에 다뉴브강 물이 마르면서 루마니아가 하나뿐인 원자력발전소 가동을 멈췄다. 강물로 원자로를 식혀왔는데 수위가 30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까지 떨어진 탓이다.

지난 11일 세르비아 프라호보 인근 다뉴브강에서 2차 세계대전 당시 침몰한 독일 군함의 잔해가 모습을 드러냈다. 후퇴하던 나치 독일군이 1944년 9월 수십 척을 강에 가라앉혔는데, 가뭄과 폭염으로 수위가 떨어지면서 다시 드러난 것이다. (사진=AFP)
지난 11일 세르비아 프라호보 인근 다뉴브강에서 2차 세계대전 당시 침몰한 독일 군함의 잔해가 모습을 드러냈다. 후퇴하던 나치 독일군이 1944년 9월 수십 척을 강에 가라앉혔는데, 가뭄과 폭염으로 수위가 떨어지면서 다시 드러난 것이다. (사진=AFP)
14일(현지시간) BBC방송에 따르면 루마니아 체르나보더 원전의 2호기가 전날 정오 직전 전력망에서 분리됐다. 로메오 우르잔 발전소장은 AFP통신에 “앞으로 열흘 안에 재가동할 수 있을 것으로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1호기는 이미 지난달 멈춰 섰다.

체르나보더 원전은 70만 6000㎾급 원자로 2기로 루마니아 전력의 약 20%를 책임진다. 가동이 중단된 것은 2003년 이후 이번이 두 번째다. 당국이 이번주 초 돌을 실은 바지선을 강에 가라앉혀 발전소 쪽 물길을 넓히려 했지만 결국 원자로를 세우는 것을 막지 못했다.

같은 강물을 쓰는 헝가리 팍스 원전도 위태롭다. 발전소 측은 다뉴브강 수위가 너무 낮아 물을 빨아들이는 취수구가 강물에 닿지 않는다고 밝혔다. 머저르 페테르 헝가리 총리는 지난달 옛 소련 시절 지어진 이 발전소의 원자로 4기가 처음으로 전면 가동을 멈출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루마니아는 부족한 전력을 낮 시간대에는 태양광과 풍력으로 메우고 있다. 다만 저녁에는 석탄·가스 발전에 더해 전력을 수입해야 한다. 수력 발전 여력도 크지만 원전을 세운 것과 같은 이유로 크게 줄어든 상태다.

기후변화로 세계 곳곳의 기온이 오르고 있지만 유럽이 특히 심하다. 유럽연합(EU) 기후변화 감시기구인 코페르니쿠스에 따르면 유럽은 세계 평균의 두 배 속도로 더워지는 대륙이다.

이 때문에 여름 폭염이 잦아지고 수자원 부담이 커지며 산불도 거세지고 있다. 유럽의 또 다른 주요 물길인 라인강도 수위가 낮아져 선박 통행이 크게 제한됐다.

농업 피해도 만만치 않다. 이탈리아 최대 농업단체 콜디레티는 우박과 가뭄, 산불 등 기후 관련 피해액이 30억유로(약 4조 9127억원)를 넘을 수 있다고 밝혔다. 모니크 바르뷔 프랑스 환경장관은 자국 통계청 자료를 근거로 최근 폭염이 100억~150억유로(약 16조 3758억~24조 5637억원)의 직간접 비용을 낳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네덜란드 트리오도스은행은 폭염과 그 여파가 EU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대부분 갉아먹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EU 집행위원회는 1.1%, 국제통화기금(IMF)은 유로존 0.9% 성장을 예상하고 있다.

폭염은 곳곳에서 인명 피해 위험으로도 번지고 있다. 그리스에서는 이날 북부 할키디키 반도의 유명 휴양지 시비리와 푸르카에서 산불이 번져 관광객을 중심으로 200명 넘게 대피했다.

프랑스는 80개 지방자치단체에 폭염 경보가 내려졌고 일부 지역은 이날 기온이 40도를 넘을 것으로 예보됐다. 프랑스는 최근 몇 주 산불로 2차 세계대전 이후 가장 큰 피해를 입었다.

스페인은 전날 중부 지역 기온이 37도까지 올랐고, 영국도 런던 큐가든스에서 38.1도를 기록해 올해 최고 기온을 갈아치웠다.

방성훈 기자

b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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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성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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