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대박은 없었다"…삼성바이오로직스 일반공모 `체면치레`
경쟁률 45.34대 1…"시장 기대 못 미쳐"
청약증거금 10조원, 제일모직 3분의 1
최순실 사태 등 대형 악재에 '직격탄'
등록 2016-11-03 오후 5:00:56
수정 2016-11-03 오후 5:03:24
[이데일리 이재호 기자] 기대했던 대박은 아니었다. 다만 최순실 게이트 등으로 얼어붙은 주식시장 상황을 감안하면 선방했다는 평가다. 올해 기업공개(IPO) 최대어로 꼽히는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일반공모청약 결과 얘기다. 이제 시선은 주식거래가 시작되는 10일 이후로 쏠린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증시 입성이 침체에 빠진 바이오 산업과 공모주 투자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을 지 주목된다.
얼어붙은 증시, 흥행에 악영향
3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이틀간 실시한 공모주 일반청약 경쟁률이 45.34대 1로 최종 집계됐다. 개인들에게 배정된 물량 330만8261주에 1억4998만2340주 청약이 몰렸다. 청약증거금은 10조1988억원에 이른다. 증권사별 경쟁률은 한국투자증권 43.16%, NH투자증권 41.84%, 삼성증권 54.99% 등이었다.
지난달 26~27일 진행된 기관투자가 대상 수요예측의 경우 1000곳 이상 기관이 참여해 295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한 바 있다. 전체 공모액의 169배에 해당하는 380조원을 써낼 만큼 열기가 뜨거웠다. 공모가는 희망가격의 최상단인 13만6000원으로 확정됐다. 이에 따라 이번 공모청약 기대치도 높았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하반기 IPO시장 최대어로 평가받고 있는 만큼 새로운 투자처에 목마른 자금이 대거 유입될 것으로 예상됐다. 일각에서는 `제2의 제일모직`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지난 2014년 상장한 제일모직은 공모 청약 당시 사상 최대인 30조원의 뭉칫돈이 몰리면서 195대 1이라는 경이적인 경쟁률을 기록했다. IB업계 관계자는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공모청약이 100대 1 정도는 될 것이라는 의견이 많았다”며 “청약결과가 시장 기대치에 다소 못 미치는 것은 사실”이라고 평가했다.
물론 타이밍이 좋지 않았다. 최순실 사태와 미국 대선의 불확실성 증대 등 각종 악재로 인해 국내 증시가 급속히 경색되고 있다. 투자수요도 덩달아 위축되는 모습이다. 또 최근 불거진 한미약품의 늑장공시 의혹으로 바이오주에 대한 부정적 심리가 확산된 것도 타격이었다. 이런 상황을 감안하면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오히려 선방했다는 반응도 나온다. 상장주관사 관계자는 “삼성측에서 공모가에 큰 욕심을 부리지 않은 덕분에 희망가격이 7조5000억~9조원이라는 합리적 수준으로 결정됐다”며 “IPO 과정을 원만하게 진행해 왔는데 막판에 시장상황이 악화한 게 아쉽다”고 토로했다.
공모주·바이오 반등 계기 만들까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오는 10일 증시에 상장한다. 상장 초기 주가 움직임은 예단하기 어렵다. 청약경쟁률이 예상보다 저조한 탓에 개별 투자자들의 보유 주식수가 늘어나게 됐다. 이는 초반 매도세로 이어질 수 있다. 기관 행보도 중요하다. 삼성바이오로직스 공모에 참여한 기관 중 보호예수 3개월 이상 물량은 7.4% 수준이다. 보호예수 1개월 이상 물량은 20%를 조금 웃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향후 성장 가능성에 대한 평가는 후한 편이다. 바이오시밀러 위탁생산(CMO)은 삼성그룹 차원에서 육성하고 있는 신수종 사업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대한 전사적 지원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바이오시밀러 시장도 꾸준히 성장해 10년 후인 2025년에는 현재의 20배 규모인 75조까지 커질 전망이다.
또다른 상장주관사 관계자는 “상장초 매도물량을 최소화하기 위해 해외의 경우 헤지펀드 대신 롱펀드(장기투자자) 배정 비중을 대폭 늘렸다”며 “시가총액이 비교 대상인 셀트리온 정도까지는 오르지 않겠느냐”고 내다봤다. 셀트리온의 이날 종가 기준 시가총액은 12조5567억원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예상 시가총액은 9조원. 상승 여력을 30~40% 정도로 판단하고 있는 셈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연착륙은 침체된 공모주시장 반등을 위해서도 꼭 필요하다. 하반기 신규 상장한 공모주 24개 종목 중 주가가 공모가 이하로 떨어진 곳은 13개로 60%를 웃돈다. 삼성전자 등 대형주가 증시를 주도하고 있는 상황에서 공모주 수익률도 낮다보니 투자 매력이 떨어지고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상장 이후 주가가 올라야 기관이나 개인이 수익을 내고 빠져나갈 수 있는데 좀처럼 기회를 찾기가 어렵다”며 “삼성바이오로직스 상장이 연말 이후 IPO와 공모주시장 활성화에 도움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