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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급락 ‘리스크 오프’라기보다…할인율 재가격+외국인 베타 축소가 본체”

신한투자증권 보고서

등록 2026-03-04 오전 8:35:34

수정 2026-03-04 오전 8:35:34

[이데일리 박순엽 기자] 지난 3일 국내 증시 급락은 통상적인 ‘리스크 오프’와 결이 다르다는 분석이 나왔다.

노동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4일 보고서에서 지난 3일 코스피(-7.24%)와 코스닥(-4.62%) 동반 하락을 두고 “할인율 체계 재가격(재평가)과 외국인 포지션 축소가 한꺼번에 발생한 사례”라고 진단했다. 중소형주 붕괴가 두드러지는 일반적 공포 장세와 달리, 외국인 비중이 높은 대형주 중심으로 매도가 집중됐다는 설명이다.

(표=신한투자증권)
실제 수급에서도 온도차가 뚜렷했다. 외국인은 코스피에서 5조 1000억원 순매도한 반면 코스닥에서는 6000억원 순매수했다. 개인은 코스피 5조 8000억원 순매수, 코스닥 8000억원 순매도로 정반대 흐름을 보였다. 기관도 코스피 순매도(9000억원)·코스닥 순매수(2000억원)로 엇갈렸다.

노 연구원은 “개인이 코스피 변동성 베타를 받아낸 날이었지만 가격은 외국인의 포지션 축소 속도를 따라갈 수밖에 없었다”며 그 과정에서 지수 변동성이 과도하게 확대됐다고 짚었다.

업종별로는 낙폭이 컸던 이유가 더 선명해진다. 하락 상위는 자동차(-10.52%)·반도체(-10.20%)처럼 외국인 비중이 높고 유동성이 큰 ‘수출 베타’와, 유틸리티(-10.13%)·IT가전(-10.04%)·화학(-9.43%) 등 비용·할인율 변화에 민감한 업종이었다.

반면 상사·자본재(+1.43%), 에너지(+0.23%)는 플러스를 기록하는 등 사건(중동) 헤지 성격이 강한 업종이 상대적으로 선방했다.

특히 이번 변동성을 ‘외국인 포지션 축소’로 규정할 핵심 근거로 연구원은 반도체로의 수급 쏠림을 들었다. 당일 외국인의 반도체 순매도는 4조 3000억원으로, 코스피 외국인 순매도(5조 1000억원)의 84%에 달했다.

외국인이 한국 시장을 통째로 떠났다기보다 “코스피 베타의 핵심(반도체)을 대규모로 줄이면서도 방어적·가치·정책, 사건 바스켓 일부는 담는 리밸런싱을 병행했다”는 해석이다. 다만 코스피 베타의 핵심인 반도체를 줄인 규모가 압도적으로 커 지수 낙폭이 비정상적으로 확대됐다고 덧붙였다.

거래대금도 ‘패닉 청산’보다는 ‘포지션 조정’에 무게를 싣는다. 코스피 거래대금은 일평균 대비 1.70배로 늘었고, 업종별로 운송(4.01배), 상사·자본재(2.61배), 에너지(2.43배) 등에서 거래가 크게 불었다. 반도체는 당일 거래대금이 22조 5400억원으로 절대 규모가 가장 컸고, 일평균 대비도 1.87배로 높아 “대량 매도-대량 흡수가 변동성의 중심축”이었다고 분석했다.

단기 대응의 키워드는 ‘밸류에이션’보다 환율·외국인 속도·에너지 가격이라는 판단이다. 연구원은 “단기 가격결정력은 PER보다 환율·외국인·변동성에 더 크게 좌우”된다며, 다만 일정 구간에선 밸류에이션이 추가 매도 실익을 낮춰 하방 경직성을 만들 수 있다고 했다. 기준으로는 EPS 레벨업 이후(2025년 9월 이후) 형성된 밴드를 제시했다.

보고서는 레벨업 이후 코스피 12개월 선행 PER 저점이 8.72배였고, 급락일에는 스폿 EPS 기준 PER이 9.23배까지 내려가 하위 5% 분위에 해당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일별 EPS 노이즈를 감안해 10~20거래일 평균으로 스무딩해 역산하면 PER은 9.7~10.0배 수준으로 재해석된다고 덧붙였다. 즉 “극단 저평가로 즉시 진입했다기보다 밴드 하단부로 빠르게 접근하는 과정에서 수급 충격이 겹친 날”이라는 평가다.

하단 구간은 두 단계로 나눴다. PER 하위 10%대(약 9.76배 이하·5654p)는 1차 경직 구간, 하위 5%대(약 9.23배 부근·5347p)는 경직성 강화 구간으로 봤다. 최저치 8.72배(5051p)는 “바닥이라기보다 실적 국면 약화 시 열릴 수 있는 테일(스트레스) 하단”으로 구분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했다.

다만 밸류 하방이 실제로 작동하려면 조건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원·달러 환율이 1480원대에서 “고착되지 않고 되밀리는지” △외국인 선물·현물 매도가 “확대에서 둔화로 전환되는지(업종 쏠림 완화 포함)” △유가·가스가 “추가 급등을 멈추고 안정 신호를 보이는지”가 관건이라는 설명이다. 이 세 조건 중 두 가지가 확인될 때부터 밸류 하단이 하방 경직성으로 기능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중동 리스크의 ‘종결 방식’에 대해서는 세 가지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①보험 커버 복원·통항 재개 등 에너지 정상화형 종결 ②확전은 피하지만 위험 구간이 남아 유가가 높은 레벨에서 횡보하는 저강도 고착 ③정유·LNG 인프라 차질이 장기화돼 유가·가스·운임이 재점프하는 실물 차질 확대다. 연구원은 “시장이 보는 종결 신호는 휴전 선언보다 보험·운임·통항 정상화와 LNG·정유 공급 복구 속도”라고 했다.

박순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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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순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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