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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풀어서 환율 상승’ 오해에…한은, 내년부터 통화량 기준 손본다

기존 시중통화량 ‘유동성 과대평가’ 논란
1월부터 수익증권 제외한 통화량 공개
국제 기준 맞춰 개편…‘고환율 책임론’ 대응

등록 2025-12-02 오후 4:42:42

수정 2025-12-02 오후 6:34:30

[이데일리 이정윤 기자] 한국은행이 내년 1월부터 ‘시중통화량(M2)’ 통계에 새로운 기준을 도입한다. 기존 통화량에는 시중에 풀린 현금 외에도 각종 금융상품이 포함돼 실제보다 유동성이 부풀려 보인다는 지적이 이어져 왔기 때문이다. 최근 고환율 국면에서 “한은이 돈을 많이 풀어 환율이 올랐다”는 오해가 확산하자, 한은은 ‘수익증권’을 뺀 통계로 재편해 혼선을 줄이겠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내년부터 ‘새 M2’ 병행 발표…수익증권 제외

2일 이데일리 취재 결과 한은은 내년 1월 발표되는 ‘2025년 11월 통화 및 유동성’부터 기존 M2와 함께 수익증권을 제외한 새로운 M2 지표를 병행해 공개한다. 기존 방식은 상장지수펀드(ETF), 주식형·채권형 펀드 등 수익증권을 포함하지만 새 기준은 이를 제외한다.

수익증권은 가격 변동성이 크고 바로 현금화하기 어렵기 때문에 M2 수치가 실제 시중 유동성보다 높게 나타나는 문제가 있었다. 올해 9월 M2는 4430조 5000억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1년 전과 비교하면 8.5% 상승했다. 하지만 수익증권을 제외한 새로운 기준을 적용하면 전년대비 5~6% 상승에 그친다.

통화량이 증가한 만큼, 수익증권 잔액도 커졌다. 국내 수익증권 잔액은 올해 1월 380조원이었는데 9월에는 465조원이 됐다. M2에서 수익증권이 차지하는 비중이 10% 가량 차지하는 셈이다. 이창용 한은 총재도 “수익증권을 빼면 M2 증가율은 5.5% 정도”라고 밝힌 바 있다.

한국과 달리 미국, 유럽, 일본 등 주요국은 일반적으로 M2에서 머니마켓펀드(MMF), 소액 정기예금 등 유동성이 높은 예금성 자산만 포함하고, 주식·채권형 펀드와 같은 수익증권은 통화지표에서 제외하거나 더 넓은 범주의 유동성 지표로 관리한다.

국제통화기금(IMF)도 수년간 한국의 M2에 수익증권을 포함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권고해왔다. 한은의 이번 기준 개편은 이러한 국제 관행을 수용한 조치이기도 하다.

한은 관계자는 “수익증권을 제외한 새로운 M2 기준을 내년 1월부터 기존 방식과 함께 일정 기간 병행 발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최근 5년간 광의통화(M2) 추이. (자료=한국은행)
돈 풀기→환율 상승…한은 ‘유동성 착시’ 해소

M2는 시중의 유동성을 보여주는 대표 지표로, 현금·요구불예금·수시입출식 예금 등 쉽게 현금화할 수 있는 자산을 의미한다.

최근 통화량이 늘어난 것을 두고 “결국 한은이 유동성을 풀었기 때문에 원화 가치가 떨어지고 환율이 올랐다”는 인식이 확산했다. 통상 유동성이 늘어나면 자산 가격과 물가가 오르고, 원화 약세로 이어져 환율을 끌어올리기 때문이다.

이 같은 오해는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 내부에서도 우려로 제기됐다. 지난 10월 회의록에서 한 금통위원은 “최근 원화 약세와 자산가격 상승이 한은의 유동성 공급 때문이라는 오해가 있다”며 “통화량 증가의 실제 배경을 시장이 정확히 이해할 수 있도록 커뮤니케이션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이에 대해 한은은 유동성이 많아진 건 사실이지만, 과거 자산이 재분배되는 과정에서 나타난 현상이라며 ‘돈 풀기’ 의혹에 선을 그었다.

이 총재도 11월 금통위 이후 기자간담회에서 “현재 주식시장, 외환, 부동산으로 가는 돈을 보면 유동성 많이 풀린 것은 맞지만, 최근 M2 증가는 과거 유동성이 재배치되는 과정에서 나타난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유동성의 흐름이 자산가격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새로 풀린 유동성은 관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정윤 기자

jy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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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윤 기자

jyoon@
  • - 연속 인상한 기준금리, 이번엔 쉬어가나…10월 금통위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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