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무연 기자] 한때 현대자동차그룹의 일원이었던 사출성형기 제조업체 현대성형기가 법정관리에 들어갔다. 경기침체로 설비투자가 줄어드는 등 업황 악화가 주된 요인으로 꼽힌다.
2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창원지방법원은 27일 현대성형기가 신청한 기업 회생절차 개시를 공고했다. 회생절차는 오는 4월 25일부터 약 20여일 간 회생채권 및 회생담보권 조사기간을 거쳐 7월 1일까지 회생계획안을 제출하는 일정으로 진행된다.
정밀 플라스틱 사출성형기 제작업체 현대성형기는 1998년
현대모비스(012330)의 전신인 현대정공의 사출기 사업부가 분리·독립돼 만들어진 업체다. 사출성형기란 열(熱)가소성의 플라스틱 원료를 가열해 용융한 다음 높은 압력으로 노즐에서 금형 안으로 사출하는 기계를 뜻한다.
회사는 2007년 케이아이씨(현재
나라케이아이씨(007460)) 그룹에 편입됐다가 2012년 해상크레인, 제철설비 및 해양플랜트 제작업체 거성테크에 인수됐다. 현재 회사 지분 20%를 보유한 거성테크, 60%를 가진 김유성 거성테크 대표가 주요주주로 있다.
거성테크에 인수되던 2012년 13억원에 그쳤던 매출액은 이듬해 296억원으로 급증했고 2014년부터 2016년까지 줄곧 300억원이 넘는 매출액을 기록했다. 그러나 2017년 매출액은 249억원으로 줄어들었고 영업이익은 8억4000만원에서 4억5000만원으로, 당기순이익은 3억6000만원에서 500만원으로 급감했다.
현대성형기의 실적이 악화된 까닭은 경기침체에 따라 국내 사출기 시장 규모가 꾸준히 감소한 데 있다. KDB산업은행 산하 산업리서치센터에 따르면 국내 설비투자 증가율은 2015년 1%, 2016년 0.1%에 그쳤다. 2017년 반도체 관련 설비 투자가 급증하며 설비투자 증가율이 4.9%까지 올랐지만 지난해에는 외려 4.4% 감소해 설비투자 규모가 줄어드는 모습을 보였다.
설비투자가 답보 상태에 빠지면서 사출기 시장 규모도 감소하는 추세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5년 2854대 수준이던 사출성형기 출하 대수는 2016년 2714대, 2017년 2567대까지 줄어들었다. 여기에 일본, 중국 업체들의 국내 진출이 더해지며 줄어드는 시장에 비해 경쟁은 한층 치열해졌다. 회사는 결국 KEB하나은행 및 경남은행에 상환해야 할 47억원 규모의 채무를 감당하지 못하는 상태에 이르렀고 지난달 13일 창원지방법원에 법정관리를 신청하게 됐다.
다만 현대성형기는 일본 JSW사, 미국 HPM 등과 기술 제휴를 맺을 정도로 기술력을 인정받는데다 ‘절전형 HYBRID 사출기’를 출시해 시장 트렌드에 발맞추고 있는 등 노력을 기울이고 있어 당장의 위기를 극복하면 회생가능하다는 것이 업계의 관측이다.
한 제조업계 관계자는 “국내 공장에 대한 설비투자가 줄어든 것은 맞지만 중국 등지에서는 여전히 사출성형기에 대한 수요가 많고 국내 사출성형기 수출도 증가하는 추세”라며 “회사가 20년이 넘는 업력을 보유한 만큼 현재 위기를 극복한다면 충분히 반등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