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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가상자산ETF 공백에 해외로 눈돌린 개미들…지난해 3.5조 나갔다

비트코인·이더리움 추종 ETF, 해외주식 순매수 상위권
채굴·보유 기업 주가 레버리지 상품까지 대체 투자로 부상
국내선 제도 마련 안돼 가상자산 ETF 상품 없어
"국내 투자 수요 우회 중…제도 정비 시급"

등록 2026-01-13 오후 5:14:10

수정 2026-01-13 오후 7:15:22

[이데일리 김윤정 기자] 국내에서 가상자산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허가가 지연되면서 관련 투자 수요가 해외로 빠져나가고 있다. 비트코인·이더리움 가격을 추종하는 ETF는 물론, 가상자산 관련 기업 주가를 추종하는 상품들까지 국내 투자자들의 순매수 상위권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13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SEIbro)에 따르면 작년 1월 13일부터 전날(12일)까지 최근 1년간 해외주식 순매수결제 상위 50개 종목 가운데 비트코인·이더리움 등 가상자산 가격을 기초로 한 ETF와 관련 파생형 ETF들이 다수 포함된 것으로 나타났다. 금액 기준으로는 23억7105만달러(한화 약 3조 5000억원) 규모다. 국내에서 가상자산 현물 ETF 투자가 불가능한 상황에서, 해외 상장 상품이 대체 투자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가장 대표적인 상품은 비트코인 선물 가격을 추종하는 ‘PROSHARES BITCOIN STRATEGY ETF’다. 이 상품은 최근 1년간 약 3억3564만달러의 순매수가 집계되며 해외주식 순매수결제 순위 27위에 올랐다.

이더리움 관련 ETF로도 자금 유입이 이어졌다. 이더리움 선물 가격을 2배 레버리지로 추종하는 ‘VOLATILITY SHARES TRUST 2X ETHER ETF’(31위)에는 2억8842만달러가, ‘2X ETHER ETF’(38위)에는 2억4141만달러가 각각 순유입됐다.

가상자산 가격을 직접 추종하는 ETF를 넘어 가상자산 관련 기업 주가에 레버리지로 투자하는 상품들도 순매수 상위권에 포함됐다. 비트코인 채굴 기업 비트마인 주가를 2배로 추종하는 ‘T-REX 2X Long BMNR Daily Target ETF’에는 약 5억7310만달러가 순매수돼 18위에 올랐다.

비트코인을 대규모로 보유한 기업으로 알려진 스트래티지 주가를 2배로 추종하는 ‘T-Rex 2X Long MSTR Daily Target ETF’ 역시 약 3억9860만달러의 순매수로 25위를 기록했다. 스트래티지가 비트코인 가격 변동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종목이라는 점에서, 시장에서는 비트코인 간접 투자 수단으로 인식되는 경우가 많다.

스트래티지 주식을 기초자산으로 한 ‘Tidal Trust II YieldMax MSTR Option Income ETF’에도 약 4억9388만달러가 순매수돼 21위에 이름을 올렸다.

이처럼 가상자산 관련 ETF로 국내 투자자 자금이 유입되는 흐름은 국내 가상자산 투자 환경의 제약과도 맞물려 있다. 국내 금융투자업자는 ‘기초자산’에 근거한 상품만 판매할 수 있는데, 현재 자본시장법상 기초자산에는 가상자산이 포함돼 있지 않다. 현행 자본시장법은 기초자산을 △금융투자상품 △통화(외화 포함) △농산·축산·수산 등 물품 및 가공물품 등으로 규정하고 있다. 이 때문에 금융사들은 가상자산 현물 ETF를 출시할 수 없다. 가상자산 ETF를 사고 싶은 국내 투자자들은 해외 상장 상품으로 눈을 돌릴 수밖에 없는 구조다.

다만 제도 변화의 조짐도 감지된다. 정부는 지난 9일 발표한 ‘2026년 경제성장전략’을 통해 디지털자산 현물 ETF 도입을 핵심 과제 중 하나로 제시하면서다.

전문가들은 국내 가상자산 현물 ETF 도입 지연이 해외 상장 상품으로의 투자 수요 이동을 부추기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준서 동국대 경영학과 교수는 “국내 가상자산 ETF에 대한 투자 수요가 해외로 우회하고 있는 것”이라며 “가상자산 현물 ETF를 한번에 허용하기보다 선물 ETF 먼저 단계적 검토가 필요하고, 이를 위한 가상자산 관련 법·제도 정비가 선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윤정 기자

yoon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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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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