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이 된 금융권 해킹, AI 맞춤형 보안체계 시급하다
등록 2026-10-30 오전 5:00:08
수정 2026-10-30 오전 5:00:08
금융권 해킹이 일상이 되다시피 했다. 은행과 저축은행, 상호금융, 캐피털, 보험에 이어 증권, 자산운용, 가상자산 거래소까지 피해가 확산됐다. 해킹은 인공지능(AI) 기술 혁신이 가져온 대표적인 부작용이다. AI 선도기업인 미국 앤스로픽은 최근 기업공개(IPO)를 위해 제출한 증권신고서에서 해커들이 AI 모델을 이용해 대규모 사이버 공격을 저지를 수 있다고 경고했다. 기존 금융보안 체계는 수명을 다했다. 금융당국과 금융사들은 AI 시대에 적합한 신 보안체계를 신속히 수립해야 한다.
최근의 금융권 해킹은 주로 외부 접속망을 통하거나 사내 업무용 시스템을 침투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개인정보 유출은 스피어 피싱 등 2차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 스피어 피싱은 수집한 정보를 바탕으로 특정인을 표적으로 삼는다. 아직 예금·이체 등 핵심 시스템이 무사한 것은 다행이지만 AI 모델 개발 속도를 고려할 때 이 또한 안심할 수 없다. 연쇄 해킹에서 북한 인터넷 프로토콜(IP)을 통한 접근이 대량 탐지된 것도 유의할 대목이다. IP만으로 해커의 국적을 단정할 순 없으나 그 가능성은 늘 염두에 두어야 한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28일 “AI가 해킹 수단으로 활용되면서 보안 취약점이 쉽게 탐지되고 동시다발적 공격이 상시화될 것”이라며 금융사에 정보기술(IT) 보안 역량 제고를 당부했다. 무엇보다 금융당국의 역할이 중요하다. 금감원은 작년말 디지털금융총괄국 안에 디지털리스크분석팀을 신설하는 등 사전 대응에 나섰지만 역부족이다. 해킹 능력이 뛰어난 AI 모델을 역이용해 보안 취약점을 미리 찾아내고, 그 결과를 전 금융사가 공유하는 능동적인 대책이 필요하다. 상대적으로 보안이 허술한 가상자산 업계에도 은행 등 금융사 수준으로 규율을 강화하는 방안을 추진해야 한다.
금융업은 신뢰, 곧 내가 맡긴 돈이 안전하다는 믿음을 기반으로 한다. 해킹은 이 신뢰를 허문다. 은행 등 금융사들은 구멍 뚫린 보안이 회사의 존립마저 위협할 수 있다는 위기감을 갖고 AI 맞춤형 보안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나스닥 상장을 앞둔 앤스로픽은 스스로 자사의 프런티어 모델(클로드)을 통한 악의적 해킹의 위험성을 경고했다. 이를 허투루 들어선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