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7년차 맞은 스팩(SPAC)의 고민
등록 2016-02-16 오후 5:16:45
수정 2016-02-16 오후 5:16:45
[이데일리 신상건 기자] 92대 24. 지난 2009년 자본시장의 공정·신뢰·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스팩(SPAC) 제도를 도입한 뒤 상장된 스팩과 합병에 성공해 자금 회수를 한 스팩의 비율이다. 스팩은 기업의 합병만을 유일한 목적으로 해 투자자로부터 공모방식으로 일정부분 자금을 모집해 설립한 일종의 페이퍼컴퍼니다. 스팩은 3년내에 성장 가능성이 큰 기업과 합병해 주가가 오르면 그 차익을 투자자들에게 되돌려주는 방식(자금 회수)으로 운용된다. 다만 합병은 합병되는 회사의 자산총계나 합병가액이 스팩 예치자금(스팩 상장 공모 때 조달한 금액)의 80%를 넘어야 하는 조건이 있다.도입 초기 스팩은 적게는 몇억원에서 많게는 몇조원에 달하는 M&A시장에 개미 투자자들이 투자 안정성을 보장받으면서 참여할 수 있게 문을 열어줬다는 점에서 많은 주목을 받았다. 또 상대적으로 절차가 복잡한 주식 시장의 상황에 구애받지 않고 적절한 시기에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는 점에서 벤처기업들의 높은 관심을 얻기도 했다. 현재에도 스팩 상장은 꾸준히 이뤄지고 있으며 지난해에는 스팩 상장 회사가 48개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하지만 문제는 투자자들의 자금 회수 수단인 합병에 성공한 스팩이 기대에는 못 미친다는 점이다. 물론 부족한 합병 역량과 비교해 너무 많은 스팩이 생겨나면서 경쟁이 심해진 탓도 있지만 합병에만 국한된 근본적인 자금 회수(엑시트) 방법에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 때문에 국내 스팩들이 기계로 찍어낸 것처럼 천편일률적일 수밖에 없고 바이오나 IT·게임 등 인기 업종에만 쏠림 현상이 발생해 스팩의 순기능이 퇴색될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일례로 미국 등의 경우 자금 회수 방법을 합병을 포함해 영업양수나 지분인수 등으로 다양화하고 있다고 한다. 스팩을 도입한 지 어느덧 7년이 지나고 있다. 그동안 스팩이 기업들의 자금 조달과 자본 시장 성장에 이바지한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M&A생태계의 다양성과 기업과 투자자들의 선택 폭을 넓히기 위해서라도 자금 회수 방법의 다양성을 지닌 ‘한국형 SPAC’의 육성을 고려해볼 시점이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