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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용파' 라리자니도 사망…이란 군부 권력 장악 가속화하나

군·정치 연결 고리 역할 ‘조정자’ 제거…권력 공백 현실화
혁명수비대 중심 강경파 결집…체제 ‘군사화’ 가속 우려
협상·타협 가능성 약화…전쟁 장기화 시나리오 부상
후계 구도 속 갈리바프 등 군부 출신 영향력 확대 전망

등록 2026-03-18 오전 2:46:24

수정 2026-03-18 오전 2:46:24

[뉴욕=이데일리 김상윤 특파원] 이란 권력 핵심부에서 군 강경파와 정치권을 연결해온 ‘가교형 인물’ 알리 라리자니가 이스라엘 공습으로 사망하면서, 전시 체제 속에서 군부 중심의 권력 재편이 급격히 진행될 수 있다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협상과 조율 기능을 담당하던 인물이 사라지면서, 전쟁 장기화와 체제 경직성이 동시에 심화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전쟁의 출구를 찾기 위한 정치적 조정 능력이 약화되면서, 중동 정세의 불확실성도 한층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알리 라리자니 이란 최고국가안보회의(SNSC) 사무총장(사진=AFP)
라리자니는 이란 최고국가안보회의(SNSC) 의장으로, 미·이스라엘의 초기 공습으로 정부·군 수뇌부가 대거 제거된 이후 사실상 국가 운영을 총괄해온 인물이다. 최고지도자였던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의 신임을 받으며 군부와 정치권, 관료 조직을 아우르는 조정자 역할을 수행해왔다.

특히 그는 강경 보수 진영에 속하면서도 비교적 실용적인 접근을 중시하는 인물로 평가됐다. 내부적으로는 하메네이 사후 권력 승계 과정에서 보다 온건한 지도자 선출을 주장했던 것으로 알려졌지만, 결국 후계 구도는 하메네이의 아들 모즈타바 하메네이 중심으로 굳어졌다.

문제는 라리자니의 부재가 단순한 인사 공백을 넘어 권력 구조 자체의 변화를 촉발할 수 있다는 점이다. 그는 지난 1월 반정부 시위 강경 진압을 지휘하는 한편, 주변국과의 외교 채널을 관리하고 미국과의 군사 충돌에 대비하는 등 정치·군사 양 축을 연결하는 역할을 맡아왔다.

이란 내부에서도 충격과 함께 위기감이 확산되는 분위기다. 익명을 요구한 이란 고위 관계자는 뉴욕타임스(NYT)에 “지도부 전반이 큰 충격에 빠졌으며, 이스라엘이 정권 붕괴를 목표로 최고위층 제거를 이어갈 수 있다는 불안이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스라엘은 라리자니와 함께 민병대 바시즈를 이끄는 골람레자 솔레이마니 준장도 제거했다고 밝혔다. 바시즈는 반정부 시위 진압을 담당하는 핵심 조직으로, 이번 공격은 정치·군사 통제 라인을 동시에 겨냥한 것으로 평가된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가 오히려 이란 내 강경파 결집을 촉진할 가능성에 주목한다. 혁명수비대(IRGC) 등 군부 엘리트가 권력 중심으로 부상하면서, 협상보다는 군사적 대응 기조가 강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독일 국제안보문제연구소(SWP)의 하미드레자 아지지 연구원은 “라리자니 제거는 체제의 추가적인 군사화를 의미한다”며 “전후 권력 재편 과정에서 엘리트 간 합의를 이끌어낼 수 있는 핵심 인물이 사라졌다”고 지적했다. 이어 “권력이 군부에 집중될수록 전쟁 종식을 위한 유연한 해법 도출은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동 전문가들도 비슷한 진단을 내놓는다. 아랍걸프국가연구소의 알리 알포네 연구원은 “이스라엘이 미국과 협상 가능한 인물들을 제거하고 있다”며 “결과적으로 남는 것은 더 강경한 혁명수비대 중심 권력 구조”라고 분석했다. 이는 트럼프 행정부의 협상 압박 전략과도 일정 부분 엇박자를 낼 수 있다는 해석이다.

정치적 해법의 공간이 좁아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란 보수 성향 분석가 하테프 살레히는 “라리자니는 안보와 정치 지도부를 연결하는 가장 중요한 중재자였다”며 “그의 사망은 전쟁을 낮은 비용으로 종결할 수 있는 정치적 출구를 약화시킬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이번 사건으로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국회의장의 위상도 한층 강화될 전망이다. 혁명수비대 출신인 그는 모즈타바 하메네이와 관료 조직, 군부를 잇는 핵심 연결축으로, 향후 권력 재편 과정에서 영향력이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상윤 기자

y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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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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