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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

"딜로이트안진, 여론몰이에 문닫은 아서앤더슨 될라"

안진, 대우조선 부실감사로 기소
1심 판결 전 금감원 제재 움직임
업계 "5월 이후 심의해야" 입모아
美 엔론사 부실감사
'비리' 낙인에 파산 후 뒤늦게 '무죄'

등록 2017-01-31 오후 7:06:20

수정 2017-01-31 오후 7: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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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영수 기자] 대우조선해양(이하 대우조선)의 대규모 분식회계로 검찰에 기소된 외부감사 회계법인인 딜로이트안진에 대한 금융감독당국의 제재 심의 시점과 수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제재 심의 시점과 수위에 따라 업계에 지각변동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사안의 중대성을 감안해 법원의 1심 결과가 예정된 5월 이후 금융 당국의 심의가 이뤄져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법인에는 기소 이유 밝히지 않은 셈

2015년 5조원이 넘는 분식회계로 기소된 대우조선의 외감법인인 딜로이트안진에 대한 1심 재판 결과가 오는 5월 21일 이뤄질 예정이다. 딜로이트안진의 경우 현직 인차지(in-charge, 현장 책임자)와 파트너 등 4명이 구속·불구속 기소됐으며 회계법인은 양벌규정에 따른 관리감독소홀 혐의로 검찰에 넘겨졌다. 양벌규정에 따른 관리 감독 소홀이란 직원 비리에 대해 법인의 책임을 자동으로 묻는 것을 의미하며 법인에 대해서는 직접적인 기소 이유를 밝히지 않았다는 것을 뜻한다.

이번 사안의 초점은 딜로이트안진이 법인 차원에서 조직적으로 대우조선해양의 분식회계에 가담했거나 묵인했느냐의 여부이다. 딜로이트안진 측은 “대우조선해양 경영진들이 분식회계를 저질렀지만 우리는 조직적으로 여기에 가담하거나 묵인한 적은 없다”는 입장이다. 2008년 이후 영업현금흐름이 연속 마이너스여서 분식회계를 의심해볼 수 있었다는 지적과 관련 “대우조선해양의 수주 계약의 대부분은 헤비테일(Heavy-tail) 방식으로 향후 현금흐름이 좋아질 것으로 기대됐다”고 밝히고 있다. 헤비테일 방식이란 계약 당시에 선가의 10%가량만 받고 나머지 대부분은 선박 건조를 완료하고 나서 받는 방식을 말한다.

업계에서는 “수주업은 특성상 추정과 가정이 많으며 수사권이 없는 회계법인의 입장에서 대우조선해양측이 제시한 자료를 바탕으로 감사를 진행했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검찰이 딜로이트안진에 대해 직접적인 기소 이유를 밝히지 않고 양벌규정을 근거로 기소한 것도 이런 배경을 갖고 있다는 분석이다.

딜로이트안진 측은 “2300여명에 이르는 임직원을 일일이 관리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며 “공무원 개인이 비리를 저질렀다고 해서 공무원 사회 전체를 매도하는 것은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딜로이트안진은 문제 재발 방지를 위해 감사 부문을 분리하고 회계사의 관리 감독을 대폭 강화하겠다는 방침을 최근 밝힌 바 있다.

엔론 분식 사태 등 해외 사례 반면교사..“1심 판결 지켜봐야” 무게

전문가들은 엔론 분식 사태 등 해외 사례를 반면교사 삼아 1심 재판 판결 이후 금감원의 제재심의가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분식회계의 주범(대우조선해양)과 워치독(딜로이트안진)의 형평성을 고려해야 할 뿐 아니라 이들 간의 책임을 정확히 따져 그 정도에 따라 합당한 법적 제도적 판단이 내려지는 징계의 비례원칙이 지켜져야 한다는 판단 때문이다.

업계는 특히 2001년 15억달러 규모의 분식회계 여파로 충격을 안겨줬던 미국 에너지 기업 엔론 사태로 문을 닫은 회계법인 아서앤더슨 사례가 데자뷔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당시 아서앤더슨은 증거인멸 혐의로 기소돼 중징계를 받고 2002년 파산했다. 하지만 3년 뒤인 2005년 미국 대법원은 증거 부족으로 무죄판결을 내렸다. 소속 회계사 개인의 업무관련 사안을 회계법인의 책임으로 무리하게 결부시키는 바람에 미국을 대표하는 대형 회계법인이 억울하게 사라진 셈이다.

미국은 아서앤더슨 사례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전문서비스 기업과 소속된 전문가 개인의 문제를 분리해 신중하게 대처하게 됐으며 검찰은 수사권만 유지하고 회계법인에 대한 징계는 철저히 관계 당국에 맡기는 구조적 변화를 택했다. 대형 회계법인의 파산으로 인해 기업고객들과 대량 전문가 실직 등 파장과 사회적 비용이 너무 컸기 때문이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제2의 아서앤더슨이 나오지 않게 하려면 딜로이트안진에 대해서도 적어도 1심 재판 결과는 반영한 후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대형 회계법인이 성장하기까지 소요된 30년이라는 긴 시간과 그 과정에서 축적된 전문 서비스 펌의 노하우가 여론몰이와 포퓰리즘에 묻혀 하루 아침에 소멸되는 극단적인 상황은 피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수 기자

kys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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